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수] 최기원님, 홍원석님의 편지

2012.07.16 14:39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2976

[양심수] 최기원님의 편지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분들께
보내주신 소식지와 영치금 잘 받았습니다. 늘 감사히 여기고 있습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1년 6월형을 선고받고 3개월때 복역하고 있는 최기원이라고 합니다.
교도소에 이미 수많은 여호와의 증인 신자들이 있기에 병역거부가 셍소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신기한 사람인 양 혹은 이상한 사람 취급하기도 합니다.
총을 놓는 것보다 총을 드는 것이 상식인 나라임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 많은 우기, 더 많은 장병이 평화를 위한 과거의 상식이었다면 전쟁을 반대하는 병역의 거부와 근대의 축소가 미래의 상식이 될 것을 믿습니다.
소식지의 <현재 구속중인 양심수>표만 보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상식밖의 죄명과 구시대의 악법이 여전히 날을 세우고 있음에 한 번 좌절하고 가혹한 처벌과 엄청난 형기에 한 번 놀라게 됩니다. 모쪼록 재판이 끝나지 않은 분들은 승소를, 기결인 분들은 무탈히 출소하기길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
다시금 늘 살펴주시는 양심수후원회분들께 감사드리며 최악의 '종북 사냥'이 벌어지고 있는 현 국면이 정리되길 기대해봅니다.
건강하십시요.
2012년 7월 10일
여주에서 최기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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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수] 홍원석님의 편지

민가협 양심수후원회분들께

저는 병역거부로 서울남부교도소에 수감중인 홍이라고 합니다. 양심수 명단에 올라 있는 실명은 홍원석이지만, 함께 하던 친구들은 홍이라는 이름으로 더많이 불러주고 있습니다. 엊그제 도착한 소식지를 읽다보니 친구 두 사람의 편지가 나란히 실려있기에 반가운 마음에 편지를 드립니다. 구속된지 7개월 차인데..이제서야 소식을 전하는 죄송한 마음을 함께 보내드립니다. 

그간 소식을 전하기 어려웠던 것은 사람들의 ‘시선’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양심수후원회를 비롯해 그동안 관계를 맺어왔던 혹은 양심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여러 단체에서 우편물을 보내주십니다. 출역장에 우편물이 도착하면 다른 수감자들도 우편물 봉투를 보고 어디서 온 것인지 물어보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노동운동이나 학생운동을 했었다는 질문이 따라오곤 하지요.

그런 의혹 가득한 시선을 받을 때면 마치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성정체성이 드러나는 아웃팅과도 같은 느낌이 괴롭기도 합니다. 부끄러워 숨길 이유는 전혀 없지만 그런 상활동에 스스로 위축되어 끊임없이 자기 검열을 하는 스스로를 보면서 답답하기도 하고, 같은 수감자들에게서 그런 의혹이 담긴 시선을, 말들을 들을 때면 견디기가 참 힙겹기도 합니다. 그저 사람들과 사귀고 관계 맺기 무척이나 어려워하는 스스로를 탓하기도 하고...감옥안의 경직된 인간관계를 누군가를 온전히 신뢰하기 어려운 현실에 대해 생각해보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 딱히 이 상황을 개선할 방법을 잘 모르겠습니다.  

사방이 격리된 공간이고 24시간 내내 누군가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이 곳 환경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면 마음 아픕니다.  

7월 첫째주만 내내 비가 오더니 주말이 되니 하늘도, 교도소 뒷산도 참 예쁩니다.밖에서라면 마냥 걷고 싶은 날씨여서 안따깝지만...스스로를 돌보며 버터내야 하겠지요. 조금 더 스스로 의연해지고 사람들과 관계도 잘 풀어가도록 노력해 보려고 합니다.

부끄럽지 않도록이란 길수씨 편지의 문구를 생각해봅니다.항상 기억하고 지원해주심에 저 또한 감사 인사드립니다. 장마와 더운 날씨에 항상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2012년 7월 9일 서울 남부교도소 홍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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