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주의 문제 실천 빠를수록 빛납니다

  •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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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0.12 19:16
  •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http://www.minplusnews.com)

비전향장기수 2차송환 촉구

지난 10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비전향장기수 송환 20주년 기념 및 2차 송환 촉구대회'가 개최되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인권센터를 비롯한 4대종단 관련 단체들과 (사)정의평화인권을위한양심수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비전향 장기수 송환 20주년 기념대회 준비위원회'(송환 준비위)는 이날 남북정상이 합의한 '민족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적 문제의 시급한 해결' 약속을 지킬 것을 문재인 정부에 촉구했다.
아래 글은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회장이 비전향장기수 2차 전향을 촉구하는 기고문이다.

▲ 지난 10월 10일 비전향장기수 2차 송완을 촉구하고 있는 권오헌 양심수 후원회 회장
▲ 지난 10월 10일 비전향장기수 2차 송완을 촉구하고 있는 권오헌 양심수 후원회 회장
신념의 강자들인 비전향장기수 송환 20돌을 맞고 있습니다.
온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루어진 이 역사적 송환은 6.15공동선언 합의사항 이행이면서 민족분단으로 발생 된 인도주의 문제 해결의 빛나는 실천이었습니다.

6.15공동선언이 남북사이 불신과 대결을 끝장내고 화해와 단합, 자주와 통일로 가는 큰길이었다면, ‘비전향장기수 송환’은 교류협력의 길을 넓히면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 인도주의와 동포애 정신이 발휘된 민족적 슬기이며 쾌거라 하겠습니다.

오늘 ‘비전향장기수 송환 20돌’을 기념하는 자리를 빌어, 비록 뜨겁게 만나 인사를 나누지는 못하지만, 그 오랜 시간 이미 세상을 떠나셨을 고인들께는 삼가 명복을 빌고, 살아계신 분들께는 언제나 건강하시고 평생염원이셨던 자주통일세상을 누리시며 영광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빌겠습니다.

20년 전 비전향장기수들의 북녘조국과 가족 품으로의 송환은 당사자들의 영광일 뿐만 아니라 공동선언 이행의 구체적 실천이었다는데서 온 겨레가 환영하고 축복했으며, 신념의 강자가 누린 인간승리에 전 세계가 큰 박수로 환영했습니다.

이러한 영광이 있기까지엔 당사자들의 불굴의 투지와 확고한 신념이 있었습니다. 온갖 잔혹한 고문과 핍박 속에서도 통일조국에 대한 정치적 신념과 양심을 지켜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권, 종교, 시민사회는 감옥에 갇혀있을 때부터 이들을 양심수로 규정하고 석방운동을 했으며, 이 같은 토대에서 송환운동을 하여 나라 안팎 많은 정의와 양심세력으로부터 지지, 연대를 받고 있었습니다.
6.15공동선언에 비전향장기수 송환 등 인도주의 문제 해결 항목이 있기까지엔 이처럼 당사자들의 불굴의 신념과 함께 인권, 종교, 시민사회의 헌신적 노력이 있었습니다.



▲ 비전향장기수 송환 20주년을 맞아 인권.종교.시민사회단체들은 18일 2차 송환희망자 14명의 조속한 송환을 촉구했다. [사진 : 비전향장기수송환 20돌기념 준비 사회단체 대표자회의 제공]
▲ 비전향장기수 송환 20주년을 맞아 인권.종교.시민사회단체들은 18일 2차 송환희망자 14명의 조속한 송환을 촉구했다. [사진 : 비전향장기수송환 20돌기념 준비 사회단체 대표자회의 제공]


그러나 비전향장기수 송환은 1차송환으로 끝날 수 없었습니다.
송환 관련 대상자이면서 미처 소식을 듣지 못한 분들이 있었고, 수십년 옥고를 치루었지만 행형당국의 잔혹한 고문 등 강제전향 당했던 분들, 제네바협정이 규정한 전쟁포로 출신들이 있었습니다.

