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정경학님의 편지

정경학님의 편지

안녕하십니까?

정기총회소식을 듣고 고난과 시련이 겹쌓이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변함없이 헌신적 투쟁의 대로를 지키는 모습들에 깊은 감동과 격려를 받았습니다.

남들처럼 물질적 풍요와 찬양스런 명성을 즐길 수 있는 재능과 예지를 지니시고도 한 평생을 정의와 사회의 진보를 위한 위험한 싸움길에 스스럼 없이 바쳐오신 노투사들과 새세대들의 참다운 인생관은 오늘의 저에게 더 없이 귀중한 정신적 거울이 되고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이재성, 김덕용 동지들처럼 철쇄에 묶이고 반동들의 인격적 억압을 받으면서도 비할 바 없이 떳떳한 정치적 존엄을 지켜 신념과 낙관의 순간순간을 보내시는 모든 감옥 동지들도 커다란 마음의 재부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아무튼 새롭게 또 1년의 연륜을 더해가시는 노투사동지들과 후원회의 모든 선생님들께서 편하신 마음, 건강하신 몸으로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최근 이상호동지의 집에서 면회오실 때마다 많은 음식들을 넣어주군 하셔서 참 난감한 처지에 빠졌습니다. 사실 치아 때문에 과일이랑 먹지 못하는 것이 오래되었는데 윤소영동지의 차임표 이름만보아도 겁이 납니다. 하, 하. 예전에 손정목 동지와 김정라님으로부터도 그런 ‘고문’을 당하며 오늘까지 매달 죄송스러운 후원을 받고 있는데 거기에 또 가세한 분이 계셔서...

동지들의 순결한 의리와 배려 때문에 저는 항상 행복한 마음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만큼 건강한 분들도 없을 테니 제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윤소영동지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강영준동지의 치료소식을 알고 싶습니다. 신념이 강한 만큼 꼭 이겨내시리라 믿습니다. 동물은 육신이 강한 만큼 강하지만 사람은 정신이 강한 만큼 강합니다. 숱한 동지들과 시대의 숨결들이 주시하고 있으니 꼭 용기내어 이기시기 바랍니다.

대구에서 경학 드립니다.

2015년 4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