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김경선님의 편지

2017.07.06 17:15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246

후원회 소식지 너무나 반갑게 잘 받았습니다.

잊지 않으시고 월말이면 소리 없이 도착하는, 저에게 힘이 되어주는 소식지입니다.

후원회 동지들 또한 전국에 계신 양심수 동지들 그동안 무탈하게 지내셨는지요?

대전교도소에 있는 김경선입니다. 너무나 반갑다는 인사드립니다.

이제 구속된지 1년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2개월이 남아있습니다. 앞으로 더 계셔야 하는 분들 생각하면 가슴이 시려 옵니다. 이번 8.15에는 모든 분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었습니다. 가뭄이 너무 심해 더위가 한층 더 심한 것 같습니다. 비가 찔끔 오면 그나마 더위가 좀 나아져서, 비가 오길 기대합니다. 가뭄이라 문득 초등학교 6학년 때가 떠오릅니다. 아버지께서 남의 논을 선대로 농사 지으셨던 때인데 모내기 하시고 비가 안와 관정으로 밤새 지하수를 논에 대시던 기억이 나네요. 아버지 식사를 어머니 심부름으로 논에까지 갖다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벌써 32년 전의 일이었는데 요즈음엔 1020대 때 살아왔던 기억들이 꿈에나 사색을 하면 떠오르곤 합니다.

아버지를 생각하면 한 평의 땅도 없으셨고 막노동으로 가족의 생계를 이어오셨던 무산계급의 삶을 살아오신 분이십니다. 어렸을 때도 아버지의 손을 보면 왜이리 투박하고 거치셨던지 더욱 효도하지 못해 죄송할 따름입니다.

 

이제 저도 두 아들의 아버지가 된 지금 아버지답게 가족을 책임져야 합니다.

7개월 때 헤어졌던 둘째 아들이 이제 19개월이 되네요. 며칠 전 접견 때와서 헤어질 때 손을 잘 흔들어주고 사랑한다는 하트 모양을 손으로 만들면 따라서 사랑한다고 하는 모습에 아들에게 너무나 미안해졌습니다. 큰 아들하고는 접견 시간 때 가위바위보 놀이도 잠깐하고 놀아줬습니다. 이제 아들들이 52살이 되었는데 둘째 놈은 아빠란 존재를 아직 모르고 있으니 밖에 나가면 많이 놀아주고 이뻐해 줘야겠습니다.

 

얼마전 <역사는 한 번도 나를 비켜가지 않았다>란 비전향 장기수 선생님의 회고록을 읽었습니다. 선생님 성함을 잊어버렸습니다. ㅋㅋㅋ. 이 곳에 있으니 왜 이리 기억력이 떨어지나 모르겠어요. 어떨 땐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최근의 일이 자주 잊어버리는데 꿈이나 사색할 땐 몇십년 전의 일이 갑자기 떠오릅니다. 밖에 있을 때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말입니다.

 

선생님의 회고록을 읽고 아~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이렇게 살아 오셨을까 싶었습니다.

한 생을 바치신다는 것이 말로써는 설명이 안 될 거 같은데 제가 너무나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선생님께서 마지막으로 이 곳 대전교도소에서 생활하시고 만 35년만인 91년도에 나가셨고 나머지 선생님들도 93년도에 전부 나가셨다는 사실을 다른 책에서 본 기억이 나네요.

제가 있는 곳이 16사인데 선생님들께서 기거하셨던 곳이 18사라고 들었습니다. 18사 앞을 지날 때면 가슴이 숙연해집니다. 선생님들의 자취가 묻어있고 아직도 선생님들의 신념이 이 곳 대전교도소에 남아있다고 확신합니다.

요즈음 우리 민주노총에서 앞장서 사회적총파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줌도 안되는 보수수구세력들이 말도 안되는 불법운운하며 본질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최근 바뀐 대통령으로 인해 분위기 좋고 다 바뀐 것처럼 인식하고 있는데 현재 다들 아시다시피 바뀐 것은 없다고 봅니다.

지난 노무현정부 때도 2003년 제가 소속되어 있는 화물연대가 정부와 5.15노정합의를 했는데 그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에 순방중이었고 고건 국무총리의 책임 하에 합의한 것을 미국 다녀와서 엎어버렸던 사실이 있었고 우연의 일치인가 지금도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에 가 있는 상황입니다.

한상균 위원장님 말씀처럼 징기스칸처럼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는 말씀 지난 시절의 교훈이 답을 해 준다고 믿습니다. 다시는 두 번 속지 말자, 우리 권리는 우리가 찾자, 감옥에 온 여러 동지들의 서신을 보며 조금이나마 서로에게 격려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글 표현이 부족하다보니 앞뒤가 안 맞고 부족해도 넓게 이해 부탁드립니다.

올 여름도 모든 분들 건강하게 잘 보내시길 기원 드립니다.

소망은 이 번 8.15에 모든 분들 나오셨으면 합니다.

끝으로, 대전에 계신 한준혜, 최민 동지께 안부인사드립니다.

모든 분들 건강하시고 다음에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2017629

대전교도소에서 김경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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