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김기종 님의 편지

2017.10.22 22:16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354

한가위 성묘를 통해서라도 '아버님'을 찾아뵙고 싶은데-

 

오늘은 여러분들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합니다.

제 아버님께서 지난 914일 별세하신 것을.

그런데 장남(6대종손)인 저는 대구교도소에서 "전쟁훈련중단"을 요구하며 농성인 탓, 그것도 의문스런 경과로 아버님 모시지 못했습니다. 어머님의 결정(?)으로 동생들이 아무런 연락을 취하지 않은 것입니다. 왜일까요? 아무래도 당국의 개입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리마당'1980년대 유일한 문화운동집단으로, 1983년 민주화 열기와 함께 419,518의 추모문화제를 해마다 주관하였고 나아가 이한열 열사 운구행렬을 비롯 수많은 민중민주열사들의 장례를 준비 집행했는데, 막상 아버님의 사시는 길을 제가 모시지 못한 것입니다. 너무 어이없고 억울합니다.

이렇게 편지 쓰는 것은, 작은 소식도 12일이 지난 26일에야 접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다가오는 한가위에라도 아버님 산소를 찾아보고픈 마음입니다.

왜냐면 '우리마다'마당지기로서 휴일없는 저였지만, 종손인 관계로 설날, 추석에는 꼬박 성묘를 다닌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입니다. 즉 성묘하면서 조상 어르신들께 활동의 어려움을 토로하도록 아버님께서 지도하셨고, 이를 통해 커다란 용기를 가질 수가 있었습니다.

 

제가 '언양 '로서, 의병장 김덕령의 후손임을 일깨워 주시면서, 어려움을 뛰어넘는 앞날의 설계를 요구하셨습니다. 그 결과 4형제 맞이로서의 책임감도 배가되었으며, 성장기의 학교생활에서는 반장(실장)을 맡아 벗들에 대한 배려와 책임감을 더욱 갖게 되었고, 자연스러이 '사회정의' 수립에 대한 꿈을 남달리 간직할 수가 있게 됩니다.

서울법대 진학과 고시합격의 꿈을 아버님께 약속드렸고, 이를 달성하려는 저의 고집과 맞 거래 된 결과가 '우리마당'입니다. 새삼스럽게 떠오르는 1988, 2010년의 한가위성묘를 여러분들께 소개드리면서 성사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2017년의 한가위 성묘를 꿈꿔봅니다.

 

1988817, '우리마당'에 보안사 부대원(HID)4명이 습격을 하였고, 언론의 요란한 보도가 이어집니다. 또한 정치권에서 평민당은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국회등원 거부합니다. (유신이후 중단된 국정감사 부활을 핑계로 출석함)

'우리마당'본부는 사고의 아픔에도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성명서 발표(매달 25일 예술분과별, 12월에 취합되어 민예총 발기인 중심이 됨)와 함께 단독 올림픽개최를 반대하며 '통일문화큰잔치'(의장 문익환, 99-23)진행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성묘를 했던 저에게 아버님은 무척 소중한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어렸을 적 집안의 옛 조상으로 '광주 충장로' 김덕령 할아버지의 단순한 자랑에서, 이제는 기구한 삶을 보다 구체적으로 알려주신 것입니다.

임진왜란 때 한양을 버리고 떠난 못된 임금 선조가 민란(이덕홍란) 발생을 핑계로, 전국의 의병대장으로 임명하고서도 고문으로 옥사시킨 지난역사를 소상히 말씀해주시면서, 지금 당장은 당국에서 오해했을지라도 꿋꿋하게 실천하라고- 심지어는 제가 고시를 합격하려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냐고 반문하시면서, 고시에 대한 저의 포기를 인정치 않았습니다. (1992'남북기본합의서'와 함께 개교한 '통일정책대학원'이 사법연수원과 같은 곳이라며 엄청난 입학금, 등록금 지원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201077'독도'문제로 일본대사 시게이에 도시노리에게 돌멩이를 투척 구속되었지만, 830일 집행유예로(징역2, 집유3)석방된 덕분에 한가위 성묘가 가능했습니다. 당시 경술국치 백년을 맞아, 우리의 자존심 독도의 교과서 수록에 대해 면담을 요청하였지만, 계속 무응답이었습니다. 그 와중에서 사건 발생 되던날 MBC9시뉴스에서 생생하게 전해 주었고, 동아일보는 다음날 4(1, 사회면, 정치면, 사설)에 걸쳐 대서특필하였는데 3일째부터는 보도가 사라집니다.

또한 대다수 시민단체의 창립회원인 제가 구속되었음에도 단체를 소식지에는 언급되지 않고, 심지어 '독도관련단체'들도 접견은 오지만 확대되는 투쟁을 꺼려했습니다. 일본정보당국의 개입 때문에 그렇게 되었을까요?

 

이 같은 번민이 있었지만, 아버님께서는 언론보도위해 한일이 아님을 새삼 깨우쳐 주셨습니다. 1596년 억울하게 옥사 당하신 16대 할아버지 김덕령장군의 삶을 소중하게 되새기라는 말씀이 더욱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그리고 나이 50을 훌쩍 넘긴 것을 지적하시면서, 고시는 포기하더라도 결혼은 해야 한다고 나무라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저의 답변은 당신의 후원과 함께 2005-7년 개성공단에 나무 심던 약속처럼, 南男北女가 성사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는 다짐으로 끝났는데-.

 

아무튼 2년 전부터 저는 한가위 성묘를 못하게 됩니다.

2015 35'전쟁훈련중단'을 외치며 진행된, 세종회관에서의 미국대사 마크 리퍼트와의 몸 싸음 때문이었습니다.

광복 70주년을 맞는 2015년에, 지난 1990년대 '팀스프리트'훈련처럼 '키리졸브'훈련의 축소.중단을 요청한 면담에 묵묵부답이었던 마크 리퍼트가 민화협 행사장에 나타난 것입니다. 순간 당황했고, 심지어 팔을 흔들며 거들먹거리는 그의 몸짓에 흥분되었습니다.

결국 32일 시작된 훈련 심각성에 대해 1인 시위를 준비했던 저는, 현수막 제거용도의 과도를 구호를 외치면서 우발적으로 휘두르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두 사람 모두 병원으로-.

그러나 7일 만에 퇴원한 마크리조트와 201611월까지 휠체어에 의존하며 회복해야했던 저를 비교하면-.

일단 여러분들도 짐작하신 바처럼 청와대 우병우사단의 개입으로, 다른 사건 병합하여 15년 구형에 12년 판결로-.

이에 따라 2015, 2016년 한가위 성묘는 서울구치소 농성에 아버님 말씀 없이 마음으로 진행하며 실천을 되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14일 작고하셨으니, 당신의 말씀은커녕 마지막 얼굴도 못 뵈고, 가시는 길도 함께 못한 제 심정은-.

 

일단 104일 한가위에 아버님의 산소라도 찿아서 저 세상의 당신 목소리라도 가까이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전쟁연습하는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고, 북에 대화의 재개와 함께 평화협정 체결하여 평화통일의 꿈이 성취되어야 함을 여쭈겠습니다. (이를 위해 북미 대화를 위한, 대북특사로 제가 실천 할 수 있음도 지도받고 싶습니다.)

아무튼 편지를 쓰는 지금의 심정은 민족통일 역사를 위해 김덕령 장군님처럼 옥사하는 바램도 가져봅니다. 오래된 질병과 함께 사고당시 부상 등의 허약한 몸을 가졌으니 무망한 꿈도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2017년 한가위 성묘를 설계하며

2017(4350)930일 김기종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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