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연행자', "위법한 체포" 인권위 진정
"경찰 '자의적 판단'... 어깨동무하고 교가 불러도 집회"
2009년 05월 06일 (수) 14:37:38 박현범 기자 cooldog893@tongilnews.com

   
▲ 지난 4일 '노동절 및 촛불 1주년 경찰 과잉진압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강제연행 된 3명이 경찰에 의해 인권이 침해당했다고 6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지난 4일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다 경찰에 강제연행된 이들이 경찰에 의해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6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이날 진정서를 제출한 최 아무개 씨 등 3명을 포함한 6명은 지난 4일 '노동절 및 촛불 1주년 경찰 과잉진압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기자회견을 불법집회로 간주한 경찰이 주동자로 지목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들은 진정서에서 경찰이 당시 기자회견을 '발언이 정치적'이라며 불법집회로 간주한 것에 대해 "기자회견 중 발언 내용이 정치적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시위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며 "또한 기자회견 중에 구호를 1-2회 외치는 것은 통상적으로 수도 없이 이루어져 온 행위이며, 사회 상규 상 시위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기자회견이 옥외 시위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기자회견의 내용은 5월 1-2일에 일어난 경찰의 폭력 진압을 긴급하게 규탄하는 내용이었으며, 휴일인 5월 3일 직후인 5월 4일 오전에 이뤄졌다"며 '집회 허가제'를 배격하는 우리 헌법 취지에 비추어 48시간 내 신고가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에는 '집회'로서 보호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 측의 집회 해산 과정에서 위법한 행위도 있었다고 진정했다.

이들은 "서대문 경찰서 경비과장은 종결 요청과 자진 해산 권고 없이 바로 해산 명령을 내렸다"며 "이는 집시법이 규정하고 있는 해산 절차를 지키지 않은 위법한 해산이자 직권 남용이며, 따라서 뒤이어 이뤄진 체포 역시 위법한 체포"라고 밝혔다.

인권단체연석회의 배여진 활동가가 진정인으로, 서대문경찰서 경찰서장과 경비과장이 '인권침해자'로 지목돼 있는 진정서는 이날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상담센터에 접수됐다.

   
▲ 권오헌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 "집회참여는 권리다. 탄압을 중단하라!"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경찰에 항의하는 내용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인권단체연석회의, 한국진보연대, 민주노총, '이명박정권용산철거민살인진압범국민대책위'는 인권위 진정에 앞서 서울 종로구 국가인권위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자신을 비판하는 인권사회단체들의 기자회견을 진압한 것은, 이 정부의 폭력성과 억압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만행일 뿐 아니라, 자신들의 조급함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주민 변호사는 "(현행 법은) 집회의 개념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다. 어떤 것이 집회인지는 경찰이 자의적으로 판단하도록 놔두고 있다"면서 "자의적 판단해서 집회에 범위를 확장시킨다면 기자회견도 집회라고 할 수 있는 것이고, 동창회 모임에서 어깨동무하고 교가를 불러도 집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기자회견임에도 불구하고 구호를 외치거나 플랜카드를 걸면 집회로 하라는 경찰 지침이 내려왔다는 얘기도 들린다"며 "집회의 자유를 억압할 뿐만 아니라 언론의 자유도 억압하는 포괄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다. 집회의 개념을 명확하게 하고 제한적으로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4일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맡았다는 이유로 34시간 구금됐다 풀려난 인권단체연석회의 명숙 활동가는 "보수단체인 뉴라이트 계열의 여러 단체들도 기자회견을 한다. 구호도 외친다. 그런데 경찰은 한 번도 불법집회라고 얘기한 적 없다"면서 "명백한 정치적 탄압"이라고 비난했다.

박현범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8 이석기 의원을 가두고 통일을 이야기할 수 없다 양심수후원회 2019.08.15 107
307 KBS1 남북의 창 통일로 미래로(비전향 장기수 잊혀진 망향가)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8.11 276
306 1232차 민가협 목요집회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8.02 274
305 광복 74주년, 남북 사이 시급한 인도적 문제 해결 및 송환 촉구 공동 기자회견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8.01 218
304 박정상 전 민주노총 경기본부 교육선전국장 출소 환영식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7.26 219
303 7.20 이석기 전 의원 석방 대회 및 아베 규탄 대회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7.23 197
302 "지금해도 이미 늦은일, 양심수 즉각석방, 사면복권하라" 양심수후원회 2019.07.17 128
301 16차 반미월례집회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7.15 122
300 일본 자위대를 한반도에 끌어들이려는 미국 규탄 및 유엔사 해체 촉구 긴급 기자회견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7.13 144
299 1228차 민가협 목요집회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7.10 94
298 목요집회, "핵은 미국적대정책의 산물, 적대정책의 제거가 우선"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6.21 105
297 평생염원 못 보시고 가신 전쟁포로 출신 ‘2차 송환희망자’들 양심수후원회 2019.06.19 106
296 종로 탑골공원앞에서 제1225회차 민가협 목요집회가 열렸다.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6.15 84
295 미국은 6.12 북미정상회담 합의를 이행하라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6.14 95
294 슬픈 일-2차송환을 바라시던 류기진 선생님 타계 양심수후원회 2019.06.01 103
293 11년 만에 다시 열린 민족공동행사 (1)-2019년 새해맞이 연대모임에 다녀와서- 양심수후원회 2019.06.01 154
292 11년 만에 다시 열린 민족공동행사-(2) 2019년 새해맞이 연대모임에 다녀와서- 양심수후원회 2019.06.01 87
291 끝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타계한 비전향장기수 김동섭 선생 양심수후원회 2019.06.01 111
290 2019. 양심수후원회 신년하례식 양심수후원회 2019.06.01 102
289 [권오헌 송년대담] 평화번영, 통일의 길 2018년 양심수후원회 2019.06.01 116

CLOSE

회원가입 ID/PW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