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상에 재뿌리는 B-52 출격

거짓방어 가면 벗고 북침전쟁연습 중단하라



권오헌 /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판문점에서 흩어진 가족·친척들의 상봉과 관련한 합의를 이룩해 나가는 그 시각에 괌도에서 끌어들인 미국의 B-52 핵전략폭격기 편대들이 조선 서해 직도 상공에서 온 종일 우리를 겨냥한 핵타격연습에 돌아치게 했다.’(북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성명)


‘B-52 한 대가 전북 군산 직도 상공일대에서 훈련을 한 것은 사실이다’(국방부 대변인)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태평양지역에 전략폭격기를 순환출격시켜 왔다.’(미 태평양 공군사령부 보도자료)


지난 5일 미국 B-52 전략폭격기의 직도 상공 출격을 두고 6일, 북측의 규탄과 한·미 군당국의 출격사실 확인기사들이다. 하늘에서 핵위협을 감행하고 있는 조건에서 신뢰를 쌓는다고 벌리는 연극을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주장에 태평양 지역에서 늘 있어 온 전폭기의 순환출격이기에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이러한 공방을 보고 있는 언론들과 많은 사람들은 조건반사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같은 날 판문점에서 있었던 모처럼 만의 합의가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염려 때문이었다.


다 알려졌듯이 지난 5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는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이 있었고 마침내 설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2월 20일부터 25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010년 10월 이후 3년 4개월만이었다. 그래서 모두가 환영하고 있었다. ‘입춘 후에도 매서운 추위를 녹여주는 훈훈한 뉴스(새누리당)’라 했고 ‘봄을 알리는 전령처럼 반가워(민주당)’했으며 ‘평화와 통일로 향하는 소중한 디딤돌이 되기를 기원(통합진보당)’했다. 보수단체인 자유총연맹조차 ‘인도주의 이벤트를 넘어 화해·협력의 폭을 넓혀가는 발전적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주문했고 금강산 투자기업들로 구성된 ‘금강산비상대책위’도 적극 환영하면서 ‘금강산 관광재개로 이어지길’ 바랐다. 북측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당일로 합의내용을 신속히 보도했다. 남북으로 갈리어 흩어져 살고 있는 가족·친척들의 사무친 혈육의 정을 잇는다는 기대감 때문이었고 보다 더 근본적으로는 불신과 대결시대의 전쟁위기감에서 벗어나 화해와 협력으로 평화와 통일로의 민족적 염원이었을 터이었다.


그런데 미국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미국무부 젠 스키 대변인은 5일, ‘남북의 결정을 환영한다’면서도, 굳이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은 방어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연례적으로 실시한다’고 남북합의와, 관계없이 전쟁연습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측 국방위원회의 ‘중대제안’에서 말한 ‘군사적 적대행위 중지’를 두고 한 말로 이해되었다.


이 정도가 아니었다. 미국의 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크 피츠 패트릭 핵확산억제 군축연구팀장은 “이번 합의는 외부에 웃는 얼굴을 보이려는 북한지도부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이런 유화공세가 실제 상봉이 성사될 때까지 지속될 지는 의문”이고 “대남적대노선을 숨기려는 일시적 유화책에 불과하다”고 대북적대감은 물론 남북합의 그 자체까지 깎아 내렸다(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 6일자를 인용한 연합뉴스 6일 보도). 또한 전 주한 미국대사인 데이비드 스트라이브 스탠퍼드대 한국학연구소 부소장은 CSM과의 인터뷰에서 “(상봉사업이) 북한이 과거 이산가족 상봉을 남측 양보를 유도하는 수단으로 썼다”며 “실제 상봉도, 진정성이 없는 ‘잔혹한 웃음거리’에 불과했다”고 왜곡 날조 폄하했다. 또한 미국 해병대 지휘참모대학의 브루스 벡톨 교수는 “최근 북한의 조처는 유화와 강경을 되풀이 해 온 행태의 일부일 뿐”이라며 “이산가족상봉은 좋은 일이지만 상봉이 성사되어도 불량정권의 행동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망발했다.


물론 이들은 미 정부당국자는 아니지만 미국의 대북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유력한 전문가 군상에 속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 땅을 갈라놓게 했던 제국주의 패권정책의 정신적 유산의 후계자들이고 재통일로의 화해협력정책을 한사코 가로막고 있는 거짓 지성들이다.


그러나 미국의 군사적 패권과 침략본성을 그대로 보여준 것은 앞에서 말했던 B-52 전략폭격기의 출격이었다. 이는 미국의 60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대북적대정책의 단면이며 언제든지 대북핵공격을 하겠다는 제국주의적 공갈 장면이었다. 그것은 B-52 전폭기의 위력에서도 말해주고 있다.


