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수후원회 동지들께 드립니다.

옥창 밖으로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습니다.

아마 이 비가 끝나고 나면 서리가 내리고 곧 동장군이 몰려올 테지요. 

저는 작년 이맘때 구속되었고 꼭 1년 만인 사계절을 한 바퀴 돌고 출감케 되었습니다.

미결감에서 1심 2심 재판만 하였고 3심인 상고심에 올라가서도 재판이 끝나지 않아 <만기 형 집행정지>로 11월 20일 날 밖에 나가서 계속 재판을 다투게 되었습니다.

맥아더 동상은 미국의 신식민지배의 표상이며 맥아더는 이 땅의 분단 원흉 중 한 사람입니다. 

세계에서 외국인 동상을 세워놓고 마치 국조(國祖)라도 되는 양 우상 숭배하는 국가는 남코리아뿐입니다. 

맥아더 동상이 이 땅에 버티고 있는 한 우리 민족의 자존심은 전당포에 저당 잡혀 놓고 사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 우상을 철거하고 <평화협정체결>, <내정간섭반대>, <신식민지배체제청산> 요구 화형식을 하였다 하여 미국 소유인 맥아더 동상을 <특수공용물손상>과 <집시법위반>으로 1년 동안 실형을 살라는 것은 한국이 미국의 식민지 체제임을 스스로 고백하고 나서는 모습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마치, 항미투쟁을 하면 용의 역린을 건드리는 것처럼 <화다닥> 놀라 자빠지는 한국의 사법부는 민족의식으로 개과천선 하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종미 부역자의 오명을 영원히 씻지 못할 것입니다. 

오늘 이 편지가 출감으로 인하여 마지막으로 쓰는 편지입니다. 

구속 수감되어 있는 기간 동안 보살펴주신 양심수후원회의 권오헌 이사장님과 김혜순 회장님 외 지원하고 지지해주신 회원 동지들께 오체투지 삼가 엎드려 감사절 드립니다.

분단 75년(2019년 11월 11일)
인천감옥에서 리적(이만적) 절

※ 평화행동목자단 이적 목사님은 11월 19일(화) 오전 0시에 만기 출소하셨습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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