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자작나무)박지연씨와 어머님은 처절하게 또 하루를 넘겼습니다 
 
또 하루 밤의 고비를 넘겼습니다.

고통에 자지러진 지연씨에게는 처방된 수면제로 인한 수면만이 그 고통에서 잠시 잊게 해줄 뿐 아무것도 그 고통을 덜어주지 못합니다.

그런 지연 씨에게 아무것도 해줄 것 없는 엄마는 울고 또 울고 눈물과 함께 가슴 찢어지는 신음만을 꺼억 꺼억 내뱉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보다 강할까요
그래서 우리는 지연씨의 고통을 엄마가 고스란히 감당하게 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행되는 자본의 횡포 앞에서는 어머니조차 절대강자가 될 수 없습니다.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하여 저토록 외로움과 처참함에 빠진 지연씨 어머니에게 모성의 절대성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제 머리를 아프게 때렸습니다.
그래서 아픔을 나누고, 치명적인 병중에 있는 지연씨의 고통을 다 헤아리기에는 나조차 너무나 부족하여 감히 함께 하자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그것이 악의 세력인 삼성 이건희의 극악무도함에서 비롯되었다면 우리가 함께 하지 않으면 어머니는 이중삼중으로 고통을 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휘영청 밝은 달이,
3월의 새싹과 피어나기 시작한 꽃들이 어머니에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지연씨가 그 봄을 맞이하지 못할 바에야 그저 봄조차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세계일뿐입니다. 스무 세살 꽃다울 나이에 지연씨는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죽음에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눈빛으로 고통을 호소하지만 엄마는 가슴으로 피눈물 흘리며 그저 딸을, 그것도 하루 두 번 잠깐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어제 밤 어머니의 모습은 나를 침묵하게 했습니다.
내 아이도 지연씨와 나이가 같습니다.
내 아이는 건강하지만 그것이 더 이상 다행으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그 건강함으로 지연 씨의 아픔과 같이 할 수 없을 바에야 그 건강함은 차라리 비인간적으로 느껴지지 까지 했습니다.

나는 내 아이에게 지연씨가 당하고 있는 고통의 내막을 귀가 닳도록 이야기해주고 삼성무노조경영과 삼성족벌이건희가 벌이고 있는 살인게임을 용납하지 않도록 이끌어내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자기의 창고를 늘 두둑하게 보장해주는 노동자들을 유린하고 인간의 자존감을 이리도 무참히 짓뭉개는 이건희에 대해 우리가 무기력해서는 안 되는 것은 굳이 운동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해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싸워야지요.
인간의 고귀한 생명권을 인위적으로 조작하여 자신의 배를 불리는데 악용하는, 개만도 못한 삼성족벌 이건희를 처단하는 것이 이 시대의 소명이며 가장 당면한 임무일진대 이 상황을 심정적 이해를 하는데서그쳐서는 안 되고 그것을 넘어서서 행동해야 합니다.

그가 앞질러서 우리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가기 전에 모든 인민대중들은 그의 정수리에 심판의 불덩이를 쏟아 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동정심은 절대금물입니다.


사회기층민들이 주체가 되지 못하고 허랑방탕하기 짝이 없고 쥐새끼 같은, 짐승보다 못한 부류들이 기층민들의 삶을 통째로 말아먹는 이런 몰상식한 사회를 뒤엎는 지름길은
그 수괴를, 그가 저지른 죄상에 걸맞게 벌로 다스리는 것입니다.
그 수괴가 바로 삼성족벌 이건희라는 것은 만천하가 다 아는 명백한 사실입니다.

이 싸움과 같이 하지 않은 채 우리가 다만 죽음에 맞서 저리도 처절하게 몸부림치고 있는 지연 씨에게 힘내기를 원한다는 것은 도대체 사람으로 할 짓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이 숨 가쁜 상황을 알리느라고 전화기에 매달려 있습니다.
이미 예측된, 정작에 이 상황을 껴안아서 싸움의 중심으로 가져가야 할 민주노총과 모든 자칭 진보라고 일컬어지는 세력들은 무슨 일로 그리도 바쁜지 지치고 지치도록 지연 씨의 이름과 삼성반도체백혈병 발병 상황을 설명하고 또 설명한 다음에야 마치 그런 일이 이제야 일어난 일이라는 듯이 반응합니다.


자본권력의 꼭짓점인 삼성을 차양 긴 모자처럼 머리에 이고 그 그늘아래서 도대체 무슨 노동계급해방운동을 한다는 말입니까.


노동자의 생명 생존권투쟁을 도외시하고 노동운동이 어찌 그 명맥을 오래 이어갈 수 있겠습니까! 그런 운동이야 걸핏 흩어지기 쉽지 않겠습니까.

단결은 구호로 쓰이기 위한 수사가 아니겠건만 아이쿠 벼락 맞을 놈은 저리도 살려둔 채 정작에 자본권력이 휘두르는 횡포로 노동자들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도 다 개인의 일로, 몇몇 단체의 맡아서 해결해야 하는 일로 치부해버린다면 이런 빌어먹을 진보가 어디 있고 이런 빌어먹을 노동운동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지연씨는 이제 겨우 스무세 살이고 겨우 열아홉 나이에 개인의 꿈을 접고 가족들과 그 꿈을 나누기 위해 삼성전자 온양반도체공장에 들어갔다가 겨우 스무 한살에 초죽음이 되어서 나왔습니다. 그렇게 초죽음이 되었거나 아예 죽음에 이른 사람이 그저 표면에 드러난 사람만 하여도 20여명이 넘습니다. 물론 삼성의 세가 기울어질수록 놀랍도록 많은 삼성반도체공장에서 근무한 노동자들의 조혈계 암 발생자가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지연씨를 비롯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노동자 3명과, 투병 중인 노동자 3명은 삼성과 산업근로자복지공단측의 농간으로 산업재해불인정 판결을 받자 현재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냈습니다.

이 나라 사법부가 삼성족벌의 든든한 보루가 되어 있는 한 승소여부는 불투명하지만 그래도 싸워나가야 합니다.


두려움으로 또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의구심으로 출발하여 적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무기는 연대와 단결 그리고 결의에 따른 즉각적 실천입니다.
그런 우리의 의지만이 지연씨와 어머니에게 죽음에, 또 세상의 불의함에 맞설 수 있는 힘과 용기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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