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의 죽음은 이 시대 노동자.민중의 죽음"

2009.05.17 18:36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4670

"열사의 죽음은 이 시대 노동자.민중의 죽음"
1만여 노동자 대전 운집, 거리행진 중 연행.부상자 속출
2009년 05월 16일 (토) 22:00:41 대전=고성진 기자 kolong81@tongilnews.com

   
▲16일 오후 3시 30분, 대전광역시 청사 앞에서 1만여명의 노동자가 참가한 가운데 '故 박종태 열사 투쟁 승리, 5.18정신계승, 노동기본권 쟁취 전국노동자 민중대회'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대한통운까지 거리행진을 펼치는 동안 경찰 병력과 대대적인 마찰이 일어 수백여 명이 연행되고 부상자가 속출됐다. [사진-온아시아 조우혜 기자]
'광주의 피'가 대전에서도 붉게 피어올랐다.

대한통운 해직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광주 태생인 故 박종태 화물연대 광주지부 1지회장의 영정 앞에 모인 1만여 명의 노동자는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했다.

16일 오후 3시 30분, 대전광역시 청사 앞에서 열린 '故 박종태 열사 투쟁 승리, 5.18정신계승, 노동기본권 쟁취 전국노동자 민중대회'에 참가한 전국 각지의 노동자들은 "열사의 뜻을 이어받아 노동기본권을 쟁취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오늘은 29년 전 군부 독재에 의해서 잔인하게 민중이 짓밟혔던 광주에서 5.18 영령을 기리고 민주주의를 되찾고 노동자.민중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투쟁을 결의하는 전국노동자 대회를 준비했다"며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대회에는 임성규 민주노총위원장,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등 각계인사들이 함께 자리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임 위원장은 "정부와 금호자본과 대한통운은 이 시간까지 아무런 답변이 없다. 우리가 총파업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의 길을 이미 선택하고 있다"며 "지난 9일, 16일까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 문제를 서울로 가져가겠다고 했다"고 밝혀 대대적인 상경투쟁을 예고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본격적인 투쟁의 깃발을 올리고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결의했기 때문에 민주노총이 예정된 6월 총파업을 가급적 최대한 당기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운수노조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김종인 운수노조 위원장은 "열사의 죽음은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이 시대 노동자.민중의 죽음을 대변했고 우리의 각성을 촉구하는 죽음"이라며 "이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열사 앞에 서자"고 결의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도 무대에 올라 "우리 열사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라면서 "박종태 열사는 이명박이가 죽였다. 이명박과 금호재벌을 관에다 담고 박종태 열사는 관에서 꺼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인의 부인 하수진 씨는 상복 밑단이 빗줄기에 흠뻑 젖어 있었다.

하 씨는 "남편은 3월달 벚꽃이 피기 전에 그 싸움을 이기고 아이들과 놀러가고 싶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그 싸움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고 제 남편은 벚꽃이 다 지고 아카시아 꽃이 무르익던 날에 싸늘한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애통해했다.

   
▲ 故 박종태 열사의 부인 하수진씨.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그는 "아직까지도 금호자본과 대한통운은 말이 없다. 박종태가 자기 직원이 아니니까 택배노동자는 노동자가 아니라고 떠벌리고 검찰 역시 사인이 분명한데도 공안사건이라는 이유로 시신에 칼을 대겠다고 한다"며 "남편은 여기 계신 분들의 동지로 남기 위해서 떠나갔다. 동지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대회에는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 이강실 진보연대 상임대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이정희.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화물연대, 총파업 선포

   
▲오후 2시,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는 '열사투쟁 승리! 화물연대 사수를 위한 총파업 결의 조합원 총회'에서 총파업을 선언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앞서 오후 2시,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는 같은 장소에서 '열사투쟁 승리! 화물연대 사수를 위한 총파업 결의 조합원 총회'를 열고 "조합원들의 만장일치로 총파업 건이 통과됐음을 알려드린다"며 총파업을 선포했다.

