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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회담결렬, 진심어린 대화가 필요하다

2011.02.15 10:00

범민련남측본부 조회 수:1204

[논평] 회담결렬, 진심어린 대화가 필요하다

 

2월 8일 시작된 남북고위급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예비회담이 2월 9일 오후까지 진행되었지만 결렬되었다.

예비회담 진행상황을 보면 답답함을 금할 수 없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남측 국방부는 당일 ‘보도자료’를 내고 결렬의 책임을 북측에 돌렸다. 북측은 ‘북남군사회담 북측대표단 공보’를 발표하여 남측 대표단을 강하게 규탄하였다.

 

결렬된 원인은 어디 있는가.

 

‘현 시기 예비회담’의 의미는 첫째, 남북이 대화단절 상태에서 군사충돌까지 있었고 지금은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를 상태에 처하게 되어 무력으로 대치하고 있는 남북의 군당국이 시급히 대화의 장을 열어 국면전환을 꾀하자는데 있던 것이다. 그래서 북측이 전격적으로 1월 5일 ‘정부 정당 단체 연합성명’을 발표하여 대화와 협상을 하자는 ‘중대제안’에 대해 전 민족은 물론 국제사회도 적극 지지했던 것이고 이번에 이명박 정권도 부분적이나마 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현 시기 예비회담’은 무조건 대화를 살리는 방향에서 진행되어야 했다.

 

‘현 시기 예비회담’의 의미는 둘째, 군사와 관련한 남북대결의 현안을 인과적, 객관적으로 책임 있게 진단하고 해결하거나 과거불문하고 대화와 협상의 정치적 결단을 기할 수 있는 남북고위급군사회담을 위한 실무준비를 빠르게 하는데 있던 것이다. 따라서 남북 예비회담 대표단은 <남북 쌍방이 주장하는 대결현안과 원인을 핵심적으로 추리고>, <책임 있게 진단, 협상하고 해결할 수 있는 대표급을 합의하며>, <빠르게 회담날짜를 확정하는 것>이 주어진 임무다.

 

그런데 예비회담에서 의제설정, 대표단구성, 회담날짜와 관련해 보인 남측 대표단의 입장은 ‘현 시기 남북대화의 의미’는 물론 ‘예비회담의 역할’을 완전히 모르거나 무시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심지어는 마치 ‘고위급군사회담 대표’로 행세한 꼴이 되었다.

 

알다시피 북측은 의제를 <천안호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할 데 대하여>로 제기한 반면에 남측 이명박 정권은 <천안호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책임적인 조치와 추가도발방지확약, 비핵화의 진정성>을 의제로 주장하였다. 그런데 보다시피 북측의 의제는 <견해를 밝히>자고 함으로써 향후 고위급군사회담에서 남과 북이 각각의 주장을 펼칠 것을 고려해 놓은 반면에 남측의 의제는 북의 <폭침, 도발, 조치, 확약, 진정성> 등으로 도배되고 이튿날까지도 거둬 지지 않았다. 결국 남측 대표단이 제기한 의제와 행동은 ‘대화와 협상을 위한 장’이 아니라 ‘북에 대한 심판장’을 준비하려고 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였다. 그러니 대화가 이어질 수 없었던 것이다.

 

국방부는 예비회담에서 “민간인이 사망하고 막대한 재산피해를 발생케 해놓고 도발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질타’하며 자기의 의제를 굽히지 않았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그러나 남측의 주장대로 ‘도발’문제를 굳이 말한다면, ‘남북공동선언 파탄과 천안함사건 조작, 한미연합군의 연이은 북침전쟁연습, 포사격훈련’을 빼놓고 거론할 수 없는 것이 객관적 현실이다. 그래서 특히 천안함사건에 대해 그간 이명박 정권과 북측이 주장하는 인과관계가 완전히 달라 남북이 전쟁직전까지 이르렀던 만큼 예비회담 대표단은 향후 고위급군사회담에서 남북 쌍방이 서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고 합리적인 시비가림에 나서거나 대화를 위한 정치적 용단을 할 수 있도록 의제를 공명정대하게 상정해야 했다. 그러나 남측 대표단은 북측 대표단이 남북 쌍방의 주장을 보장하면서 거듭 수정제의한 것과 달리 쌍방 대화의 틀을 한사코 거부하고 이명박 정권의 주장만 고스란히 담긴 본회담 명패를 달려고 기도하였다. 이는 명백히 회담의 기본 상식을 유린하고 ‘예비회담 대표단’의 역할을 뛰어넘는 행태였다.

 

결국 남북군사회담은 이명박 정권과 국방부 당국자들의 계속된 대결의식으로 결렬되었다. 어느 대학교수가 “이번 실무회담 점수는 북한은 80점, 남한은 40점 정도”라고 하기도 했지만 이명박 정권이 모처럼 기회 얻은 대화와 대결의 저울질에서 대결의 추를 더 얹은 것이다. 전쟁의 먹구름이 가시지 않은 비상한 ‘현 시기’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민족이 보고 있고 세계가 보고 있다. 이명박 정권은 당장 남북대화의 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2011년 2월 14일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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