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수후원회 일을 하면서

 

                              정성혜(양심수후원회 사무국장) 승인 2021.03.22 12:18

  세상을 살다보면 의도하지 않아도 물 흐르듯이 흘러 만나는 인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양심수후원회 일을 시작하기 전에 며칠 동안 잠을 못 잘 정도로 엄청나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했던 통일 사업 분야도 아니고 오랜 시간 남북관계 악화로 많이 아파했고 힘들었는데, 장기수 선생님들의 슬픔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면접 당일까지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면접 당일날 광화문에서 No아메리카 기자회견 후 끝나고 점심을 먹고 장기수 박희성 선생님과 같이 만남의 집에 오게되었습니다.

 

 60년 전 해주에서 헤어진 두돌도 안된 아들의 추억을 아직 간직하고 계시는 박희성 선생님

60년 전 해주에서 헤어진 두돌도 안된 아들의 추억을 아직 간직하고 계시는 박희성 선생님

 

그날 이전에 박종린 선생님 장례식장, 다른 장례식장에서 연달아 선생님을 뵈어서 더 친근했습니다.

 면접날 만남의 집으로 둘이 오면서 선생님의 이야기도 듣고 처음 오는 만남의 집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날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으면 쉽게 결정하지는 못 했을 것 같습니다.

  박희성 선생님은 성격이 아주 깔끔하십니다. 섬세하시고 감성적인 부분도 있으십니다. 아마 그래서 60년 전의 해주에서의 두돌도 안 된 아들과의 추억을 생생히 기억하시는 것 같습니다.

  40년 전 교도소에서 취득하신 국가공인자격증의 젊은 중년의 선생님의 사진을 보니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도네요...본적은 평북, 주민번호는 350324-1000000

 

 

 

선생님은 남쪽에 친인척이 아무도 안 계십니다. 그래서 교도소에 있을 때 아무도 면회가 안 와서 영치금도 없으니 물품 구입하는 시간은 보지도 듣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

  그런데 또 반면 남쪽에 가족과 친인척이 아무도 없으니 연좌제로 고통 받을 사람이 없으니 또 다행이라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북녘 고향에 있는 가족들은 당연히 당의 보살핌으로 잘 살고 있을거라 믿어 또 어떻게 보면 마음이 편했다고 하십니다.

  두돌이었던 선생님의 아드님이 지금 사진 속 선생님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을까요...얼마나 서로 보고 싶을지...ㅠㅠ 천륜입니다. 인간 세상에서 우리가 막을 수 없는 것입니다. 막는 자들은 하늘에서 천벌을 내릴 것입니다. (페북에 천벌세월호 이후 두번째군요 ㅎㅎ)

  그렇게 외로움 속에서 27년 감옥에서 살다 나와 보호관찰로 또 외로움 속에서 20년 동안 여관,여인숙, 월세방을 전전하며 고독하게 살으셨습니다. 그래서 그러신지 평상시에도 선생님은 방에서 혼자 계시는 시간이 많으십니다. 그게 편하시니까 그러시겠지요.

  무슨 이유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렇게 고통스럽게 할 수 있을까요

  자격증에도 나와 있듯이 선생님의 본적은 평북입니다.

  선생님의 뿌리는 북녘입니다. 남쪽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루 빨리 북으로 가셔야합니다. 북녘 고향집에서 반겨주셔야 합니다. 고통스러웠던 생의 정리와 마감은 북에서 하실 수 있게 해 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내일 당장 돌아가셔도 안 되는거나 이상할 것 아무것도 없습니다.

 

          출처 : 직접민주주의 뉴스(http://www.ddnews.io)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49 "남은 11명 비전향장기수 송환은 6.15합의사항" 양심수후원회 2021.06.15 176
448 탄핵 받아야 할 사법독선 file 양심수후원회 2021.06.13 141
447 분단체제에 맞서 물러섬이 없었던 삶, 양원진 선생 양심수후원회 2021.06.10 149
446 200인 원로, 국가보안법 폐지 선언.."21대 국회는 소명을 다하라"(전문) 양심수후원회 2021.06.02 203
445 『세기와 더불어』 출판 김승균 대표에 대한 압수수색 규탄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 양심수후원회 2021.05.29 214
444 공안탄압! 국가보안법폐지! 이정훈을 무죄석방하라! 양심수후원회 2021.05.21 140
443 [추가] 이정훈 4.27시대연구원 위원, 국보법 위반 혐의로 체포 양심수후원회 2021.05.15 379
442 국가보안법 폐지위한 사례 발표회..."분단으로 이익보는 외세 놓치지 말아야"(전문) 양심수후원회 2021.05.12 194
441 “고발합니다! 사라져라! 국가보안법” 양심수후원회 2021.05.03 167
440 노장 혁명가트리오 美대사관 시위 양심수후원회 2021.05.03 140
439 6.15남·해외[측위, 판문점선언 3주년 기념식 및 공동토론회 개최 양심수후원회 2021.04.29 185
438 8월 조국통일촉진대회 성사! 반미공동투쟁기구 건설! 양심수후원회 2021.04.26 149
437 범민련 남측본부 총회, 이태형 신임 의장 선출 양심수후원회 2021.04.08 281
436 ‘분단시대의 망명객 故 정경모 선생 추도식’ 열려 양심수후원회 2021.04.02 209
435 한 비전향장기수의 특별한 하루 양심수후원회 2021.03.26 221
434 이경진 선생을 추모하며 양심수후원회 2021.03.24 192
433 만남의집에서 ‘통일닭백숙’ 잔치 양심수후원회 2021.03.24 211
» 양심수후원회 일을 하면서 양심수후원회 2021.03.22 162
431 100개 단체, ‘국보법 폐지 국민행동’ 출범식 양심수후원회 2021.03.04 223
430 양심수후원회 제33차 정기총회, "첫째가는 큰 일 하지 못했다" 양심수후원회 2021.03.02 167

CLOSE

회원가입 ID/PW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