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분단으로 인한 인도주의 문제 해결이 판문점선언 정신'

▲ 비전향장기수, 김련희 평양시민, 북 해외식당 종업원 송환 촉구 기자회견이 2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앞에서 진행됐다.[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근혜 정권에서 자행된 반인권·반인도주의 범죄행위에 대해 문재인정부가 왜 이렇게 시원찮은 태도를 보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

오는 1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릴 예정인 남북고위급회담을 앞둔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앞. 

  

▲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은 '송환'이라는 말에는 시신으로라도 반드시 보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면서 이번 남북고위급회담 의제로 분단으로 인한 인도주의 문제를 다룰 것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은 '비전향장기수, 김련희 평양시민, 북 해외식당 종업원의 송환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에서 '분단으로 인한 인도주의 문제' 해결이야말로 판문점선언의 정신이라며, 이 문제들을 고위급회담 의제로 채택해 줄 것을 촉구했다.

특히 지난 2016년 총선을 닷새 앞두고 벌어진 '북 해외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사건은 최근 JTBC 보도를 통해 국가정보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해 유인, 납치한 사건이라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만큼 더 이상 발뺌하는 것은 점잖지 못하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권오헌 명예회장은 "7년전 브로커에 속아 강제로 입국한 김련희씨의 송환 문제와 함께 온 세상이 다 아는 여종업원 이야기를 더 이상 할 것도 없으며, 이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내부적으로 진행하면 될 일"이라면서, "통일부장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반드시 '분단으로 인한 인도주의 문제'를 의제로 하여 빠른 시일안에 이들을 송환할 것을 촉구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사회를 맡아 기자회견을 진행한 원진욱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은 이날 "JTBC 방송 이후 민변TF 변호사들과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배인 허강일과 3명의 여종업원들을 자체 면담조사한 바 있으며,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로 폭로했다. 

"함세웅 신부도 이들을 직접 면담한 후 청와대에 이 사실을 알리고 문재인 정부가 이 문제를 즉시 해결할 것을 요구했으나 지금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관계 개선에 방해가 된다, 문재인정부 지지율을 떨어뜨린다'는 등의 이유로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미루고 있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알렸다.

원 처장은 지난 17일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국회 현안보고에서 "(북 종업원들은)자유의사로 와서 한국 국민이 된 분이라는게 정부 입장이다. 북송에 대해서는 아예 생각을 안하고 있다"고 한 발언을 거론하고는 "조명균 장관은 손을 가슴에 얹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라. 그 입으로 판문점선언을 말하고 인도주의 문제해결을 언급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종업원들은 지금 목숨을 걸고 언론과 변호인, 종교인 등을 만나고 있다"면서 "지난 2년간 고립무원의 지경에서 귀순공작을 당하다보니 스스로 북으로는 절대 돌아갈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돌아가더라도 총살당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왼쪽부터 노수희 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 정태흥 민중당 공동대표, 김혜순 민가협양심수후원회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노수희 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은 "문재인대통령이 민족을 사랑하고 인권을 존중한다면,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장기수 2차 송환문제, 김련희 씨 송환문제, 북해외식당 종업원 12명과 지배인을 무조건 송환해야 한다. 그래야 4.27판문점선언이 이행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태흥 민중당 공동대표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에서는 미국인 억류자 3명을 보낸 바 있다. 북에서도 취하는 인도주의 조치를 왜 우리는 하지 못하나"라고 하면서, "이번 남북고위급회담을 계기로 하루빨리 비전향장기수, 김련희 씨, 12명 종업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힘을 써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별도로 송환을 기다리는 비전향장기수 문제를 거론한 권 명예회장은 "우리가 겪어야 했던 아픔들 속에는 누구보다도 참혹한 세월을 보냈던 비전향 장기수들을 빼놓을 수 없다. 분단과 냉전체제가 이들에게 강요한 민족적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0년 6.15공동선언에서 비전향장기수 송환문제을 명시했으나 당시 다 가지 못하고 33명이 2차 송환을 희망했고 현재 19명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80대 중반에서 90대를 훌쩍 넘긴 이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 반드시 신념의 고향으로, 가족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송환촉구서한과 함께 이들의 명단을 통일부에 전달했다.

권 명예회장은 지난 2005년 정순택 비전향장기수 시신을 송환하면서 정부가 처음으로 '시신송환'이라는 용어를 썼다고 상기시면서 "송환이라는 말에는 반드시 보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이들에 대한 송환은 "분단으로 인한 인도주의 문제이기도 하고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대결정책과 반인륜·반인륜 범죄이기도 한 이 문제들을 언제까지나 모른 척 할 수도 없고 문재인정부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중시하는 문재인정부가 이 문제를 털고 가야 그만큼 홀가분 할 것이고 그래야 남북사이의 신뢰를 회복하고 민족적 화합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 권오헌 명예회장과 노수희 부의장, 김혜순 회장이 통일부에 송환촉구서한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