김달식 화물연대 본부장은 "파업 돌입 시기와 방식 등 세부지침 등은 화물연대 투쟁본부에 위임한다"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화물연대를 탄압하는 세력들과 전면전을 불사할 것"이라고 알렸다.

그는 "우리가 총파업을 하는 이유는 어느 누구도 대화에 나서주지 않기 때문"이라며 "화물연대가 불법, 이적단체도 아닌데 정부나 금호자본, 대한통운에서 일체의 대화, 유감의 표시가 없다"고 토로했다.

화물연대는 총회가 끝나고 건설.철도.항만노조를 포함해 가스.전기 등 공공부문까지 확대, 파업 연대투쟁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대회를 마치고 죽리4거리, 대전 중앙병원, 대한통운까지 거리행진을 펼치는 동안 경찰 병력과 대대적인 마찰이 일어 수백여 명이 연행되고 부상자가 속출됐다. 이들은 오후 9시 50분께, 대한통운 앞에서 대회를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대전광역시 청사 일대를 수십여 대의 경찰차량으로 에워싸 청사 진입을 막는 한편, 수백 중대의 병력을 대회장 인근에 배치했다.

   
▲대한통운까지 거리행진을 펼치는 동안 경찰 병력과 노동자들의 물리적 충돌이 일어났다.  [사진-온아시아 조우혜 기자]

   
▲경찰은 대전청사 일대를 수십여 대의 경찰차량으로 에워싸 청사 진입을 막는 한편, 수백 중대의 병력을 대회 인근에 배치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대전=고성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5 유해송환에 대북제재로 답하는 후안무치의 야만행패 file anonymous 2018.08.13 260
314 “7년 만의 귀향, 부당한 ‘임시귀국조치’ 철회하고 영구귀국 보장하라”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9.11 268
313 비전향 장기수 김영식 선생 미수(米壽) 잔치 『통일조국에서 화목하게 삽시다』 수필집 헌정도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4.09 273
312 “문재인 정부는 민족자주의 길에 나서라! 민족자주대회 준비모임, 한미연합사 앞에서 24차 반미월례집회 열어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4.20 273
311 비전향장기수 송환 촉구 … 올해만 3명 사망 file 양심수후원회 2019.10.07 276
310 KBS1 남북의 창 통일로 미래로(비전향 장기수 잊혀진 망향가)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8.11 278
309 “마지막으로 가족 한번…” 구순 최고령 장기수의 마지막 소망 anonymous 2018.04.24 279
308 1232차 민가협 목요집회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8.02 279
307 “심성 선량한 흔치 않은 선각적 지식인” 권재혁 선생 50주기 추도식 및 자료집 발간식 열려 file 양심수후원회 2019.11.05 279
306 "살 날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비전향 장기수 송환20년, 추석 전 2차 송환촉구 기자회견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9.09 279
305 내 조국, 내 민족 사랑하는 젊은이들이 되기를 바란다 - 김영식 선생 편지글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1.07 281
304 범민련 남측본부 총회, 이태형 신임 의장 선출 양심수후원회 2021.04.08 283
303 민족자주대회 "한미합동군사연습 영구 중단하고 한미동맹 해체하라"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3.16 284
302 미 대사관저라는 금기의 벽을 뛰어넘은 대학생들 즉각 석방하라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1.23 289
301 이석기 전 의원 누나 이경진 청와대 앞 농성 1천일 기자회견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5.13 290
300 남북경협 IT사업가 김호 씨 가족과 시민사회단체, 민주당에 국가보안법 폐지 촉구 file 양심수후원회 2022.02.25 290
299 돌아가야 할 방문객들 <2차 송환 희망 비전향 장기수 사진전>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8.31 291
298 [목요집회] 한반도 근본문제는 분단과 외세 anonymous 2018.03.23 304
297 인도주의 실천 촉구 기자회견..."긴박할때 남과 북이 지켰던 사람의 도리가 인도주의" 양심수후원회 2020.12.12 306
296 신념의 쪽배로 분단을 건너 온 수학자, 안재구 선생 file 양심수후원회 2019.10.24 311

CLOSE

회원가입 ID/PW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