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하늘입니다

 

민심은 천심, 하늘의 맘이라지만 사실 믿지 않았습니다. 민심은 오염될 수 있고, 이 땅에서는 권력의 쇠뇌에 늘 오염의 극치를 달려왔습니다. 우리는 60년도 4.19를 거쳐, 80년 오월 광주, 876월 항쟁을 지나왔습니다. 명바기 쇠고기 촛불집회 때, 시청 앞 광장에 서서 느꼈던 게 이걸로 모자라는데였습니다.

 독재타도 직선개헌

876월 항쟁의 구호였습니다. 전국에서 특히 필자가 참여했던 서울 도시는 그야말로 해방구였습니다. 그때 해방과 자유를 경험한 우리는 독재가 무섭지 않습니다. 독재시대에는 투사를 키워내었고, 이 땅에서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까지 숱한 죽음이 바닥에 깔려 있습니다. 그 죽음의 초석 위에 내가 서 있는 것입니다. 독재가 아무리 발악을 해보아도 흐르는 민심 앞에서는 그 과정에 시간이 걸리고 많은 사람의 희생이 있어 그렇지 제방뚝이 홍수에 무너지듯 밀려오는 거센 민심을 감당하지 못하게 마련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정권의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어찌보면 민주적인 정부에서 민주주의가 꽃피워 열매 맺어야 하는데 그러기에 너무 짧은 시간 인가요? 오히려 젊은 대학에서부터 정치투쟁은 사라지고,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인 나의 참여가 없어졌습니다. 오로지 좋은 대학에 가 좋은 직장(기껏해야 삼성, 대기업)에 들어가는 게 생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사회정의, 사회도덕은 쓰레기 통에 넣어두고, 오로지 , , 이 최고의 덕목에 오르게 되었고 지독한 개인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봅니다.

이번 20대 총선은 민심이 잘 드러난 아름다움의 극치라 생각합니다. 청년 실업률 12%가 넘는 여기에 젊은이들은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마저 포기해야 하는 삶의 벼랑 끝에 몰려 백전간두 진일보한 투표였습니다. 아직 희망을 내놓기엔 이르지만 내가 80년 오월, 광주에 세상에 눈을 떴고, 876월 항쟁으로 주인의식을 가졌듯, 이번 20대 선거 반란을 경험한 이들은 대단한 정치적 자각을 했을 것입니다. 권력은 민심에게 정치에 무관심할 것을 요구하지만 정치는 내가 태어나 살아가는 것 자체가 정치이기에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입니다. 앞서 말한 김대중, 노무현 10년 대학의 탈정치화야 말로 시방 이런 모습을 가져왔습니다. 민주주의가 뒤로 밀려나고, 명바기, 그네의 박정희 시대, 유신의 부활로 달려왔습니다. 그네의 목표는 제 아비의 복권임을 자기 입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여기까지 이르게 된 것은 그네의 4무도 문제이지만 우리의 정치적 무관심, 정권의 입맛에 따라 민의를 담은 한 정당이 해체되고, 민의가 뽑아놓은 국회의원직 박탈되어도 가만히 눈뜨고 보았던 우리의 무능입니다. 민심이 가장 적절하게 표출되어 드러난 20대 총선을 경험한 야권은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습니다. 민생을 얘기하면서 권력에 대한 욕심만 드러내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건은 민생이 아닌지 2주기 기념식을 모두 외면하고 말았습니다. 여기에 우리의 참여가 절실한 것입니다. 무능한 야당이 그나마 체면치레 한 것은 테러방지법 직권 상정에 반대하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였습니다. 무려 9일동안 계속된 토론기간 국회의원 20명이 참가해 테러방지법의 독소조항을 낱낱히 밝혔지만 더 민주에 들어온 김종인의 막무가내로 토론의 장은 끝났고 새누리당의 폭거로 통과되고 말았습니다. 정부가 입법예고 한 테러방지법 시행령을 보면 중앙 및 지역 테러 본부장의 요청에 따라 군 대테러 특공대 등을 민간시설에 투입할 수 있도록 했고, 국가 정보원 지부장이 지역테러대책협의회 의장을 맡도록 하는 내용도 넣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국정원에 넘겨줌으로 그렇지 않아도 극심했던 국정원의 정치개입과 민주주의, 인권위협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내용투성이다.” (“ ”는 한겨레 참조) 김종인 더불어 민주당 대표가 필리버스터를 중단 시키면서 총선에서 야당이 국회를 지배할 수 있는 의석을 확보하면 테러방지법의 인권 유린 가능성을 제거하는 수정안을 통과 시키겠다고 했는데, (가능할지 의문이지만) 수정은 무슨 수정 아예 없애야 합니다. 이번 총선 참패 뒤, 그네는 그것을 인정하기 어려웠는지 머뭇거리고 있다가 겨우 입을 떼어 한 말이 국민의 민의가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생각의 주체인 자신은 쏘옥 빠져있습니다. 하고 싶지 않고 인정할 수 없으면서 교묘한 말 늘어놓기로 초점을 흐리고 있습니다. 총선 뒤 꼬박 5일만에 국민에게 한 말입니다. 그네는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 로 자신의 독선과 아집으로 망쳐놓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수 없다 입니다. 선거 바로 코앞에서 탈북자 사건 보도에 온몸을 던지던 언론! 총선 끝나니 무소식이고 이제 북풍도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을까?

다시 얘기하자. 세월호특별법 수정, 테러방지법 폐지, 역사교과서 국정화 폐지는 가장 최우선으로 20대 국회는 처리해야 합니다. 이것이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이고, 하늘의 명입니다. 하늘의 명을 따르는 게 살길이건만 깊숙한 늪으로만 빠져드는 정치권력들은 민심에 귀나 열어 둘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