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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의 동지 찾아서

2016.03.02 12:04

안병길 조회 수:9201

감옥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게 아닌 그와 정반대이다. 적으면 적을수록 그 사회는 살아가기가 견딜만 하고 살만하다는 얘기다. 감옥에 갇혀있는 이들이 적을수록 사회정의가 잘 다디어진 사회라는 얘기. 감옥이 어디인가? 집권세력이나 정권을 잡은 이들이 풀어야 할 문제와 숙제를 못푸니까 제 편하려고 가둔 곳이다. 소위 잡범이라고 하는 이들까지 그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임은 틀림없다. 우리가 살고있는 남쪽나라는 국가의 정통성은 아주 빼어난 일제국주의 식민지시대 빼앗긴 조국을 되찾으려는 항일독립운동에서 출발하고 있다. 하지만 정권, 권력의 정통성은 이승만을 내세워 대한민국단독 정부를 세울 때부터 없었다. 일제를 대신하여 미제국주의에 빌붙어 기생하려 악덕 친일 경찰 노덕술을 비롯 친일분자들을 단죄는커녕 고스란히 요직에 앉히면서 이 나라의 민족 정통성은 사라졌다. 감옥에 있는 동지를 찾아 전주를 찾았다. 첫날 고백교회 이강실 목사님과 우연찮게 전주에 와있는 울산의 박찬영씨와 겨레 하나 방용승씨가 함께 해주어 이종화 시인하여 다섯이 첫날 홍순석님을 찾았다. 순석씨는 나를 보고 나이가 더 많은 줄 알았단다. 울산의 찬영씨와 순석씨는 서로 아는 사이여서 자기들끼리 더 많은 얘기를 나눈다. 면회 뒤에 남문시장 근처 광장으로 갔다. 전주남문광장에는 위안부 소녀상, 중고생들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모임, 세월호 진실규명 위원회 등 우리나라 현재의 아픔이 모두 모여있었다. 광장에 앉아 촛불 켜고 시국에 대한 논의를 하는데, 전북대 교수였던 이석연 노인(80)혁명을 해야 한다 하시며 노구를 이끄시고 늘 함께 하신단다. 저녁 잠은 후원회원 서운숙님 댁에서 몸을 쉬고 다음날 소위 왕재산사건 이상관씨를 찾았다. 7월이면 출소하신다는 그니의 말씀에 미안하지만 세월은 가고 흐르고 있음이 분명한데 이 세월은 어느 방향으로 흐르게 할지 우리가 선택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 민족의 앞날을 위하여, 우리의 후손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줄 것인지 고민하고 결단해야지, 전주는 어떤 곳인가? “외세 척결, 제폭구민을 기치로 동학혁명 농민군이 전주성을 점령하고, 접주 김개남이 처형된 장소가 여기다. 외세에 빌 붙어 청나라 군대를 끌어들여 제 나라 동학농민군을 죽였던 명성황후?’ 마지막 일본군을 끌어 들여다 공주 우금치에서 몰살을 시킨 게 이 나라 조선의 정부였다. 이 땅의 권력은 이렇게 정통성이 없다. 시방은 미제국이다. 이틀에 걸쳐 면회 마치고 열차에 오르니 이종화 시인이 시 한편 보내왔다. ‘성님, 늘 가시는 길이 평안하시길 소망합니다.’ 라며,

겨울 들녘에 서다/ 사실 빈들이 아니더이다. 어설푸게 들어선 것들에 잠시 눈이 팔렸을 뿐, 이 깊은 겨울 작은 박새 몇 마리, 산사 뜰악에 나와, 비비새 비비새 총총총, 엷은 햇살을 쪼기도 하고, 들판 눈밭에선, 하아얀 냉기를 헤치며, 당당하게 당당하게 보리들이 자라고 있더이다, 그 머리위로 까치 몇 마리, 적박한 내 영혼을 깨우고, 지난 여름 서스런 별빛 저물도록, 둥그렇게 속살 불리던, 아름 아름, 빈나무들은, 소옥-속 천년을 꿈꾸고 있더이다, 이 깊은 겨울날에도, 전주 세월호 남문 농성장에서, 청공 이종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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