“우리 모두가 범민련 성원이다”

[범민련 30주년 기념 인터뷰]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 기자명 이기영 통신원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과은 조국통일을 위해 지난 30년간 변함없이 투쟁해온 범민련 결성 30돌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사진-범민련 남측본부]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과은 조국통일을 위해 지난 30년간 변함없이 투쟁해온 범민련 결성 30돌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사진-범민련 남측본부]

분단 이후 최초로 결성된 남북해외 3자연대 조직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이 결성 30돌을 맞이하였다. 범민련은 남북해외 동포들의 단일한 민족대단결 조직이며 하나의 강령과 규약을 가지고 활동하는 유일한 거족적인 통일운동 연합체다. 지난 30년간 범민련이 걸어온 노정은 오로지 민족의 자주와 존엄을 지키고 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참다운 애국애족의 길이었다.

하지만 이 길은 결코 누구나 쉽게 결심하고 걸을 수 있는 순탄한 길이 아니었다. 통일애국의 투철한 신념과 의지가 없이는 감히 선택할 수도 선뜻 내디딜 수도 없는 전인미답의 혈로(血路)였다. 그동안 범민련 남측본부 성원들과 후원자들은 온갖 고초와 정치적 박해를 당하면서도 변함없이 애국애족의 한 길을 걸어왔으며 민족의 자주와 대단결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범민련 남측본부는 지난 30여년간 공안탄압의 엄혹한 정세 속에서도 언제나 범민련을 지키고 범민련과 함께 투쟁해온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과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 두 분의 통일원로와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으로부터 범민련의 탄압사와 투쟁사, 범민련 운동의 의미에 대해 들어보았다.

권 명예회장은 범민련 30년사에 대해 한 마디로 “범민련 탄압사는 바로 범민련의 투쟁사이면서 조국통일 운동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수십년이 지난 일들도 날짜와 이름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특히, 지난 30년동안 상상을 초월하는 탄압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추호의 동요와 주저도 모르고 통일운동의 맨 앞장에서 헌신해온 범민련 성원들에 대해 경의를 표하면서 “그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범민련이 참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조국통일의 투철한 신념과 불굴의 의지를 가지고 그 오랜 세월 투쟁해온 장기수 선생님들과 같이 범민련 또한 ‘신념의 강자’라고 추켜세웠다.

권 명예회장은 이러한 범민련에서 활동하는 성원들에게 “다른 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과는 다른 그런 자긍심을 가지면 좋겠다”면서 “범민련 활동가들은 그런 자긍심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국통일을 위한 범민련의 모든 활동은 우리 민족 전체의 활동이다”

또한 권 명예회장은 “범민련하면 지금 범민련 성원들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범민련 성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자신도 그런 생각을 변함없이 갖고 있다”고 말하고 “조국통일운동을 위한 범민련의 모든 활동은 우리 민족 전체의 활동이다”며 범민련 활동의 중요성을 사람들이 잘 모른다면서 범민련 활동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특히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범민련 결성 30주년’을 맞아 이뤄졌다. 권 명예회장과의 인터뷰는 11월 5일 자택에서 진행됐다. 권 명예회장은 암투병 중임에도 불구하고 2시간에 걸친 인터뷰 내내 또렷한 목소리로 한 마디 한 마디 힘주어 말했다. 범민련 결성 30주년의 의미와 범민련 탄압사와 투쟁사, 그리고 범민련 성원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애국애족의 한 길을 걸어온 범민련 창립 30돌을 축하한다”


권오헌 명예회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1월 5일 자택에서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권 명예회장은 암투병중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자세를 흩뜨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범민련 남측본부]
□ 통일뉴스 통신원 : 범민련 결성 30주년을 맞이합니다. 먼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권오헌 명예회장 : 먼저, 조국통일범민족연합 창립 30돌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벌써 30돌이 됐다니 정말 세월이 빠르긴 빠른 것 같다. 다 알다시피 범민련은 남북해외 3자연대 기구로서 조국통일 3대원칙을 기본정신으로 하고 있다. 온 겨레의 한결같은 염원인 조국통일을 위해 변함없이 참다운 애국애족의 길을 걸어온 범민련 전체 성원들에게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범민련이 더욱 발전하기를 바란다.

