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한준혜 님의 편지

2018.02.02 16:01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329

<민가협양심수후원회>에게

안녕하세요? 한준혜입니다.

2018년 자주통일의 흥겨운 소식들이 줄지어 들려와서 마음이 훈훈합니다.

이런 훈훈한 정세에 이곳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출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출소인사에 앞서 지난 민가협소식지에 대구교도소 김덕용님의 편지를 읽고 많이 속상했습니다. 두달전 일이라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도 궁금합니다.

교도소의 비열한 행위에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김덕용님의 말씀데로 그건 고문행위입니다. 말도 안되는 대구교도소 만행에 대해 제가 할수 있는일이 없어서 마음만 안타까웠습니다. 그나마 소식지 받고 다음날 공안담당자 상담이 있어서 상담 시작부터 대구교도소 만행에 대해 제기 했습니다. 기록에 적시해서 상급에 보고하라고 했는데 그것말고는 할수있는게 없어서 한동안 마음만 무거웠습니다. 부디 잘 해결되었길 바랍니다. 저도 최근 몰지각한 교도관 때문에 항의차 단식을 했습니다. 수감자가 개.돼지가 아닌 사람이란 것을 확인시켜 주기기 위해서 했습니다. 사건은 아주 단순해서 이렇게까지는 일이 커질거라 생각 못했습니다. 일요일에 배식된 수제비에 썩은감자가 통으로 들어 있었고 한그릇에 담긴 감자가 다 썩어 있어서 썩은 감자와 민원서를 담당직원에게 제출했는데 실수고 그럴수 있다며 자기생각을 강요하면서 접수를 하지 않아 실랑이 끝에 싸움으로 번졌습니다. 교도소니 썩은감자로 음식만들어도 별문제 없다는 태도에 격분해서, 배식때 썩은감자를 먹어도 되는 개.돼지가 아니다 식사거부한다고 외치고 단식을 했습니다. 이틀만에 끝났지만 여전히 문제를 일으킨 교도관은 억울해 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여사계장과 공안주임 상담에서 식재료징수강화와 문제를 일으킨 교도관 지도와 직원교육 책임성있게 진행하기로 하고 마무리 지었습니다.

결과야 마무리되었지만 문제를 일으킨 교도관하고의 불편한 관계 그리고 이곳에서 싸움은 모든 감정과 에너지를 쏟아버리니 몸이 방전되고 일상생활의 리듬도 깨져 여러 가지로 유익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저도 출소를 앞두고 봉변을 당하다보니 대구교도소 만행으로 김덕용님이 얼마나 고통을 받았을까 마음이 쓰립니다. 교도소에서의 처우개선 싸움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인 듯 합니다. 사람과 장소가 바뀌면 다시 시작해야 하니 말입니다.

그나마 저는 1년을 대전교도소 17호실서 쭉지냈지만 최근에 사람이 바뀌어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더군요.

 

작년 이맘때 대전교도소에 왔을 때 양심수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생각이 많았습니다. 수년간 교도소에서 신념을 지켜온 선배님들의 삶에 누가 되지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참 막연했습니다. 민가협소식지를 통해 먼저 오신 양심수 선배님들의 편지속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야할지 많이 배웠습니다. 몰랐던것도 알게되고 그래서 교도소에서 좀더 주체적으로 살수 있었습니다.

<감옥에서 온 편지>가 저에게는 감옥에서 생활하는 교과서 같았습니다.

안동 전식렬님의 과밀수용, 가석방에 대한 깊이있는 글은 참 도움이 많이 돼서 교도관앞에서 아는척도 많이 했고, 김덕용님의 투지력을 보면서 용기를 얻었습니다. 김경용님의 문학적 깊이로 감성도 생기고 신언택님의 정세해설도 참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이용섭기자님의 깊이있는 정세분석은 세상보는 눈을 넓힐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김홍렬님의 서예는 단조로운 이곳 생활에 참신함으로 다가 왔습니다.^^

비록 얼굴조차 알지 못하지만 외롭지 않고 든든했습니다.

양심수로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주신 전국의 양심수분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모두 건강하십시오. 그리고, 대전교도소에 함께 있는 홍만기님에게도 이 편지를 통해 안부인사 드립니다.

 

그리고, 민가협양심수후원회에 뜨겁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양심수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너무나 소중한 단체이기에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아버지같은 존재였습니다.

 

이곳에서 많은 것을 얻고 많은 것을 배우고 24일 출소해서 자주통일을 위해 용감히 싸우겠습니다.!

 

올해 전국의 양심수분들과 함께 투쟁의 현장에서 만나길 간절히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2018.1.24.

한준혜 드림.


*이곳 생활의 모습을 담고 싶어 재능없는 솜씨로 흉내를 내보았습니다.

민가협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어서 보냅니다.ㅎㅎㅎ ^^



한준혜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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