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평화와 협력의 불씨를 피워 올리자"

6.15남측위 신년 기자회견, 美 싱가포르 합의 계승·南 전면적 남북선언 이행 촉구 (전문)

 

"불과 3년 전에 합의된 북미, 남북의 약속들이 완전히 무위로 돌아가기 전에 다시 평화와 협력의 불씨를 피워올려야 한다."

6.15남측위는 14일 신년기자회견을 개최해 한반도 화해와 평화의 지평을 열기 위해 적극 행동할 것을 다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6.15남측위는 14일 신년기자회견을 개최해 한반도 화해와 평화의 지평을 열기 위해 적극 행동할 것을 다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정부의 약속 불이행이 초래한 남북관계 지체가 새해 벽두를 짓누르고 있는 가운데 민간 통일운동연대조직인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이창복)가 먼저 '한반도 화해와 평화의 지평을 열기 위해 적극 행동에 나설 것'을 다짐하고 나섰다. 

6.15남측위는 14일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 사무실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어렵게 물꼬를 텄던 북미관계정상화, 남북화해협력의 길을 다시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신임 바이든 행정부에는 "상호 안보우려 해소를 통한 관계개선은 북미갈등 해결의 유일한 해법"이라고 하면서 "2018년 북미 싱가포르 성명의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측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 약속이 3년째 이뤄지고 있는 만큼, 미국 역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제재 중단으로 화답하고, 신속하게 평화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며, "한반도의 무기증강, 군사력 증강의 무한 경쟁이 다시 불붙기 전에, 새로운 행정부가 북미 관계개선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행동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공동선언을 훼손하는 가운데 보건협력을 비롯한 제한적 분야의 협력사업만을 제안한다면 오히려 불신만을 키울 뿐"이라고 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군비증강을 멈추고 전면적인 남북공동선언 이행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군사적 갈등을 격화시킬 한미연합훈련 강행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문제와 연계하여 합리화해서는 안된다"고 하면서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을 맞추는 방향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결국 미국산 무기도입의 무한 늪에 빠지는 것인 만큼, 과감하게 그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장,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허권 한국노총 통일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창복 상임대표의장은 여는 말에서 "남북관계 이렇게 질척거리게 된 이유는 남북 양 당사자간의 신뢰가 깨졌기 때문"이라며, "북은 4.27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이 하나도 이행되지 않은 데 대해 불쾌하게 생각하고 상황을 경직되게 끌어가고 있는 만큼 당국은 더 열심히 남북문제에 대해 열의를 가지고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은 "그동안 남북이 좋은 합의를 했으나 미국이 제동을 거는 바람에 그 좋은 합의를 해놓고도 남북관계가 제자리 걸음을 하는 안타까운 지경에 처해있다"며, "역사는 전진하도록 되어 있으니 새해를 맞이하여 올해는 남북관계가 활짝 열려서 진일보하는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그 틀속에서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불가능한 약속을 했다"며, "70여년의 역사속에서 확인된 일을 또 다시 반복하겠다는 우를 범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21년 새해를 맞아 남북 노동자가 손을 맞잡고 통일의 물꼬를 트는 일을 직접 해 보겠다는 결심"이라며, "막대한 방위비분담금이나 1년 예산의 10%를 차지하는 국방예산을 노동자, 서민들을 위한 예산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권 한국노총 통일위원장은 "2021년을 반드시 남북의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하면서 남북 정상이 3년전 합의한 △상대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 중단 △종전선언과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 등을 실행하는데 주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천만 겨레앞에서 확인하고 천명한대로 우리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개척한다는 자주의 원칙, 5천년을 함께 살아온 우리 민족이 헤어져 산 70년의 적대관계를 청산해야 한다는 그 약속을 실현할 수 있도록 담대한 결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화상회의 앱인 줌(ZOOM)으로 온라인 발표를 한 원영희 한국YWCA연합회 회장과 박만규 흥사단 이사장, 김정수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는 각 단체가 올해 계획하고 있는 활동을 소개했다.

