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이상호님의 편지

2015.03.17 01:33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720

이상호님의 편지

 

이사하게 되어 인사드립니다.

권오헌 명예회장님, 안병길 회장님 그리고 김익, 리정애 부부동지의 큰 배려와 사랑으로 16개월 서울구치소 생활을 힘있게 마감하고 32일자로 대구교도소로 이송되어 왔습니다.

분류심사 때 담당계장이 연고지에서 가까운 곳으로 우선 배치된다는 말과 S2급을 받아서 3급 시설이면서 연고지와 먼 대구소로 이송오게 될 줄 전혀 예상치 못했기에 적잖게 당황하였으나, 이곳에도 노수희 부의장님과 정경학, 김덕용 동지가 터를 잡고 계셔서인지 무연고 지역임에도 사뭇 연고가 있는 것처럼 심리적 안정을 갖게 합니다.

면식이 없어도 한 길을 걷는 동지들의 정이 바로 이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저러나 권오헌 선생님에 대한 탄압은 어찌 되고 있는지요? 통합진보당 해산과 함께 민주주의도 해산되었고, 내란음모 없는 내란선동이라는, 형법 속에 국가보안법을 이식시키며 사법부의 존립근거마저 셀프사망선고한 오늘은, 그야말로 무법천지의 독재시대가 되었는데, 이와 같이 반동의 극악함과 탄압이 상상을 뛰어넘는 작금에 그 화가 권오헌 선생님께 미칠까 염려됩니다.

부디 독재의 미찬 창칼에 무탈하시길 소망하며.

두분 회장님, 올해도 청년처럼 돌올히 건강하셔서, 정수리를 파고드는 매서운 글과, 핵심을 찌르는 시론, 그리고 여직 옥중에 있는 많은 양심수 동지들을 따뜻하게 보살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해가 바뀌어도 양심수 명단의 칸은 나날이 늘어가면서 더욱 분망하게 전국의 교도소를 누비실 김익 국장님과 리정애 동지도 늘 건강하시고 두 분의 사랑과 기쁨이 넘쳐나길 기원합니다.

순수함이 순결을 빚듯 리정애 동지의 순결한 글은 제 가슴을 빗질하게 합니다. 올해도 순백함이 제 가슴에 넘쳐나길 기대합니다.

 

2015. 3. 4

이상호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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