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시롱 감시롱

문태준의 빈집의 약속

2009.05.29 12:59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2137

문태준의 빈집의 약속
글쓴이 : 혜수니    
  마음은 빈집 같아서 어떤 때는 독사가 살고 어떤 때는 청보리밭 너른 들이 살았다

볕이 보고 싶은 날에는 개심사 심검당 볕 내리는 고운 마루가 들어와 살기도 하였다

어느 날에는 늦눈보라가 몰아쳐 마음이 서럽기도 하였다

겨울 방이 방 한 켠에 묵은 메주를 매달아 두듯 마음에 봄가을 없이 풍경들이 들어와 살았다




그러나 하릴없이 전나무 숲이 들어와 머무르는 때가 나에게는 행복하였다

수십 년 혹은 백 년 전부터 살아온 나무들, 천둥처럼 하늘로 솟아오른 나무들

뭉긋이 앉은 그 나무들의 울울창창한 고요를 나는 미륵들의 미소라 불렀다

한 걸음의 말도 내놓지 않고 오롯하게 큰 침묵인 그 미륵들이 잔혹한 말들의 세월을 견디게 하였다

그러나 전나무 숲이 들어앉았다 나가면 그뿐, 마음은 늘 빈집이어서

마음 안의 그 둥그런 고요가 다른 것으로 메워졌다

대나무가 열매를 맺지 않듯 마음이란 그냥 풍경을 들어앉히는 착한 사진사 같은 것

그것이 빈집의 약속 같은 것이었다


문태준 시「빈집의 약속」전문

2006 제 20회 『소월시 문학상 작품집』에서, 문학사상, 2005


요샌 많이 웁니다.
울음이 긴장을 몰아내고 저항하며 나쁜 독소를 씻어내릴 때까지 엉엉 소리내서 웁니다. 우는 것도 자유롭지 못한 시대, 그래도 눈물 한가닥 있어 위로받고 있습니다.
다들 어찌 지내시는지요?

마음 속에 행복이 잠시라도 깃든 사람 손좀 들어보셔요.
늦눈보라 몰아쳐 서러운 사람들도 좀 나와보셔요.
다들 나와 보셔요.



2007-11-12 (21:5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8 다시 바다건너서... 양심수후원회 2009.05.29 1702
167 기행이야기1 양심수후원회 2009.05.28 1702
166 득형이 형에게서 멜이 왔어요 양심수후원회 2009.05.29 1701
165 형님, 누님들 울적하세요? 2002-09-13 글쓴이 : 노혁 양심수후원회 2009.05.28 1701
164 얼라리 꼴라리~~~~ 양심수후원회 2009.05.29 1700
163 크리스마스날에는 뭘 하실건가요? 양심수후원회 2009.05.28 1700
162 서산 봉례누님 아파요! 양심수후원회 2009.05.29 1699
161 기행사진3 - 우포늪 2 [1] 양심수후원회 2009.05.29 1699
160 1천만 서명운동에 참여합시다. 양심수후원회 2009.05.28 1699
159 서울은 지금 눈이 온 다죠 양심수후원회 2009.05.29 1696
158 강형, 고맙습니다 2002-07-16 글쓴이 : 김호현 양심수후원회 2009.05.28 1696
157 인사차 2002-12-25 글쓴이 : 길소녀 양심수후원회 2009.05.28 1695
156 탄핵국회의원들은 죄가 없다~ 양심수후원회 2009.05.28 1694
155 글 잘보고 갑니다. 양심수후원회 2009.05.29 1693
154 3월 모임 길 안내 양심수후원회 2009.05.29 1693
153 갑자기 언니 이름이 안떠오르네 양심수후원회 2009.05.29 1693
152 모순2 양심수후원회 2009.05.28 1693
151 잘 다녀오세요..... [1] 양심수후원회 2009.05.28 1692
150 가을 하늘을 보니.... 양심수후원회 2009.05.29 1691
149 독감조심하세요 2002-12-11 글쓴이 : 오순균 양심수후원회 2009.05.28 1691
옴시롱 감시롱

CLOSE

회원가입 ID/PW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