원영희 회장은 "53개 지역, 100여개의 세계 YWCA 여성들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연대와 협력을 이끌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며, 박만규 이사장은 "아직도 외세의 간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과 긍정적인 미래를 꿈꾸는 일을 멈추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정수 상임대표는 지난 1991년부터 1993년까지 일본 도쿄와 서울, 평양을 넘나들며 분단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었던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 30년을 맞아 올해 11월 개성 등에서 30년전 참가자들과 현재 활동가들이 만나 특별히 남북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대회를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6.15서울본부 대표인 조헌정 목사는 미국 로스앤젤리스에서 줌으로 연결해 며칠전 93세 노모가 코로나 감염으로 별세하셨다는 안타까운 소식과 함께 민주주의가 파괴되어 가고 있는 미국의 실상을 전하고는 "지금까지 처럼 미국에 끌려가지 말고 자주주권국으로 민족이 함께 손을 잡고 세계 평화를 위해 나아가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6.15남측위 신년 기자회견문](전문)

한반도 화해와 평화의 지평을 열기 위해 적극 행동에 나설 때입니다!

2021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지난 몇 년간 어렵사리 맺은 남북, 북미간 정상회담의 약속들이 신기루처럼 희미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미 대통령이 공언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상호 적대적 행동의 중단과 관련하여 미국 정부는 아무런 성의를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제재를 강화했습니다. 남북공동선언의 합의사항 역시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문재인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의 군비증강을 강행했습니다. 함께 맺은 약속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희미해 진 결과는 무엇입니까. 

남북연락사무소의 폭파, 그리고 북측의 국방력 강화 선언입니다. 

북미관계 정상화와 남북화해협력이 지체되는 가운데, 한반도 당사자들의 고통은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70년이 넘도록 전쟁구조가 유지됨에 따라 인적, 물적 자원들이 희생되고, 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과 민생의 위기 속에서도 화해협력보다 갈등과 대결을 위한 무기 증강이 우선시 되고 있습니다.

한반도 당사자들이 70년이 넘도록 겪고 있는 전쟁과 대결의 고통을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어렵게 물꼬를 텄던 북미관계정상화, 남북화해협력의 길을 다시 열어야 합니다. 

미국 신임 바이든 행정부는 2018년 북미 싱가포르 성명의 정신을 계승해야 합니다. 상호 안보우려 해소를 통한 관계개선은 북미갈등 해결의 유일한 해법이며, 이는 미국 전문가들도 공감하고 있는 해결책입니다. 

북측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 약속이 3년째 이뤄지고 있는 만큼, 미국 역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제재 중단으로 화답하고, 신속하게 평화협상을 시작해야 합니다. 

한반도의 무기증강, 군사력 증강의 무한 경쟁이 다시 불붙기 전에, 새로운 행정부가 북미 관계개선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행동하기를 촉구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군비증강을 멈추고 전면적인 남북공동선언 이행에 나서야 합니다. 각계시민사회에서는 남북관계의 악화가 정부의 약속 불이행에서 기인한 것임을 지적하고, 전면적인 이행을 촉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연말 연초 정부는 한미연합훈련 강행 입장, 참수작전을 염두에 둔 신속대응사단 창설 등 남북공동선언을 훼손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공동선언을 훼손하는 가운데 보건협력을 비롯한 제한적 분야의 협력사업만을 제안한다면 오히려 불신만을 키울 뿐입니다.

군사적 갈등을 격화시킬 한미연합훈련 강행을 전시작전통제권환수문제와 연계하여 합리화해서는 안됩니다.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을 맞추는 방향의 전시작전통제권환수는 결국 미국산 무기도입의 무한 늪에 빠지는 것인 만큼, 과감하게 그 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올해 우리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불과 3년 전에 합의된 북미, 남북의 약속들이 완전히 무위로 돌아가기 전에 다시 평화와 협력의 불씨를 피워올려야 합니다. 다가오는 3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은 그 첫 출발이 될 것입니다. 한미 정부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역시 남북공동선언의 실현과 남북협력의 복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향해 각계 풀뿌리 단체들의 목소리를 모아 적극 행동 해 나갈 것이며, 이를 위해 북측, 해외측과도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갈 것입니다. 


2021년 1월 14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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