2001년 2월 6일 이들 33명이 “강제전향은 전향이 아니다”라며 전향무효선언을 하고 조국과 가족품으로의 송환을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송환관련 주무당국인 통일부는 이들의 실체를 인정하면서도 이른바 송환의 ‘자격문제’와 ‘상호주의론’으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반면에 당시 비전향장기수 송환추진위원회는 통일부장관 면담, 기자회견, 성명서, 토론회, 공청회,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통일부가 말하는 걸림돌을 인권 차원에서 그리고 인도주의 측면에서 해소시키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인권개념의 보편성 강조였습니다.

바로 사상, 양심의 자유였습니다. 마침 대통령소속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강제전향 과정의 강제급식 등으로 사망한 비전향장기수 의문사 진상규명을 통해 드러난 전향제도의 위헌성과 강제전향공작의 위법성을 밝히면서 사실상 강제전향은 전향이 아님을 선언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사회안전법(1989년)과 사상전향제도(1998년), 준법서약제도(2003년)가 위헌성으로 폐기되기도 했습니다.
‘국제연합 인권이사회’는 78차 총회에서 사상전향제도가 ‘국제인권협약에 위배된다’고 결의하기도 했습니다.
통일부도 2004년 경부터 ‘2차송환 희망자’를 ‘비전향장기수 2차송환희망자’로 정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박승렬 교회협 인권센터 소장,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가 발언하고, 김혜순 양심수후원회 회장이 투병중인 2차송환 희망자 박종린 선생의 쾌유를 기원하는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박승렬 교회협 인권센터 소장,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가 발언하고, 김혜순 양심수후원회 회장이 투병중인 2차송환 희망자 박종린 선생의 쾌유를 기원하는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또 하나의 걸림돌은 이른바 ‘상호주의론’입니다.
바로 ‘비전향장기수 송환’과 일부에서 말하는 ‘국군포로’, ‘납북자’들과 연계시키는 송환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나 ‘비전향장기수 송환’은 6.15공동선언 합의사항이지만 ‘국군포로’나 ‘납북자’ 문제는 일방적 주장이었을 뿐입니다.
그러다가 2006년 2월 23일 남북적십자회담에서는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를 ‘전쟁시기와 그 이후 소식을 알 수 없게 된 사람들에 대한 생사확인 문제’로 정리, 이후 ‘이산가족 상봉’때마다 이들의 상봉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2차송환의 걸림돌이 되고있는 이른바 ‘자격문제’ ‘상호주의론’이 해소되면서 2차송환도 탄력을 받게 되었습니다.
2005년 9월 22일 당시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국회 통일외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비전향장기수 북송 가능성을 묻는 여, 야 의원(신기남, 박성범)들에게 인도주의적 ‘인권’차원에서 검토하겠다며 “‘상호주의 원칙’을 굳이 적용하지 않겠다” 말한 바 있습니다.

또한 같은 해 2차송환 희망자 정순택 노인이 사망했을 때, 남북합의로 ‘유해송환’이란 이름으로 북녘의 가족에게 인도된 바 있습니다. 이때 ‘송환’이란 이름을 쓴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비전향장기수 송환’의 당위성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오늘 이시간 2차송환 희망자는 13명으로 줄었습니다.
당연히 보냈어야 할 당사자들이 자기조국과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비전향장기수 송환은 6.15공동선언 합의사항이면서 판문점선언에서 명시된 ‘민족분단으로 발생된 인도주의 문제 시급히 해결’하기로 한 당위성과 시급성이 요구되는 문제입니다.

헌법과 세계인권선언, 그리고 국제인권협약에서는 ‘거주 · 이전의 자유’, ‘자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권리’, ‘자국을 포함한 어떠한 나라로부터의 퇴거할 수 있는 권리’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제 통일부가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최근 경색국면의 남북관계를 해소하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남북이 합의한 ‘인도주의 문제’ 해결을 발판으로 남북관계 발전의 전환점을 만들어야 합니다.
더 이상 반문명적 야만에서 벗어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고 인도주의와 동포애 정신으로 빠른 송환이 이뤄지길 촉구합니다.

2020년 10원 10일 
(사)정의, 평화, 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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