□ 범민련의 30년 역사는 탄압과 투쟁의 연속이었습니다. 언제나 범민련과 함께 해 오신 선생님께서 바라본 범민련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 보통 범민련 탄압이라고 하면 범민련 남측본부에 대한 탄압을 말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범민련 탄압의 역사는 그 자체로 투쟁의 역사이기도 하다. 조국통일을 위한 범민련의 간고한 투쟁은 바로 탄압으로 이어졌고, 결국 범민련 남측본부를 이적단체로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범민련 남측본부는 이러한 대법 판결에 조금도 구애됨 없이 통일의 한 길에서 조국통일 3대원칙을 근간으로 정말 간고한 투쟁을 벌여왔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범민련 남측본부 결성 준비위원회 과정에서부터 탄압을 받았다. 다 알다시피 1991년 1월 23일, 남측본부 준비위를 결성하는 바로 그날 탄압을 받았다. 그때 집행 간부 여러 명이 연행되고 구속됐다. 그런 과정 속에서 실제로 범민련 남측본부가 활동하는데 많은 장애를 겪었다.

그러한 어려움과 난관 속에서도 결국 1995년 2월 25일에 범민련 남측본부가 결성되었다. 그리고 바로 그해 강희남 의장을 비롯한 전국단위로 30여명의 중요간부들이 강제연행 구속 기소 되어 법정에 세워지는 탄압을 받았다.

이것은 범민련 남측본부가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이라는 조국통일 3대원칙을 고수하고 실천하려 했기 때문이다. 범민련은 결성 때부터 지금까지 조국통일운동의 원칙을 고수하고 조직을 지키기 위해 온갖 방해와 탄압, 고난을 겪어왔다.

“범민련의 탄압사는 바로 범민련 투쟁사이고 조국통일 운동사다”

권오헌 명예회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1월 5일 자택에서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권 명예회장은 암투병중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자세를 흩뜨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범민련 남측본부]
권오헌 명예회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1월 5일 자택에서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권 명예회장은 암투병중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자세를 흩뜨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범민련 남측본부]

□ ‘범민련의 탄압사는 바로 범민련 투쟁사이고 바로 범민련 남측본부의 조국통일 운동사이기도 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의미를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십시오?

■ 앞서 말했듯이 범민련 남측본부는 결성단계부터 탄압을 받았다. 1991년 결성준비위를 결성하면서 바로 집행간부들이 연행되고 구속, 기소된 바가 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대탄압을 받았던 것은 1995년 11월, 당시 강희남 의장을 비롯한 전국 지역의장단을 포함한 30여명의 간부들이 강제 연행되고 구속, 기소되어 법정에 세워졌다. 이것은 범민련 조직 자체를 없애려고 했던 대탄압이었다. 그만큼 범민련 남측본부 활동의 비중과 역할이 중대했기 때문에 이런 탄압을 받았던 것이다.

그 다음 또다시 대탄압을 받았던 것은 2009년 5월, 당시 전국적으로 26곳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함께 이규재 의장을 포함해서 이경원 사무처장, 최은아 선전국장 등 6명이 구속되고 법정에 세워졌다. 이때 이명박 정부는 이른바 회합통신이니, 찬양고무니 하는 혐의를 씌워 탄압을 자행했다. 이 역시 이명박 정권이 범민련의 조국통일운동에 대한 참여와 역할에 대해 자신들이 위기감을 느낀 결과라고 생각된다.

그 후 2012년 6월, 최동진 『민족의 진로』 편집국장이 구속됐다. 이어서 7월에 ‘노수희 부의장 조의방북’ 건으로 노수희 부의장과 원진욱 사무처장이 구속되고 범민련에 대한 공안탄압이 가해졌다.

