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심수후원회와 옴시롱감시롱 함께하는 역사기행 ‘독립운동의 산실, 안동을 가다’ 

이종문_6.15합창단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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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역 9번 출구 역에서 8시에 출발하자고 했는데 약간 늦게 출발한 안동행 역사기행 버스는 점심식사 시간에 맞춰 안동 하회마을 입구에 있는 ‘목석원’이라는 식당에 도착하였다. 처음부터 감동을 주려는 것인가? 처음부터 역사기행인지 먹방 기행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하는 순간이었다. 안동 간고등어에 찜닭으로 푸짐한 점식으로 허기를 채우고 안동 하회마을로 들어갔다.

낙동강이 감싸 흐르는 안동 하회마을은 유네스코 국제 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소중한 우리의 유물 자산으로 보존해야 할 가치가 넘쳐나는 곳이었다. 얘기 듣던 대로 멋진 하회마을에서 기행 참가자들이 멋진 포즈의 사진을 참 많이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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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마을을 나와 도착한 곳은 병산서원이었다. 입구에서 박명자 문화관광해설사를 만났는데 자신이 미술을 전공했다는 것을 상당히(?) 강조하시는 분이셨다. 병산서원은 얘기를 들었던 대로 서원 앞은 큰 병풍을 펼쳐놓은 듯한 절벽과 낙동강이 하나로 어우러진 멋진 곳이었다. 병산서원을 배경으로 해서 뉴욕에서 오신 리미일 목사님은 생전 처음 경상도를 방문하셨다는데 사향가를 멋지게 불러주셨다. 615합창단의 이종문 단원의 남누리북누리 답가로 지나가던 관광객 중에 이종문 단원을 아는 지인을 만나는 기이한 상황도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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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면 문을 닫아야 한다고 하는데 가까스로 6시에 맞추어 도착한 곳은 초대 임시정부 국무령을 지내신 독립운동가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 임청각이다. 임청각으로 대표되는 고성 이 씨 석주 가문은 3대째 9명의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항일 명문가'로 꼽힌다고 한다. 임청각 해설해 주신 분은 자신을 소개하기를 마당을 쓰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내공이 상당하신 분이셨다. 아마도 이상룡 선생의 후손이신 것 같았다. 임청각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시고 백두대간에 정중앙에 있어 높은 기운이 있는 곳이라는 설명까지 어렵게 살아온 독립운동 후손의 삶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긍지 높게 독립운동 선대를 기억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에 해설을 듣는 기행 참가자들도 모두 흐뭇해하는 모습이었다. 특별히 이 장소를 문 닫은 시작 이후에 가까스로 볼 수 있었던 것은 광주항쟁 당시 선무방송을 하셨다는, 안동 사는 차명숙 님 로비(?) 덕분이었다. 아쉽게도 기행에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소중한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숙소로 들어가기 전 저녁식사 장소로 간 곳은 와룡가든이라는 곳인데 양심수후원회 류경완 운영위원 6촌 형님댁에서 하는 식당이었다. 정말 감칠 나고 얼큰한 잡어 매운탕에 벌써부터 뒤풀이 분위기로 접어들 뻔했다가 김혜순 회장님의 고도의(?) 테크닉에 말려 자리를 정리하고 숙소로 향하게 되었다.

숙소는 이상루라고 하는 고택이었다. 1박 2일 산행에 또 다른 경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끼 넘치는 장기자랑에 이상루에서 환상의 밤이 무르익었다. 한참의 덕담과 술이 오가고 615합창단과 김길자 운영위원이 활동하는 ‘국악단’의 장기 배틀이 시작되었다. 노래와 가무가 서로 오가며 국악단 매니저 훈철 성의 '인생은 요지경' 막춤에 615합창단의 살풀이 춤(?)... 그리고 김동원 감독님의 헤드락과 막춤까지 완전 포복절도의 순간이었다. 615합창단과 국악단의 장기 배틀은 끝을 내지 못하고(다른 여행객들의 항의와 술이 다 떨어지기도 함)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만 했다. 결국 다른 여행 참자가들이 소음을 참지 못하고 벽을 두드리는 사태(?)까지 이르렀고, 다 떨어진 술을 추렴하려 가다가 다시 돌아오기는 했지만... 하마터면 쫓겨날 뻔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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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날이 새어 아침에 일어나서 깜짝 놀란 것은 전날에 밤늦게 와서 몇 사람이나 이상루 숙소에서 자고 있었는지 몰랐는데, 우리 외에도 많은 이들이 함께 잠을 자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고 새삼 미안한 마음에 사과의 인사를 올린다. 그래도 너그럽게 다 받아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아침 8시부터 식사시간이라고 했지만 7:50부터 주인 어르신이 식사하라고 마루의 북을 두드리신다. 영화 [광해]를 찍었다는 이상루 고택 마루에 차려진 음식은 온갖 산재 약재로 만든 정성 어린 담백한 반찬들과 북엇국이 준비되어 있었다. 북엇국 두 그릇에 저녁에 마신 숙취를 해소하는데 일품이었다.


안개가 끼어있는 아침, 이상루 뒷산 길 소나무 숲 산책길은 그야말로 1박 2일 역사기행 여정의 숙소로 최고의 힐링 코스였다. 나름 빡센 일정임에도 피곤함이 싹 가시는 산책길이 이번 역사기행의 기쁨을 더해주는 순간이었다.


