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시롱 감시롱

낙성대의 설풍경

2009.05.29 13:02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2088

낙성대의 설풍경
글쓴이 : 헤수니    
 
우리가 안들어오니 오만잡것들이 다 다녀갔군요. 후후~~~


낙성대의 설풍경

작년 추석이었다. 문상봉 선생님이 혼자 계신다기에 우리 가족이 추석날 점심을 챙겨드리기로 했는데 선생님들의 점심식사는 12시란다. 아침 일찍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다녀오는 길로 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향하는데 11시 30분쯤 조순덕 전 민가협 상임의장(이하 순덕 언니)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선생님이 혼자서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시며 언제 오냐고 전화가 왔다는 거였다. 맘은 급하고 시간은 맘보다 더 빨리 흘러가고......

가자마자 부엌으로 가서 가져간 음식으로 부리나케 상을 차려 선생님들과 점심을 해결하니 드디어 임무완료(마침 영식 선생님도 돌아와 계셨음)~~~볕이 좋은 낙성대 마당에 나가 바람도 쐬고 김영식 선생님이 오전에 주워온 밤을 상 위에다 쏟아놓고 좋은 놈만 고르고 쬠 썩은 것은 즉석에서 깍아서 사이좋게 나눠먹고...선생님이 만드신 한과도 맛있게 먹고 뒤늦게 합류한 성용 오빠네 가족과 행복한 추석날을 보냈던 기억이 새롭다. 그날 선생님들이 얼마나 즐거워하시고 우리에게 맛있는 걸 많이 주셨는지 햇밤은 물론이고 과일이며 잣까지 이것저것 챙겨주셔서 고향마을에 다녀온 듯하였다.

이번 설도 지난 추석과 다름없이 낙성대에 혼자 계시게 된 선생님께 세배를 가기로 했다. 당일날은 김호현 부회장님(이하 호현 오빠)이 아침에 떡국과 갈비 등을 공수하시고 다행히 재일동포 리정애 씨가 있어서 선생님의 외로움을 한껏 달래주었다 한다. 이튿날 점심이 우리 식구들 당번이다. 아침부터 함께 세배갈 사람들을 전화로 챙기고 나니 식구들과 함께 움직여서는 점심 때를 못맞추겠다 싶어 혼자서 차를 끌고 먼저 갔다.

딩동~~ 초인종을 누르니 아니, 반가운 순덕이 언니가 먼저 와 있는 것이다. 혼자서 어설프게 상을 볼 생각을 하니 좀 수산스러웠는데 얼마나 든든하던지.... 시래기된장국도 끓이고 조기도 굽고 나물이며 부침을 놓으니 한 상이 거나하게 차려졌다. 때맞춰 호현 오빠가 복분자주를 가지고 오고 권오헌 선생님도 합류하시고 마침 계셨던 강담 선생님과 리정애씨까지 상보다 더 푸짐한 식구들이 모였다. 이제 좀 설답다.

먼저 선생님들께 세배를 올리고 덕담을 들었다. 선거 패배와 연로하신 선생님들을 고향에 보내드리지 못한 죄송스런 마음을 전하고 새해에 건강하시고 더 열심히 하겠노라 호현 오빠가 대표로 덕담을 올리고 식사를 시작하였다. 식사 중간쯤 민노당 동작구 당원들이 낙성대에 인사차 들러서 합석을 하니 금세 식구가 두 배로 늘어났다. 중앙당 이승훈 씨와 동작구내 자민통위원들 6명이 참석하였는데 민노당의 현실이 너무나 부끄러워 이런 어려운 시절에 어르신들의 말씀을 듣고 싶어 왔다는 거였다. 강담 선생님과 권 회장님의 따끔한 질타와 귀한 말씀이 있으셨다. 분단된 국가에서 통일은 최고의 가치여야 한다고...비상위의 혁신안이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잃지 말고 가야할 가치가 무엇인가...민노당이 이상한 혁신안을 내놓자 민심이 더 차갑게 민노당을 바라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설이라서, 더욱 더 가족이 그립고 그 그리움이 너무 깊어 낙성대로 오게 되었다는 강담 선생님께서 금강산 자락에서 아이들 세수 시키던 이야기며 가족에 얽힌 이야기를 맘껏 하셨다. 우리가 아이들이 한 행동을 이야기하며 즐거워하듯 선생님 또한 그러하셨다. 한눈에 알아볼 정도로 건강이 회복되신 문상봉 선생님이 잘 드시고 힘들게나마 말씀도 좀 하셔서 더욱 좋았다. 매운 김치찌개까지 장정처럼 드시는 걸 보니 식욕이 곧 건강함의 징표라 여겨졌다.

3시쯤엔 현부씨와 지희가 오고, 북한산 가려다가 호출에 관악산으로 급변경하여 낙성대로 내려오신 안목사님, 이현근 선생과 성재까지 합류해서 거나한 설 잔치는 흥을 돋다가 6시가 다돼서야 뒷정리를 하고 굳이 떡국을 대접하겠다는 호현 오빠 땜에 모두다 오빠네 집으로 옮겨 자리가 저녁까지 이어졌다.

점심차리던 틈틈이 여러 사람 손을 타는 낙성대 냉장고를 말끔하게 정리하신 순덕 언니가 무지 빛나 보였고, 상차림 심부름에 전라도에 시집온 서울 색시처럼 말귀를 빨리 알아듣지 못하면서도 바지런히 상을 놓던 재일동포 정애 씨가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하여 더욱 신이났다. 어둑해질무렵 마지막 정리를 하는데 남은 복분자없냐며 부엌으로 참견오신 문상봉 선생님 말씀, 모레 모성용이가 온다했는데 술 없냐고......그렇게 낼로모레로 바톤은 이어지며 하루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그날 늦게 호현 오빠네서 떡국 먹고 길을 나서는데 마알간 하늘에서 눈발이 선물처럼 내리고 있었다.

김영식 선생님, 선생님이 만드신 한과 대 식구가 모여서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저희가 다 먹고 왔어요. 쥐송!!!
2008-02-1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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