지난 5월 6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범민련 남측본부 간부 출석요구 규탄 및 국가보안법 철폐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권오헌 명예회장. [사진-범민련 남측본부]
지난 5월 6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범민련 남측본부 간부 출석요구 규탄 및 국가보안법 철폐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권오헌 명예회장. [사진-범민련 남측본부]


이듬해 2013년 6월, 7월에 걸쳐 범민련 실무일꾼에 대한 탄압이 있었다. 김성일 사무차장, 이창호 대협국장, 김세창 조직위원, 김을수 의장권한대행, 하성원 부경연합의장 등 여러 간부들과 의장들이 구속되고 재판을 받았다. 그 당시 전쟁연습 반대라던가, 외세공조 동족대결을 배격하고 민족공조 민족자주정신으로 조국통일을 이루기 위한 범민련 남측본부의 강고한 투쟁을 이 놈들이 막으려 했던 것의 반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명박 정부는 80세가 넘는 고령의 범민련 원로들까지 강압 수사를 하고 법정에 세우는 만행을 저질렀다. 나창순 의장이라던가 한기명 의장, 이성근 감사, 김영승 고문 이런 분들이 그때 탄압을 받았다.

이 외에도 수도 없이 많은 범민련 인사들이 탄압을 받았다. 범민련은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오랜 세월 정치적 박해와 고난을 당했다. 이 놈들은 범민련을 말살하기 위해 정말 집요하고 잔인하게 탄압했다.

“엄혹한 탄압 속에서도 변심하거나 민족대단결 노선에서 이탈한 적이 없는 범민련”

지난 9월 24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진행된 공안경찰의 인권침해 규탄과 국가인권위 진정과 긴급구제 신청 기자회견에 참석한 권오헌 명예회장. [사진-범민련 남측본부]
지난 9월 24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진행된 공안경찰의 인권침해 규탄과 국가인권위 진정과 긴급구제 신청 기자회견에 참석한 권오헌 명예회장. [사진-범민련 남측본부]


□ 역대 정권과 공안당국에서 범민련을 계속 탄압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범민련 남측본부에 대한 탄압은 어떤 특정 시기별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꾸준히 진행되었다. 급기야 1997년 5월 16일, 대법에서 범민련 남측본부를 이적단체로 규정하는 결정적인 탄압을 가했다. 대법 판결 이후 범민련의 모든 활동이 불법으로 이적행위로 매도되어 국가보안법으로 지금까지도 탄압을 받고 있다.

박근혜 정권은 황교안 법무부장관과 공안세력들을 앞세워 범민련을 해산시키기 위해 무자비하게 탄압을 가했고, 심지어 국가보안법 개악과 범죄단체해산법 제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하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공안경찰은 이미 오래전 일인 2011년이라던가 2015년 이때 활동을 문제삼아 남측본부 집행간부들에게 출두를 요구하고 기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탄압을 가하고 있다. 이 또한 이적단체라는 굴레를 씌워 범민련의 애국적 활동을 방해, 제어하려는 공안탄압인 것이다.

추가해서 말하면 과거 ‘민족공동행사’ 때마다 범민련 남측본부를 제외시켰다. 이것 역시도 범민련 활동을 탄압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범민련 남측본부가 이른바 이적단체이고 불법단체이기 때문에 선별불허 한다고 하지만 그만큼 남북해외 3자연대 기구로서 범민련의 지위와 역할이 그들에게는 늘 눈엣가시처럼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방해하고 탄압하는 것이라고 본다.

특히, 이 문제에 대해 다른 통일운동단체나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본질은 범민련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점이다. 그걸 사람들이 잘 모른다. 결국에는 자신들의 문제로 돌아올텐데,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

범민련을 탄압하는 이유는 범민련의 그 창립 목표라던가 활동 내용이 조국통일 3대원칙에 근거하고 있고, 조국통일 3대헌장 정신에 따라 통일운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범민련의 활동은 북을 찬양하거나 남을 헐뜯거나 하는 이런 경우가 전혀 없다. 어디까지나 분단된 조국을 하나되게 하기 위해서 활동했을 뿐이다. 이러한 역사인식도 시대상황도 모르는 정권과 그 하수인들이 범민련을 계속해서 탄압해온 것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대단한 것은 범민련은 그 어떤 탄압에도 굴함없이 조국통일 3대원칙, 6.15공동선언 정신, 남북사이 합의사항 이행 등 모든 일에 가장 앞장서서 통일운동에 헌신해 왔다는 점이다. 다른 단체들은 그런 탄압을 받으면 단체를 해산하거나 혹은 일시적으로 이름을 바꾸면서까지 탄압을 피하려고 하는데 범민련은 안 그랬다. 싸움을 걸어오면 피하지 않고 오히려 더 당당하게 투쟁으로 맞서왔다. 30년을 그렇게 싸워서 범민련 조직을 지켜왔다.

