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헌 선생님께

권오헌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자주시보 이용섭 기자입니다. 지난 526일 저의 제2차 심리재판 때 오셔서 얼굴 한 번 뵙고 손 잠깐 잡아 본 이후 벌써 두 달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저는 지난 717일에 3차 재판이 있었습니다. 3차 재판은 증인 심문이 진행되었는데 검찰측 증인으로 인천대 강석승 교수와 변홍인 신청한 증인 원광대학교 이재봉 교수가 각각 나와서 증언을 하였습니다.

검찰측 증인인 강석승 교수의 증언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무지무식하기 그지없는 내용이었습니다. 다만 이재봉 교수의 증언 내용에도 실망스러운 증언들이 꽤 되었습니다. 꼭 건드려서는 안 될 본질적인 내용을 꽤 건드렸습니다. 또 조선에 대한 최신 정보에 그다지 밝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국제질서의 실체와 국제정세의 실상에 대해서는 역시 기존의 틀, 그들이 세워놓은 틀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수구 반민족세력들이 하는 발언과 절대적 비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민족의 통일과 번영을 위한 길을 걷고 있는 민족적 양심을 지닌 지식인으로서 아쉽다는 의미입니다. 아무튼 대단히 실망스러운 하루였습니다.

다음 기일은 821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서관 513호 법정에서 있습니다. 당일도 증인심문이 이루어집니다. 저의 증인으로 변호인이 신청한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와 검찰 측 증인 유아무개라는 사람이 나오게 됩니다.

저은 이 곳에서 권오헌 선생님의 많은 관심과 응원에 힘입어 정신육체적으로 아무런 불편없이 아주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 저에 대한 걱정과 염려는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선생님께 서신을 급히 드리게 된 것은 다름 아닌 선생님에 대한 건강이 염려되어서입니다. 몇 일 전에 민가협양심수후원회 사무국장으로 다시 사업하게 된 최동진 사무국장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는데 편지 내용 중에 선생님의 건강이 대단히 안 좋다고 해서 그 날 이후 선생님의 건강이 염려가 되어 좌불안석입니다. 지금은 어떻게 건강이 조금 호전되셨는지요. 너무나도 궁금하고 선생님의 자애로운 그러나 산악도 떠 옮기실 듯한 힘과 용기 그리고 패기 넘치던 모습이 어른거립니다.

한 평생을 이 땅의 민주주의와 갈라진 겨레 하나되는 길에 깡그리 바치신 선생님이신데 어찌 그 날이 눈 앞에서 성큼 다가왔는데 병환을 얻으셨는지요. 하다못해 독감에 걸리셨어도 그렇습니다. 선생님은 그 날이 오고 우리 겨레가 세계만방에 그 위용을 떨칠 때까지는 아프실 권리도 없으십니다. 무조건 털고 일어나셔야 합니다. 그것이 민족이 선생님께 내리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여기시고 어서 한시 아니 일분일초라도 이른 시간 안에 건강한 모습으로 대중들 앞에 운동가들 앞에서 서 계시고, 나서야 합니다. 선생님이 하루 빨리 건걍해 지셔서 다시 대중들과 운동가들 앞에 나서실 수 있게 해 달라고 저 역시 이 곳에서 간절히 기원해 드리겠습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민족이 내린 명령에 따라 민족이 하나 될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 그리고 민족이 하나 되어 민족의 자긍심과 위용을 세계만방에 떨치게 할 수 있는 참된 길은 어떤 길인가 고민하며 걸어가는 저에게 있어 권오헌 선생님은 표상이었고 또 저의 정신적 지주였습니다. 그런 선생님께서 위중한 병을 앓고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기둥이 무너져 내리는 심정입니다. 마움이 너무 아파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 편지를 쓰면서도 자꾸만 눈물이 흘러 내리는 것을 주체할 수가 없습니다. 어서 한 시라도 빨리 건강을 회복하셔서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그리고 간절한 마음으로 기대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이번의 개인적인 사건을 겪으면서 제가 가는 이 길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중하고, 정당한 지를 더욱 크게 깨닫게 디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지금보다도 더 열심히 더 가열 차게 민족이 내린 명령을 수행할 것입니다.

그럼 두서없는 글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17721일 이용섭 배상

안녕하십니까?

자쥐보 이용섭 기자 인사드립니다.

편지 늦게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그 동안 법정에 제출할 <준비서면-공소사실에 대한 답변서>를 쓰느라고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었기에 편지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이제야 지난 717일 오전 820분 작성을 마치고 시간적인 여유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동지 여러분들께 인사를 드립니다.

