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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삼성 유럽순회투쟁를 떠나며...- 정애정

2016.11.29 12:25

삼성일반노조 조회 수:638

반삼성 유럽순회투쟁를 떠나며...

삼성반도체 백혈병 희생자 황민웅의 아내 정애정

 

나에게 피해자이니 희생자란 단어는 단지 아프고 슬픔을 넘어 책임감이 더해지는 무거움이 있다.

 

그래서였는지 나는 2008년부터 남편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 위해 무작정 거리로 나와 삼성과 싸우기 시작했다.

물론 삼성을 상대로 싸우기는 쉽지 않았다.


삼성이 무서워서가 아니라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삼성은 삼성을 봐주는 든든한 실세가 있기 때문이다.

 

여지없이 비선실세 국정농단에도 삼성의 대가성 기금 출연에 많은 논란과 원성을 사고 있다.

확실한 증거가 밝혀져서 알게 된 것이 아니라이미 삼성은 각계 각 부처에 뒷돈을 대며 삼성 뒤봐주기를 해왔던 것을 모르는 이가 없지 않은가!

 

한 기업에서 수 많은 노동자들이 백혈병을 비롯해서 희귀질환 등으로 병들고 죽어가는 사실을 피해자들이 직접 입을 통해 호소하고 있는데도 책임있게 행동하고 조사해야 할 정부의 기관들은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침묵하거나 외면하는 것을 겪으면서 정신적으로 지치고 한계를 느꼈었다.

 

나는 유족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이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래서 남편의 영정을 들고 삼성전자 본관 정문 앞을 지키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알바생들을 고용해서 1 365일 삼성전자 본관 정문 주위에 선 집회신고를 내고 위치를 선점하여 집회를 합법적으로 방해했던 삼성이였기 때문에사실상 우선권에 밀려 집회신고를 내고 집회를 하기가 힘들었다.

 

상황이 이러니 삼성은 대놓고 불법시위다불법집회다경비 업무방해다등으로 모든 시위를 불법행동으로 간주하고 고소고발을 남발하였다.

 

삼성경비의 더러운 욕지거리와 폭행으로 시멘트 바닥을 구르며 유족인 나를 욕보이는 것을 넘어 남편의 영정을 욕보이는 짓들은 치욕스럽고 자괴감까지 들었다.

하지만 싸웠기에 이루어낸 것도 있다.

 

삼성측이 허위 집회신고를 통해 집회장소를 선점하는 것은 잘못 되었다고 법원에 가처분신청 한 것이 계기가 되어남편 7주기 추모제부터는 삼성전자 본관앞에 집회신고를 내고 집회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삼성전자 본관 정문앞의 집회문화를 깬 큰 변화였다.

 

삼성과 사과·보상·재발방지대책 3가지 협상 요구안을 놓고 3년 여간 교섭을 진행했다.

사과·보상에 대한 협상은 피해자 개념으로 접근 할 수 있지만 재발방지대책에 대한 협상은 사회적 개념이 강했다.

그러기에 재발방지대책에 대한 협상은 책임감이 더해질 수밖에 없었다.

 

보상의 기준과 대상이 교섭주체와의 합의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삼성은 보상위원회를 일방적으로 구성하고 보상을 하겠다고 발표하고 나섰다.

 

삼성이 교섭의 원칙을 깬 것이다!

 

이런 흐름이라면 다음은 반도체 현장을 조사하고 진단하는 전문가들조차도 삼성이 일방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을 조사하고 진단하는 전문가들만큼은 피해자들의 추천을 받아 공정하게 구성하고 투명하게 조사되어야 올바른 재발방지대책을 세울 수 있다는 생각이 강했다.

 

나는 학교 다니는 두 아이를 뒤로 한 채 삼성의 일방적인 보상위원회를 철회하고 공정하게 전문가를 구성해서 반도체 현장을 투명하게 조사하라며 삼성본관 정문 앞 노숙농성을 삼성일반노조와 함께 시작했다.

 

결국 노숙농성 87일 만에 현장 진단 전문위에 피해자들이 추천하는 전문가들을 포함시키고 투명하게 조사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노숙농성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삼성측은 유족이 노숙농성을 하지 않았어도 당연히 피해자가 원하는 대로 합의했을 것이라고 호언하지만 나는 일방적인 보상위원회 구성과 같은 삼성의 꼼수를 직시하는 분노의 행동이 바로 필요하다고 생각했고한치 앞을 확답할 수 없는 삼성과의 교섭에서 보상위원회처럼 또다시 앉아서 뒤통수 맞을 수 없다는 생각이 깊었다.

 

나는 또다시 내가 할 일을 찾아서 반삼성 유럽순회투쟁을 떠난다.

 

삼성은 다국적 기업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하는 유럽에 가서 삼성반도체백혈병의 실상을 폭로하며삼성의 살인행위와 아직까지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해 직업병으로 인정하지 않는 삼성을 고발할 것이다.

 

또한 현재 한국사회의 박근혜정부와 삼성의 결탁을 폭로하고박근혜정부도 공범임을 알려낼 것이다.

 

행동없이 변화 없고투쟁없이 쟁취 없다!는 흔한 말을 나는 절실히 가슴에 새긴다.

 

결코 쉬운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의 역할은 세상에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삼성의 살인행위를 한 사람에게라도 알릴 수 있다면 나는 마땅히 찾아 나설 것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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