그리고 범민련은 탄압이 거세다고 해서 통일애국의 길에서 변심하거나 민족자주 민족대단결 노선에서 한 번도 이탈한 적이 없다. 어떤 고난과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오로지 통일의 한 길을 걸어왔다고 할 수 있다. 범민련을 집요하게 탄압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범민련 남측본부는 결코 이적단체가 될 수 없다”


민족자주와 대단결을 위한 3차 조국통일촉진대회 추진을 위한 제 단체 간담회에 참석한 권오헌 명예회장. 권 명예회장은 범민련에서 진행하고 있는 거의 모든 사업과 투쟁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 [사진-범민련 남측본부]
민족자주와 대단결을 위한 3차 조국통일촉진대회 추진을 위한 제 단체 간담회에 참석한 권오헌 명예회장. 권 명예회장은 범민련에서 진행하고 있는 거의 모든 사업과 투쟁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 [사진-범민련 남측본부]

□ 범민련에 대한 탄압 역시 국가보안법에 의한 것인데, 국가보안법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 범민련 탄압은 국가보안법과 떨어져 생각할 수 없다. 그만큼 국가보안법은 범민련 탄압의 도구였다. 물론 범민련을 탄압하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모든 통일운동이나 진보운동을 탄압하는 수단이었지만 특히 범민련에 대해서 가장 가혹했다고 볼 수 있다.

국가보안법은 같은 동족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시민이 누려야 할 사상 양심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 학문 예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또한 그 법 자체의 모호성 때문에 법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사실상 인정할 수 없는 것이고, 집행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유무죄가 결정되고, 또 가볍거나 무겁게 처벌되고 있다. 이것은 법의 형평성을 무너뜨리는 것이고 법으로서의 존재 가치가 전혀 없는 것이다.

이런 법을 가지고 우리 통일운동 특히 범민련 남측본부에 대한 탄압수단으로 이제까지 사용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국가보안법은 당장 폐지되어야 한다. 또한, 국가보안법은 통일운동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진보라던가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권이라던가 집회결사의 자유, 학문예술표현의 자유 등 모든 것을 탄압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반드시 폐지되어야 마땅하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1997년에 대법원은 범민련 남측본부를 이적단체로 판결했다. 이적단체로 판결하고 나니까 범민련의 합법적인 모든 활동을 탄압하게 되었다.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범민련 남측본부는 결코 이적단체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조국통일을 위해 가장 앞장에서 헌신해온 통일애국단체를 이적단체로 규정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범민련의 이적단체 규정 철회는 국가보안법 철폐로부터 시작된다. 지금 범민련 남측본부뿐만 아니라 남측의 온 시민사회가 국가보안법 철폐 여기에 헌신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고 이 탄압 도구 가령 공안기구들, 공안검찰이라던가, 지금 현재 경찰청 보안수사대라던가 국정원 이런 탄압기구까지 다 없애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와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 그리고 분단된 조국을 통일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탄압받지 않고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고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될 수 있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범민련 성원이라고 생각한다”

2020년 3차 조국통일촉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권오헌 명예회장. 투병중인데도 불구하고 반미월례집회와 조국통일촉진대회 등 거의 모든 반미투쟁에 빠지지 않고 항상 선두에서 싸우고 있다. [사진-범민련 남측본부]
2020년 3차 조국통일촉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권오헌 명예회장. 투병중인데도 불구하고 반미월례집회와 조국통일촉진대회 등 거의 모든 반미투쟁에 빠지지 않고 항상 선두에서 싸우고 있다. [사진-범민련 남측본부]

□ 선생님께서 평생 운동의 길을 걸어오시면서 범민련과의 특별한 인연과 소감은?

