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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경찰, 집회사진 채증해 수만명 ‘DB 관리’

2011.07.19 11:12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16927

2001년부터 사진 찍어 ‘영상판독 시스템’에 입력
최근 5년간 2만3천여명 인권단체 “정보인권 침해”

경찰이 2001년부터 집회·시위 참가자의 사진을 찍어 ‘영상판독 시스템’에 입력해 관리해왔으며, 이렇게 모은 사진이 적어도 2만3000여명분에 이르는 것으로 18일 밝혀졌다. 경찰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집회나 시위 현장에서 사진 찍힌 사람들의 신원을 신속하게 파악한 뒤 경찰에 출석하라는 요구서를 보내왔다.

민주당 최규식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경찰은 영상판독 시스템을 구축한 뒤 집회·시위 현장에서 촬영한 참가자의 사진을 2001년부터 체계적으로 입력하고 관리해왔다. 이렇게 입력된 판독 대상자는 2005년부터 지난해 8월 말까지 5년 반 동안 모두 2만3698명이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5월 수만명이 참여한 반값 등록금 집회를 경찰이 불법으로 규정했던 만큼, 수천명의 사진이 추가로 입력됐을 것으로 보인다. 2001~2004년 사이 입력된 자료의 규모는 경찰청이 밝히지 않았다.

영상판독 시스템엔 판독 대상자의 사진과 함께 집회 이름·일시·장소·참가인원·불법행위 내용 등이 입력돼 있고, 두발과 체형은 물론 옷차림까지도 포함돼 있다. 이 시스템은 경찰청 정보1과가 관리한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영상판독을 주로 ‘사람’이 한다고 밝혔다. 각 경찰서의 채증담당 경찰이 현장에서 사진을 찍은 뒤 그 자료를 영상판독 시스템에 입력하면, 내부 전산망을 통해 경찰청·지방청 18명과 전국 경찰서 247명의 조회권자가 그 사진을 판독하고, 알 만한 경찰관에게 사진을 보여줘 1차로 신원을 파악한다는 것이다. 이어서 채증 사진과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사진 등을 대조해 최종 신원을 확정한 뒤, 주소지를 파악하고 관할 경찰서로 내려보내 수사에 착수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시민단체들은 경찰이 집회·시위 참가자의 사진을 대량으로 모아서 판독하는 것은 정보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 간사는 “경찰이 시스템 운영에 대한 뚜렷한 법적 근거도 없이 수사를 명목으로 개인정보를 집적해 놓고 내사 단계에서부터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신분증 사진과 무분별하게 대조해 보고 있다”며 “경찰이 시스템에 등록돼 있는 개인정보의 열람·정정·삭제를 청구할 수 있는 방법도 제한해 개인정보 주체의 권리를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지난 1일 시스템에 입력된 대상자 수, 입력 기준, 절차, 기소현황 등에 대해 경찰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으나, 경찰은 “공개될 경우 (경찰의)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한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8801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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