숙소를 나와 둘째 날 처음 간 곳은 봉정사다. 안개 낀 아침에 고즈넉한 봉정사에 들려 고려시대 단청이 남아있는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봉정사에서는 특히 가을의 정취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경치에다 봉정사 우측 위에 있는 영산암에는 바위를 뚫고 올라 온 소나무가 있는 송암당이 인상적이었다.


도산서원 입구에서 조미숙 문화관광 해설사를 만났다. 도산서원 입구에는 [추로지향비] 맹자 공자의 나라라고 예와 학문을 갖춘 이들이 사는 곳이라 하여 공자 77대손 적손 공덕성 박사가 80년에 쓴 글이라 한다. 한양에서만 보았던 과거시험을 특별히 여기 도산서원에서 도산별시로 보았다는 곳을 설명하고 있다. 선조의 특별한 퇴계 이황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도산서원 곳곳에는 퇴계 이황의 숨결과 철학이 담겨 있는데, 특별히 광명실이라는 서고에 쓰여 있는 현판 설명이 인상적이다. 광명실(서고)은 퇴계 친필로 쓰여 있는데 퇴계 이황이 다른 서원에 썼다가 사후에 다시 이곳으로 가져오게 돼서 친필의 주인을 만나는 현판을 보면서 [인연]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는 문화관광 해설사의 말이다. 도산서원이라는 현판에는 마지막 글자에 약간의 흔들림이 있다고 하는데 선조 앞에서 한석봉이 글씨를 쓰는데 거꾸로 불러 주어서 마지막 도자에 이르러 한석봉 스스로 무엇을 쓰는지 모르고 쓰다가 꺾어지는 부분이 흔들렸다는 설이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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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서원에서 퇴계 이황의 숨결을 느끼고, 역사기행의 마지막 만찬 장소인 선비촌한식당으로 옮겼다. 마지막까지 맛 기행(?)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간 고등어에 생막걸리가 일품이었다. 김애숙 회원이 즉석에서 구슬픈 상여가 한 자락을 불러 지나가던 관광객도 감탄을 금치 못한다. 615시민합창단 김태임 운영위원장의 간고등어에 대한 특별한 사랑을 갈비 뜯기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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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서울로 올라가는 여정에 안동 봉화 거쳐 영주 부석사를 들려 봉정사에 이어 또 하나의 고려의 역사를 만나게 된다. 이번 역사기행은 멀리 고려에서 근현대사 독립운동의 산실 안동까지 폭넓은 역사의 시간여행이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 건물 부석사에 내리니 영주 사과 축제를 하고, 인산인해의 가을 여행객들을 만나게 되고, 낙엽이 비처럼 내리는 멋진 가을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어느새 날씨도 흐려져 가을비가 후드득 내린다. 태백산 자락 봉황산 아래에 자리 잡은 부석사 무량수전은 깊어가는 가을에 수많은 사람들과 길고 긴 역사 시간여행의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의상대사를 모신 조사당과 지팡이가 나무 되어 자랐다는 선비화도 둘러보고 역사기행의 마지막은 마치 산행길 같은 부석사 꼭대기까지 갔다 내려왔다. 빗방울이 어느새 굵어져 서울행 갈 길을 재촉하는 듯했다. 못내 아쉬운 1박 2일의 여정이 마무리되었다.

부석사에서 일순 회원과 용준 회원이 영주 터미널로 해서 대구와 세종으로 먼저 간다 하여 인사를 나누고 사울로 출발했다. 버스로 가는 길 입담 좋은 김태엽 회원이 자신의 고향이 영주임을 자랑하며 가는 길 소수서원을 버스 안에서 설명한다. 그리고 가는 길에 의상대사가 부석사를 창건하기 위해 거쳐했다는 초암사를 설명한다. 초암사에서 소수서원으로 내려오는 죽계구곡이라는 계곡의 산세가 좋다고 하는데 나중에 확인해볼 일이다.

1박 2일 (사)양심수후원회와 옴시롱감시롱이 함께하는 역사기행은 그 어느 때보다도 모범적인 기행(한 명도 술 먹고 낙오되는 사람이 없이 일정별 시간도 정확히 지키며)을 마무리하고 서울로 올라간다. 그 와중에 ‘참새(?)’들이 어느새 챙긴 막걸리를 버스 안에서 풀었다. 독립운동의 산실 안동에서 독립운동가들의 숨결을 느끼고, 병산서원과 도산서원, 봉정사와 부석사까지 고려와 조선의 역사도 느낀 것도 모자라 간고등어, 찜닭, 매운탕까지 맛 기행도 함께하였고, 늦가을로 접어드는 가을의 경치를 마음과 눈에 가득 담을 수 있어 행복했다. 무엇보다도 길숙, 길자, 애숙 세 자매 국악단의 구성진 노래자락에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 안에서도 귓가에 노랫가락의 여운을 남기는 멋진 가을의 역사기행이었다. 오감이 행복한 1박 2일이었다.

[영상] 저세상 텐션, 지옥의 대환장 파티
(사)양심수후원회와 옴시롱감시롱이 함께 하는 역사기행 '독립운동의 산실, 안동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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