■ 실제 범민련하면 지금 범민련 성원들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실지로 범민련 남측본부 결성준비위 과정에서 그 당시에 많은 단체가 함께 했다. 그 당시 80여명이 그때 같이 왔었는데 거기에는 정치인, 문화인, 법조인, 종교인 할 것 없이 통일운동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다양한 사람들이 다 모여서 같이 했다.

그러한 정신이 지금도 나는 살아있다고 본다. 그래서 지금 범민련의 현재 구체적 형식적 회원이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 모두가 범민련 성원으로 나는 생각하고 있다. 나 자신도 그런 생각을 변함없이 갖고 있다.

‘범민련 활동, 범민련의 그런 조국통일운동을 위한 모든 활동은 우리 민족 전체의 활동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내가 거기에 적극적으로 또 온전히 잘 못한 것에 대한 부끄러움을 얘기 할 뿐이지 우리 모두가 스스로 범민련 성원이라는 것에 대해서 결코 부정하지 않는다.

나는 1995년 탄압 때도 매일 사무실을 들렀다. 그때 할머니들(박정숙, 김선분 두 여선생님)이 거기에 계셨다. 그래서 내가 지금도 그 할머니들을 이야기할 때 범민련을 지켜내신 분들이라고. 강순정 선생님도 계셨지만 우리에게 이렇게 각인 된 것은 그 할머니들이 지켜낸 것이다. 그때는 오늘 컴퓨터를 가져다 놓으면 이놈들(경찰들)이 또 가져가고 또 갔다놓고... 물론 갔다놓는 것은 범민련 실무자들이 했지만 그 할머니들이 그걸 지켜냈다. 할머니들 아니었으면 아마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하기가 어려웠을 거다.

사실 범민련이 또 하나 안타까운 것은 그때 결성준비위 과정에서 아까도 얘기했지만 통일운동 활동가뿐만 아니라 정치인 종교인 법조인 예술인 학술인 다 같이 동참하고 그런 의지를 갖고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탄압을 받으니까 다 나가 버렸다. 근데 그 뒤에라도 다른 여러 가지 측면에서 범민련 활동에 대한, 자기들을 대신하는 범민련 성원들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못하고 있지않나. 거기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다.

나는 ‘내가 양심수후원회를 떠나서 직접 범민련 성원이 되면 서로에게 별로 좋은 게 없어’, ‘내가 거기서(범민련) 하면 양심수후원회 활동이 안되는 거고, 둘 다 별로 안 좋을 수 있어’, ‘오히려 양심수후원회원으로서 범민련을 지원하고 후원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때 나보고 범민련에 와서 무슨무슨 역할을 해달라고 했었는데 그것보다는 내가 옆에서 지원해주고 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생각했다.

나도 그런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더 큰 범위 더 큰 단위에서 일하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그러나 나는 내가 한번 했던 것을 견지하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이렇게 지원하고 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범민족대회를 제일 처음 한 것은 아마 판문점에서 했을거다. 1990년인가 그랬었는데 우리가 판문점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그 다음에도 범민족대회가 몇 차례 있었는데 그때 관악산을 넘어오고 수십 번을 새로운 뭘 받아 가지고서 어떤 역에서 내리고 그렇게 하면서도 그 수많은 사람들이 서울대로 모여들었고, 이때 최루액을 맞으면서도 범민족대회를 성사하고 대회를 진행하고 이렇게 한 것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감동적이었다. 그만큼 조국통일운동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민족의 절실한 요구를 반영한 거라고 생각한다.

근데 사실 그 뒤로 많은 활동을 해왔지만 그 감동이라면 그때 그 것을 빼놓고서는 얘기할 수 없을 것 같다. 그 다음에는 투쟁과정 속에서 탄압과 병행되었기 때문에 분노와 감동과 이것이 병행되었다고 볼 수 있다. 어떤 활동을 할 때 이렇게 대탄압을 받게 되면 분노가 먼저 일게 되고 이 분노를 이기고 이겨내자는 결의 이런 것이 있었지만 그 전 같은 감동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때 그런 감동보다는 탄압으로 인한 분노로 그 탄압에 맞선 결의를 더 높게 다지게 되었다.

