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24_114829.jpg

 

<양심수후원회 전 부회장 김재선님의 글>

 

류종인 선생님께.

 

선생님께서 저희 곁을 떠나신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5주기가 됐습니다늘 선생님을 의지하며 살아왔던 저는 그때 모든 것이 무너진 느낌이었지요일반적으로 아직 재미있게 사실 연세인데, 너무도 황망해 세상살이 무상함을 깊이 느꼈습니다. 5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선생님 생전의 준수한 풍모와 정갈한 모습은 아직도 곁에 계신 듯 눈에 선하기만 합니다. 가신 뒤 해마다 동료 선후배 동지들이 많이 모여 선생님을 기리는 추모식을 거행했는데, 올해는 코로나 기승으로 공식적인 추모 행사는 하지 못할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앞섭니다.

 

생전에 선생님은 저에게는 선생님일 뿐만 아니라 큰 형님이셨고 나이를 떠나 가장 가까운 벗이었습니다무지한 제가 세상 보는 안목이 요만큼이나마 깨인 것과 가장 진보적인 통일운동단체 양심수후원회 회원이 된 것도 다 선생님 덕분이었습니다지금도 갑갑한 현실에 부딪히면 선생님 생각이 많이 납니다. 선생님의 예측이 선견지명으로 남은 일화를 한번 소개합니다. 박근혜 집권 초기에 뜬금없이 임기를 채울 수 없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그래요 하면서도 설마 했는데 몇 년 뒤 쫓겨난 것을 보고 참 신기한 일도 있구나 한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과 오랫동안 친분을 쌓으며 느낀 점은 순수하고 호방한 인품을 바탕으로 어디서도 기죽지 않고 언제나 당당하신 모습이었습니다. 대화할 때 상대가 이해되지 않는 주장을 하더라도 너그럽게 들어주시고 당신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지 않아 상대방을 불편하지 않게 합니다. 아무리 어렵고 급한 상황에 직면해도 비관하지 않고 낙관적으로 사고하십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과 소통을 즐기셔서 인기도 좋고 따르는 젊은이들이 많았습니다.

 

어부사 어느 구절에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으면 된다.' 라는 말이 있는데, 선생님의 대인관계와 일맥상통합니다. 맑으면 맑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상대의 무결점만 요구하지 않고 부족한 부분은 인내하며 융통성 있게 보듬어 옳은 방향으로 설득하는 품성을 가지고 계십니다옆에서 보면, 느슨해 보여도 신념이 강해 취중에도 신념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선생님선생님께서 그토록 염원하시던 통일은 아직도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요원해 보입니다그러나 비관하지 않습니다역사는 분명히 진보하고 분위기도 유리하게 조성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조국통일이 이루어질 것으로 낙관합니다선생님 너무 외로워 마시고 편히 쉬십시오

 

2021.7.21.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60 4.27시대연구원 이정훈 연구위원 첫재판 참관기(이병진 교수, 정대일 연구위원) file 양심수후원회 2021.08.18 110
459 "이재용은 석방하고 이석기의원석방 거부하는 문재인정권 규탄한다!" file 양심수후원회 2021.08.11 54
458 미주양심수후원회의 충북간첩단 조작 사건 규탄과 석방촉구 시위 file 양심수후원회 2021.08.11 48
457 서울에 들어온 지 이틀 만에 잡히고 20년 징역살이를 한 이 사람의 이야기 양심수후원회 2021.08.08 36
456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하고 비전향장기수를 즉각 송환하라! 양심수후원회 2021.08.08 26
» 그립고 사랑하는 류종인 선생님 ! 통일조국에서 부활하소서!! file 양심수후원회 2021.07.25 42
454 '나는 평양시민 김련희입니다' - BBC News 코리아 file 양심수후원회 2021.07.22 43
453 비전향장기수 이야기 file 양심수후원회 2021.07.20 28
452 전국 50여 곳에서 “문 열어! 지금 당장! 이석기 전 의원 석방하라” 양심수후원회 2021.07.11 126
451 이정훈연구위원 옥중출판기념회 양심수후원회 2021.07.11 137
450 '미국은 손떼라 서울행동'..용산미군기지 일대 행진 양심수후원회 2021.06.29 90
449 "남은 11명 비전향장기수 송환은 6.15합의사항" 양심수후원회 2021.06.15 113
448 탄핵 받아야 할 사법독선 file 양심수후원회 2021.06.13 75
447 분단체제에 맞서 물러섬이 없었던 삶, 양원진 선생 양심수후원회 2021.06.10 79
446 200인 원로, 국가보안법 폐지 선언.."21대 국회는 소명을 다하라"(전문) 양심수후원회 2021.06.02 117
445 『세기와 더불어』 출판 김승균 대표에 대한 압수수색 규탄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 양심수후원회 2021.05.29 139
444 공안탄압! 국가보안법폐지! 이정훈을 무죄석방하라! 양심수후원회 2021.05.21 94
443 [추가] 이정훈 4.27시대연구원 위원, 국보법 위반 혐의로 체포 양심수후원회 2021.05.15 279
442 국가보안법 폐지위한 사례 발표회..."분단으로 이익보는 외세 놓치지 말아야"(전문) 양심수후원회 2021.05.12 116
441 “고발합니다! 사라져라! 국가보안법” 양심수후원회 2021.05.03 75

CLOSE

회원가입 ID/PW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