B-52 전폭기는 미국의 가공할 핵공격수단 3대축의 하나이다. 바로 핵잠수함에 장착된 잠대지 핵미사일(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B-52는 사거리 2000~3000km의 공대지 핵미사일(ALCM)을 장착하고 있다. 이 같은 미사일 12기를 탑재하고, 1발의 폭발위력은 200kt으로 히로시마·나카사키 투하원폭의 10배에 해당된다. 가히 위력적이라 할 수 있다. B-52는 최대항속거리 20,000km로써 이라크침략전쟁 당시 미국에서 폭탄을 탑재하고 19,312km를 중간급유 없이 날아가 폭탄을 투하하였었다. 그래서 당시 바그다드 공격을 이른바 ‘사막의 폭풍작전’이라면서 이라크를 초토화시키는 반생명·반평화의 흉기였다. 9.11테러 당시에도 보복작전이라며 이른바 ‘무한정의작전’에 투입, 아프가니스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으며 악명 높은 베트남전에서는 300만톤의 폭탄을 투하하는 살육과 파괴의 상징이기도 했다.


이렇게 미국은 남북의 이산가족 상봉 합의와 관련 당국자의 냉담과 거짓 전문가 집단의 평가절하에 이어 마침내 B-52 전폭기를 출격시켜 남의 잔치상에 재를 뿌리고 몽니를 부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산가족 상봉과 이를 계기로 한 남북관계 개선에 찬물을 끼얹는 B-52 출격행패에 한국정부는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 한마디로 ‘그렇지 못하다’이다.


군당국은 우리 ‘방공식별구역’ 안에 들어오는 어떠한 비행기에 대해서도 사전에 알았을 것이다. 비록 B-52가 아니었어도 외국적 비행기였다면 사전허가 요청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민감한 시기 핵공격 3대축의 하나인 전략폭격기의 전개였기에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에게 반드시 보고가 되었을 터였다. 전시작전통제권은 부끄럽게도 아직 미군이 틀어쥐고 있지만 평시 작통권은 우리 국군통수권자에 있으니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왜 통수권자는 이 무모한 출격을 막지 않았을까. 막지 않았다 함은 출격을 허용했거나 요청했기 때문이다. 한·미 군당국의 말대로 B-52의 한반도 전개가 예정된 순환출격이었다 해도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대 쪽에게는 핵위협이 될 수도 있을 터이다. 더구나 북측에서는 ‘중대제안’ 등에서 “우리는 이 기회에 남조선 당국이 더 이상 미국의 위험천만한 핵타격수단들을 남조선과 그 주변지역에 끌어들이는 무모한 행위에 대하여 매달리지 말 것에 대해 정중히 제안”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사 등에서 ‘평화·통일을 위한 기반구축’에 노력하겠다고 했었다. B-52 출격 허용(또는 요청)이 과연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이 될 수 있는 것인가? 왜 그랬을까?


박근혜 대통령은 ‘평화통일’ 발언과는 다르게 신년기자회견 이후 일관되게 대북강경발언, 바로 대결자세를 보이고 있었다. 지난 1월 18일 인도방문 중 북의 비방중상 중지와 군사적 적대행위 중지 등 ‘중대제안’(16일)과 ‘대결의 악순환을 끝장내기 위한 실천적 제안’(18일)에 대해 “북한이 이런 선전공세를 할 때일수록 더욱 대남도발 등에 철저히 대비하는 철통같은 안보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위장평화공세로 깔아뭉갰다. 또한 20일 스위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자리에서는 김정은 제1국방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남북관계 개선 제안’과 앞의 ‘중대제안’을 두고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다”며 “북한이 스스로 변하지 않는다면 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르크 할 터 스위스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유지하고 있다. 종전과 같이 4자회담이라든가 6자회담에 여러 가지 지원을 했다”며 “그러한 주선역할을 계속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스위스가 매년 북한과 정치대화를 갖고 있는 것, 또 인도적 대북지원을 계속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외국지도자와 만나, 동족을 헐뜯는 것도 문제이거니와 상대가 ‘동족끼리 잘 지내라. 우리가 역할을 하겠다’는 내용의 제안에는 ‘북한의 변화를 공조해 나가는데 공감을 표한 것’으로 일방적 해석을 하는 가련함까지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북측의 조선적십자회가 남측의 대한적십자에 설 지나 날씨가 풀린 다음에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한 다음날인 1월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미공화당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을 접견하면서 “북한이 최근 갑자기 유화적인 선전공세를 펴는 데 과거 경험으로 보면 항상 그런 유화적인 선전공세를 남긴 후에는 도발이 있거나 말과 행동이 반대로 가는 경우가 있어 왔다. 장성택 처형 같은 사례로 볼 때 북한은 점점 더 예측이 불가능한 곳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런 때일수록 한미가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안보태세를 갖추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동족대결 외세공조의 전형적인 모습들이었다.


