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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12.30자 16면) 안병길목사님 기사 발췌

2009.05.29 10:42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2012

한겨레신문(12.30자 16면) 안병길목사님 기사 발췌
글쓴이 : 노혁    
  ‘만물에 깃든 하나님’ 강조 광야교회 안병길 목사








“하늘을 둘로 쪼갤수 없듯 종교간 진리 따로 있지 않아”

올해도 서울 신정동 광야교회(담임 안병길 목사) 성탄절 예배에는 정안숙 선생 등 정토회(지도법사 법륜스님) 식구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예수님의 탄생을 경축하며, 예수께서 이루고자 했던 전쟁없는 세상, 굶는 이 없는 세상, 평화로운 대동세상을 만들어가자고 축원했다. 이를 위해 나 자신이 먼저 밝고 가벼워지고, 이웃들이 함께 행복해지도록 노력하자고 덧붙였다.

정토회의 불탄일 법회에는 안 목사가 참석해 축하의 말을 한다. 부처님의 깨달음으로 사람들은 고통의 바다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들 자신이 본래 완성된 존재라는 사실도 깨닫아 참 행복을 이룰 수 있게 했습니다. 예수가 이 땅에 오심으로, 하나님이 내 곁에 있음을 알게 돼 참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다함께 진리의 세상을 만듭시다.

광야교회와 정토회가 이렇게 서로 소통한 것은 1995년부터였다. 이현주 목사가 이끌던, 개혁적인 목회자 모임 우리신학연습회는 그해 여름 수련회때 법륜스님을 강사로 초빙했다. 회원 목회자들은 불교에선 어떻게 깨달음을 추구하는지, 그 수행방법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던 터였다. 이들은 평소 스님을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진리를 추구하는 도반으로 여겼다. 다른 게 있다면 걷는 길 뿐이라고 생각했다.

군 제대 후 뒤늦게 신학 눈떠
노동·빈민목회하며 자신 봉헌
매년 성탄절·석탄일이면
정토회 스님들과 오가며 축하

“진리는 하나입니다. 기독교의 진리, 불교의 진리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하늘을 둘로 쪼개 나눠가질 수 없듯이 진리를 쪼갤 수는 없습니다.” 안 목사는 선배 목사로부터 ‘산에서 내려와 민중과 함께 고통을 나누고 희망을 찾아가는 스님’이라고 법륜 스님을 소개받은 터였다. 이후 안 목사는 정토회의 각종 행사에 참석했다. 강연이나 인사말을 하는가 하면, 인도 불교성지순례에도 나섰고, 정토회의 생명살림운동에 앞장섰다. 요즘 그는 스스럼없이 ‘나는 정토회 목사’라고 소개하기도 한다.

“예수님이 오기 전까지 사람들은 하나님을 우리 밖에 존재하시는 분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예수 이후엔 신의 관념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예수는 이렇게 말씀하셨죠. ‘아버지께서는 내 안에 계시고, 내 안에서 일하시기에 나도 일한다.’ 제자들이 아버지 하나님을 보여달라고 하자 예수는 다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를 봤으면 아버지 하나님을 본 것이다.’ 예수 이후의 기독교는 내 안에서 하나님 곧 신성을 찾게된 것입니다.” 동학의 인내천(人乃天·사람이 곧 하늘) 사상이나 불교의 개유불성(皆有佛性·만물엔 불성이 있다) 가르침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기독교가 저지른 많은 문제는 교회가 우리 안에서 하나님을 찾지 않고 밖에서 구하도록 한 데서 비롯됐다고 안 목사는 말한다. 그들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그의 창조물을 죽이고 추방하고 억압했다. 돈을 신처럼 섬기고, 맹목적인 성장을 그분의 뜻인 양 하기도 했다. 믿고 기도하면 다 이루어준다고 하여 신을 우상화하기도 했다.

“그 분은 나무와 풀과 하다못해 굴러다니는 자동차에도 계십니다. 그 표시로 그 분은 예수님을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도록 했습니다. 예수가 인간의 몸을 입지 않았다면 그는 우리의 고통과 슬픔을 모르는, 우리와 무관한 존재이었을 겁니다. 우리의 고통을 대신 짊어지지도 못했을 겁니다.”

농사와 종교, 불교와 기독교
생명살리고 근본좇아 소통하니
육화한 예수의 가르침
인내천·개유불성과 다를바 없어

그래서 그는 내 안의 예수님, 만물 속에 깃들어 있는 하나님의 체험을 강조한다. 1987년 6월항쟁 당시 서울역에서 쫓겨 만리동 고개를 넘으면서 보았던 사람들에게서, 그들의 함성 속에서 하나님을 보았다고 했다. 쫓겨나는 철거민의 눈물에서, 애써 짓는 뇌성마비 장애아의 찌그러진 웃음 속에서 예수님을 보았다고 했다.

그가 92년부터 경기도 시흥 방산동의 한 야산 기슭의 밭을 빌려 신도들과 함께 농사를 짓는 것도 이런 체험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해동되자마자 이곳에 감자와 옥수수를 심는 것으로 한해 농사를 시작한다. 이어 양파, 마늘을 심은 뒤 5월엔 열무, 얼갈이, 대파, 고추를 파종하고 참외, 수박, 오이, 아욱 등의 여름 과일과 채소를 심는다. 6월 들어 감자, 마늘 등을 수확한 뒤 들깨를 심고 8월 여름 과일과 채소를 수확한 자리엔 김장배추, 무 등을 심는다. 11월 배추, 무를 수확할 때까지 농사는 계속된다. 그와 교회 식구들은 작물들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 과정을 지켜보며, 감자나 양파 고추 하나하나에서 하나님의 섭리를 체험한다.

농사란 생명을 살리는 근본이고, 종교란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니 농사와 종교는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생명을 살리는 것이니 농약을 치거나 화학비료를 쓸 수 없다. 이웃 돼지농장에서 걷어온 돼지똥을 1년간 썩혀 퇴비로 쓰고, 벌레는 손으로 떼어낸다. “신도들은 가끔 이렇게 말하곤 하지요. 아이쿠, 저기에도 하나님이 계시네요. 그들이 가리키는 곳에는 하얀 감자꽃이 바람에 흔들리거나 풋고추가 햇빛에 반짝입니다.”

그는 군대를 제대한 뒤 불현듯 신학을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겨, 27살에 뒤늦게 감리교 총회신학대에 입학했다. 88년 신학연구원을 졸업한 뒤 그는 부평에서 노동목회를 시작했다가 91년 신정동 달동네, 일명 칼산에서 빈민목회를 시작했다. 헌금으로는 교회 운영비도 충당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예수님을 팔아서’ 교회를 꾸려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택시운전을 시작했다. 3일씩 주야간 2교대였던 터라 목회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지금은 체육관 차로 바꿔, 일주일에 5일씩 오후2시부터 밤9시까지 운행한다.

그는 차를 몰 때마다 이렇게 기도한다. “이 몸을 통해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수태를 고지한 천사에게 성모 마리아가 했다는 말이다. 처음에 마리아는 기겁했다. “당신은 곧 아들을 낳을 것이니, 예수라 이름하세요.” “어찌 처녀의 몸으로 아기를 잉태할 수 있습니까.” 그러나 마리아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천사의 말에 이렇게 답했다.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안 목사는 이 기도를 통해 ‘나의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빈다. 하나님이 십자가를 진 예수를 보며 했다는 말이다.

곽병찬 기자 chankb@hani.co.kr


2004-12-3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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