세상이 편치 않은 때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지칠 줄 모르고 언제나 한 마음으로 민족을 위해, 이 땅의 민주주의의 만개를 위해 고난의 길을 걷고 계시는 동지 여러분들께 존경과 고마움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수 십 년간을 옥중에서, 또 수 십 년간을 갈라진 겨레 하나 되는 길에 인생의 모든 것을 다 바치셨으며 지금도 바쳐가고 계시는 장기수 선생님들께도 존경과 고마움의 인사를 드리며, 지금까지 민족을 위해 한 일도 없이 살아온 제 자신 부끄럽기 그지없다는 생각을 전합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저는 328일 오전 10시에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고 오후 2시에 서대문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되어 있다가 46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세월이라고도 할 수 없는 4개월여 정도의 짧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동안 저는 서울구치소 수감생활 중 검찰조사 2, 재판 3회를 받았습니다. 재판은 심리 중이며, 821일 오후 2시에 4차 재판이 서울중앙지법 서관 513호 법정에서 열리게 됩니다. 당일 재판은 증인 심문으로서 검찰 측 증인과 변호인 선정 증인이 출석하여 각각 증인심문을 할 것입니다. 변호인이 신청한 증인으로는 한홍구 교수가 출석하여 증언을 하게 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최종 선고일은 아마도 빠르면 9월 말경 내지 10월 중순이나 말쯤 이루어질 듯 합니다.

저의 근황에 대해 말씀드리면, 이 곳에서 정신육체적으로 모두 안정감 있고 편안하게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다른 양심수 선생님들의 생활은 제가 잘 모르겠지만 저의 경우는 전혀 어떤 어려움도 없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또 이 곳에서 생활 해보니 담당하시는 담당자들 또한 매우 친절하게 따뜻하게 배려하면서 잘 대해주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요즈음 구치소 담당자들은 구치소 생활에 어려움이 있을세라 불편함이 있을세라 대단히 신경을 많이 써 주시고들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곳 생활에서 그다지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은 저의 개인적 삶이 아닌 민족의 삶, 민족이 내린 명령, 임무에 따른 참된 길을 걸어가는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멈추어 서 있다는 점입니다.

조선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매일매일이 백척간두에서 날선 대결을 벌이고 있는 이 때 그저 두 눈만 멀뚱멀뚱하고 뜬 채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어서 관련 외신 한 편이라도 번역하고 분석하여 실 상황을 전해주고 조선의 대처 상황도 비교분석하여 남쪽에 있는 민족 구성원들에게 전해주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맥없이 주저 앉아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 외에 제 개인적인 생활로는 전혀 어려움 없이 생활하고 있다는 저의 근황 전해 드립니다.

그리고 매달 보내주시는 후원회 소식지 잘 받아보고 있습니다. 소식지 덕분에 밖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계시는 동지들의 노고에 대해 알게 되니 고마운 마음과 죄송한 마음이 교차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지난달부터는 후원회 차원에서 영치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제게 무슨 돈이 그리 필요하겠습니까. 후원금만으로 후원회를 꾸려가기에도 버거우실 터인데 저에게까지 영치금을 보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권오헌 선생님께서 몸이 많이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새롭게 사무국장 일을 맡아 하시게 되었다는 인사와 함께 소식을 전해주신 최동진 사무국장님의 서신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권오헌 선생님께는 따로 안부 서신을 보내드립니다.

어렵고 힘든 사무국장 일을 또 다시 기꺼이 맡아주신 최동진 사무국장님께도 인사드립니다. 모쪼록 어려우심이 많으시겠지만 후원회 사무를 더욱 잘 꾸려가셔서 민가협양심수후원회가 해체되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이 땅에 올 수 있도록 아름다운 누리를 만들 수 있는 데 일조를 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그리고 간절히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장기수 선생님들 모두 건강하게 생활하시어 평생을 바쳐 그토록 염원하시는 <통일의 그 날>을 꼭 맞이하셔서 막걸리 한 잔에 덩실덩실 춤을 추실 수 있는 준비들 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럼 두서 없는 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2017722일 자주시보 이용섭 기자 올림

 

대단히 죄송합니다. 양심수후원회 회장을 새롭게 맡으신 김혜순 회장님에 대한 인사를 한다고 했으면서도 앞에서 하지 못하고 지나쳤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인사드립니다.

무거운 중책을 맡아 지금까지 무리없이 후원회를 이끌어오고 계시는 김혜순 회장님께 열렬한 지지의 응원을 힘차게 보내드립니다. 앞으로도 더욱 더 큰 힘을 내시어 양심수후원회를 이끌어 이 땅에 단 한 명의 양심수도 없는 아니 양심수가 무얼 말 하는지 조차도 모른 아름다운 누리,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견인차가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좀 늦은 감은 있지만 다시 한 번 김혜순 회장님의 양심수후원회 회장직 임무를 맡아 주신데 대해 축하와 열렬한 지지의 인사를 보내드립니다.

김혜순 회장님 힘내십시오.

이용섭기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