결국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가 시도 때도 없이 제 맘대로 이 땅을 넘나드는 데는, 그리하여 이산가족 상봉이나 남북관계 개선에 찬물을 끼얹는 데는 국군통수권자의 이 같은 외세공조 동족대결 자세가 큰 몫을 하고 있다는 사회여론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터이었다.


다행히 남북은 이산가족 상봉자 명단을 교환했고 7일부터는 금강산에서 남북관계자들이 면회소시설 점검 등 상봉사업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산가족들과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과연 상봉이 이뤄질 것인지 가슴을 조이고 있다. 2월 말에 있게 될 한미연합전쟁연습 때문이다.


10일, 한미군당국은 이산가족 상봉 날짜와 겹쳐지는 올해 ‘한미연합 키리졸브/독수리연습’ 일정을 발표했다. 한미연합·합동지휘소연습(CPX)인 키·리졸브(KeyResolve)연습은 2월 24일부터 3월 6일까지에 한국군 10,000여명과 1,100여명의 해외증원군을 포함한 5,200여명의 미군이 참가하여 실시되며 그 이후 4월 18일까지 이어질 한미연합·합동 야외기동훈련(FTX)인 독수리(Foal Eagle)연습에는 한국군 200,000명과 해외증원군 5,100명을 포함한 7,500여명의 미군이 참가하여 실시된다고 하였다.


한미 군당국은 이 전쟁연습이 ‘한반도의 잠재적인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훈련’이라고 밝혔다.


과연 그러한가.


키리졸브연습은 해외증원미군 10만명이 동원되고 B-52 전략폭격기 편대가 전개되고 있었던 팀 스피리트(Team Spirit 1976-1994)와 수만 명의 미증원군을 수용(reception) 대기(staging) 전방으로 이동(on ward movement)하여 한미연합사령관이 지휘하는 전투작전에 통합(integration)시키는 전시증원연습, 특히 작계 5027에 따른 북정권제거연습(1995-2008)에 이어 이름만 고쳐 감행되고 있는 북침전쟁연습이었다.


올해의 한미연합전쟁연습에는 ‘한반도 정세를 고려’ 동원전쟁장비나 구체적 연습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작전계획 5027’과 ‘맞춤형 억제전략’ ‘국지도발 대비계획’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제거연습’ 등을 적용한다고 했다. 그 작전명만으로 가공할 ‘핵공격북침전쟁’임에 틀림없다.


‘작전계획 5027’은 2006년 국회에서 확인된 바 있는 이른바 ‘북한군 격멸’ ‘북정권제거’ ‘한반도 통일여건 조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2006년 만리포에서 감행된 한·미합동 상륙훈련에서 ‘평양고립을 노린 북서해안 상륙훈련’임을 현장에서 반전평화활동가들에 의해 밝혀지기도 했었다.


‘맞춤형 억제전략’은 지난해 10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서명된 것으로 전·평시 북핵위기 상황을 위협단계, 사용임박단계, 사용단계 등으로 구분해 군사·외교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그런데 한·미군당국은 이른바 북핵위기 상황을 ‘핵사용임박단계’로 일방적으로 판단 핵선제공격을 할 수 있기에 이는 매우 위험한 핵공격연습이 될 것이다.


‘국지도발대비계획’은 지난해 3월 정승조 합동참모본부의장과 제임스 D 서먼 한미연합사령관의 서명으로 완성된 것으로 남북군사접경지역에서의 국지전에서도 주한미군의 항공·포병전력 뿐만 아니라 주일미군이나 태평양의 전략까지 포함시킬 수 있는, 미군전략의 지원을 내용으로 하는 미군의 자동개입 계획이다.