“범민련 성원들은 자긍심을 가지고 활동해야”

2019년 11월,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범민련 결성 29돌 기념대회에서 권오헌 명예회장은 대회 초청인 중 한 명으로 참여했다. 왼쪽부터 권오헌 명예회장, 박중기 추모연대 명예의장,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 [사진-범민련 남측본부]
2019년 11월,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범민련 결성 29돌 기념대회에서 권오헌 명예회장은 대회 초청인 중 한 명으로 참여했다. 왼쪽부터 권오헌 명예회장, 박중기 추모연대 명예의장,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 [사진-범민련 남측본부]

□ 범민련 성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 올해 창립 30년이 되는 범민련은 그 오랜 세월 탄압과 핍박 속에서도 장구한 세월 발전을 해오고 있다. 범민련이 발전한다는 것은 조국통일을 앞당긴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렇게 말하면 발전이라고 하는 말은 맞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모든 사물은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과정을 통해서 축적되듯이 범민련 남측본부가 그동안 쌓아 올린 조국통일을 위한 여러 가지 헌신이 바로 이렇게 많이 쌓여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범민련은 남북해외 3자연대 기구다. 조국통일 3대원칙을 근간으로 해서 3자연대 기구로서 통일을 촉진하기 위해서 만든 단체다. 어떤 단체보다 가장 애국적인 통일운동단체라고 생각한다. 범민련이 이제까지 쌓아 올린 그 통일애국역량이 더 발전되고 앞으로도 지금 현 상태를 타계하고 침략 외세를 이 땅에서 물리치고 민족공조, 민족자주, 민족자결의 원칙에 의해서 통일세상을 이루는데 범민련 남측본부가 이제까지와 같이 앞장서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또한, 범민련 창립 30돌을 맞았는데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 이 3대원칙을 아직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는 참으로 안타깝다. 하지만 우리의 분단 현실 특히 아직도 이 땅에 침략 외세가 자주통일을 방해하고 실제로 남북의 모든 교류협력사업이라던가 자주, 자강 여러 가지 협력사업을 방해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역량의 한계를 느끼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우리가 더 힘을 모아서 침략 외세를 이 땅에서 몰아내고 우리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평화통일 평화번영 시대를 앞당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제까지 우리가 한 게 없다고 체념하고 비관만 할 게 아니라 그것은 그것대로 쌓아올린 하나의 성과로 보고, 그걸 토대로 해서 앞으로 탄압을 물리치고 더욱 자주통일운동에 헌신하고 투쟁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는 범민련 남측본부에 대한 그 탄압과 그 재정문제라던가 이런 어려움 속에서 어떻게 저렇게 계속 범민련이 운영되고 나아가는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조국통일에 대한 투철한 신념과 불굴의 의지가 있기 때문이고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그렇게 못한다.

나는 범민련 성원들이 다른 단체에 활동하는 사람하고는 다른 그런 자긍심을 가지면 좋겠다. 범민련 활동가들은 그런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조국통일에 대한 불굴의 의지, 신념의 강자 같은 우리 장기수 선생님들에게 불려지던 그런 투철한 신념과 의지를 가졌기 때문에 이게 가능했다. 그런 면에서 누가 뭐라고 하든 말든 높은 자긍심을 가지고 활동해주길 바란다. (끝)

범민련 결성 30돌을 기념하여 진행된 인터뷰는 권오헌 명예회장의 당부로 마무리됐다. 권 명예회장은 범민련 후배일꾼들에게 “누가 뭐라고 하든 말든 범민련 운동에 대한 높은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있게 활동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범민련 남측본부]
범민련 결성 30돌을 기념하여 진행된 인터뷰는 권오헌 명예회장의 당부로 마무리됐다. 권 명예회장은 범민련 후배일꾼들에게 “누가 뭐라고 하든 말든 범민련 운동에 대한 높은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있게 활동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범민련 남측본부]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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