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시롱 감시롱

서울 성곽을 다녀와서

2009.05.29 12:53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1721

서울 성곽을 다녀와서
글쓴이 : 이성재    
  글을 쓰면 뭔가 정리가 되고 그러는데 아이들은 꼬셔야지 쓴다. 농부가 하루 날씨를 살피듯 그렇게 아들의 기분을 살피다가 지가 좋아하는 복숭아를 먹은 뒤끝에 슬쩍 과제를 밀어준다. 그것도 그냥이 아니고 물러설 수 없는 선, 권오헌 선생님의 말씀이라고 뻥을 치고서야 겨우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금세 써낸 글이 꼭 어른이 쓴 것 같다???
성재 글이 갈수록 추상화되어 가는데 서사를 멀리하고 글을 쓰니 일의 앞뒤 분간을 할 순 없지만 그래도 읽은 맛은 난다.

북악산 서울성곽에 다녀와서
저는 얼마 전 북악산에 갔었습니다.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벌써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기 시작하였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올라갔다 내려오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보다 지겹지 않았습니다. 상쾌한 공기와 멋진 나무들이 나를 사로잡았기 때문입니다. 그 기분으로 북악산 성곽을 따라가다가 ‘숙정문’이라는 성문(큰 대문과 문루)을 보았습니다. 숙정문 문루에 오르니 문화재 해설사가 자세하게 설명해주었습니다. 태조 임금 때 처음 서울 성곽을 쌓을 때는 지금 위치보다 약간 서쪽에 있었으나 연산군 때 성곽을 보수하면서 옮겨졌다고 합니다. 듣고나서 일어서보니 깜짝 놀랐습니다. 성곽이 아주 멀리까지 이어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볼수록 긴장감이 넘쳐났습니다.
길을 걷고 또 걸어서 거의 맨 위까지 올라왔습니다. 그다음, 점심을 먹었습니다. 산에서 먹는 점심은 역시 꿀맛이었습니다. 족발도 먹고 멸치도 먹고 디저트(과자)도 먹었습니다. 다 먹은 뒤 다시 내려갔습니다. 가다가 촛대바위도 보았습니다. 1920년대(일제강점기) 일본이 쇠말뚝을 박았던 곳입니다. 계단도 있었는데 너무 길고 무서워서 좀 싫증이 났습니다. 드디어 집들도 조금씩 가까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제 돌아온 것입니다. 대략 5시간 정도의 긴 시간이었습니다.
제일 마지막으로 우리가 내려온 곳이 창의문인데 한양을 둘러싼 성곽의 사대문 사이에 작은 문을 두었는데 서대문과 북대문 사이의 북소문이라고 합니다. 참 역사적인 곳이었습니다. 여기서 어른들은 소개시간을 갖고 막걸리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민지와 다인이와 나는 산에서 걸은 걸음보다 더 많이 뛰어다녔습니다.

민지와 다인이
다인이와 민지는 항상 둘이 붙어다녔답니다.
산에서도, 창의문에서도......민지는 나는 때리는데 다인이는 때리지 않았어요.
둘이 아주아주 친하나 봐요. 앞으로도 영원히 친했으면 좋겠어요.
2007-07-2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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