또한 구체적으로 작전명은 밝히지 않았지만 북의 ‘급변사태’를 대비한다는 구실로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등을 장악하고 이른바 수복된 지역(북침지역)에서의 핵과 WMD 제거연습을 위해 미국 메릴랜드주에 있는 제20지원사령부의 WMD제거부대를 연습에 참가시키는 것도 이번 연습에 포함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이미 2-3년 전부터 적용해 온 북에서 △핵과 미사일 생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유출 △북의 정권교체 △쿠데타 등에 의한 내전상황 △북주민 봉기 △북에 있는 한국인 인질사태 △대규모 주민 탈북사태 △대규모 재해가 있을 때 한미연합군이 평시임에도 북에 침투해 핵시설 및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는 내용의 전쟁연습으로 알려진 ‘작전계획 5029’(개념개획 5029였으나 이명박 정부 때 작전계획으로 전환된 것으로 알려졌음)를 적용해 오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한·미 군사당국은 이번 연합전쟁연습에 B-52, B-2 등 전략폭격기나 핵추진항공모함 등이 참가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연습기간 한미연합해상훈련에 핵잠수함이 참가하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B-52 전폭기와 함께 잠대지 핵미사일을 적재하고 있는 공격형 잠수함이다. 4월 18일까지 이어지는 독수리 연습은 실제 한·미 무장병력이 지상·공중·해상·상륙·특수작전 등 연합·합동 야외기동훈련이고 해상종합기동훈련으로 진행된다. 한미 군당국이 방어적인 훈련이라고 했지만 연습의 성격 규모 내용으로 보아 핵선제공격을 비롯한 북침전쟁연습임을 숨길 수 없다. 또한 연습진행과정에서 어떤 돌변사태가 벌어질지도 알 수 없다. 지난해 미국은 B-52 전폭기의 잇단 출격을 비롯하여 미 본토에서 출격하여 직도에 모의탄을 투하했던 B-2 스텔스 전략폭격기(스피릿), F-22 스텔스 전투기, 로스앤젤즈급 핵추진잠수함 ‘샤이엔’호 전개, 핵항공모함 등을 잇달아 한반도에 전개시키고 있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또한 연례적인 연습이라는데 그 상투성과 북정권 붕괴목표의 집요함에 전율하게 된다. 대북고립·압살정책에 따라 자행되는 북침전쟁연습은 쉽게 기억되는 것만도 1969년 실시되었던 포커스 레티나(Focus Retina), 1971년의 프리덤 볼트(Freedom Volt)로부터 위에서 말했던 팀스피리트, 한미연합증원연습(RSOI), 오늘 키·리졸브/독수리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여름철에 실시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까지 아니 그 밖에 수 없이 감행되고 있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연례적이라기보다는 북정권 붕괴를 노린 집요한 군사적 압박이었다.


또한 방어적 연습이란 주장도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려는 거짓주장임을 까밝히지 않을 수 없다. 스톡홀롬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 각국의 국방비 지출을 보면 미국이 729조원 한국이 33조원인데 비해 북은 8조원에 불과했다. 철통같은 한미군사동맹체제 말도고 소총 한 자루 거래도 막혀 있는 이북에 비해 한국은 지난 2007년 이후 6년 동안 16조 6천921억 원의 미국 등 해외첨단무기를 도입했다(연합뉴스 2013.11.3). 전력이 터무니없이 약한 쪽에서 세계 제1의 군사패권국가와 동맹한, 그것도 국방비 4배(통계에 따라서는 60배 차이)인 상대를 침략한다는 논리가 도대체 어떻게 성립될 수 있는가.


그래서 키·리졸브/독수리 전쟁연습은 단지 이산가족상봉 때문만으로 그만둘 문제가 아니다. 물론 흩어진 가족·친척들의 만남이 화약내 풍기는 바늘방석이 아니라 마음 편하게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60년 넘게 흩어져 살아야 하는 이산가족들의 상봉사업은 단순한 헤어진 가족들의 만남을 뛰어넘는 분단의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겨레 전체의 아픔이기도 하다.


또한 이 같은 전쟁연습을 그만둘 이유로 살육과 파괴의 전쟁을 막고 평화와 안정 속에 행복을 추구하는 인류보편의 지향에 반하는, 상대를 붕괴·절멸시키려는 전쟁자체를 반대해야할 인류양심의 과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땅에서의 전쟁연습을 당장 그만두어야 할 근본이유로는 우리민족끼리 서로 총을 겨누는 동족상잔의 재현을 막아야 하는 절실함이다. 우리민족은 이미 7.4남북공동성명, 6.15공동선언 등을 통해 우리민족끼리 평화적으로 자주통일하기로 합의했고 온 세계가 이를 환영했었다. 60년 넘게 불안하게 이어오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되어야 하고 이 땅을 70년 가까이 강점하고 있는 외국군대는 지체 없이 살인무기를 가지고 제 땅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글을 마감하고 있는 이 시간 판문점에서는 참으로 오랜만에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불신과 대결이 아닌 화해와 단합, 교류협력의 길을 열어야 한다. 남과 북에서 감당하고 있는 엄청난 분단비용으로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토대에서 이질성을 해소하고 동질성을 살려 서로에게 상처 없는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시대를 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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