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향 장기수 평화쉼터에 오다

[기고] 정성혜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사무처장 

 

  • 정성혜 
  •  
  •  입력 2024.01.29 13:37

 

 

 

7a539a3e2bed6954dee45d2f0052f2c2.jpg진도 평화쉼터에서 비전향 장기수 양원진 선생님, 김영승 선생님, 양희철, 선생님, 박희성 선생님, 김영식 선생님(오른쪽부터)과 함께. [사진제공-정성혜]
 
 

올해는 세월호 참사 10주기입니다

아직도 세월호의 아픔은 우리 모두에게 치유되지 못하고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진상 규명이 되기를 누구보다 원하셨던 비전향 장기수 다섯 분이 새로 집을 지은 진도 평화쉼터에 1월 12일부터 14일까지 머무르며 감동적인 시간을 가졌습니다.

평화쉼터는 ‘세월호 팽목기억관'을 방문하는 모든분들이 자유롭게 머무는 공간입니다. 제주에도 있는데 새해 진도에 문을 열어 비전향 장기수 선생님들께서 초대받아 오게 되었습니다.

단순 쉼터만이 아닌 평화쉼터는 절대 권력과의 저항운동 과정에서 쉼이 필요한 활동가가 보름 이상 머물며 휴양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f4c55274c45cde5790dc6629a5074f1b.jpg양원진 선생님께서 구 목포형무소 자리에 있는 합장비에서 1946년 집단탈옥을 감행했던 사실을 증언하시고 있다. [사진제공-정성혜]

 


12일 첫날은 목포형무소 학살 전적지를 다녔고, 문화공간 오즈에서 목포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간담회도 가졌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옛 목포형무소에서 1949년 230명가량 탈옥을 했는데 모두 잡혀 학살되었다고 김영승 선생님을 통해 듣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기억을 따라 우린 그 터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김영승 선생님은 저 산만 넘으면 살 수 있는데 끝내 단 한 명도 넘지 못하고 학살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저 산만 넘으면…살 것이다! 살 것이다!!!”

다음날인 13일에는 ‘세월호 팽목항’에서 영혼들의 천도를 기원하며, 반드시 세월호의 진상이 밝혀질 것이라 다시 약속하고 오겠습니다. 기억하고 잊지 않겠습니다.



0f87b832b82f994f8a125318a2c8b65e.jpg팽목항에서 “미안해!, 잊지 않을게!, 기억할게!”라고 소리높여 외쳤다. [사진제공-정성혜]
 

 

혁명 일상이 치유의 삶으로

세월호 참사 10주기 우리는 끝내 진실을 인양하지 못했습니다. ‘한국 사회의 총체적 부실이 낳은 인재’라는 말까지 나왔는데 참사위의 조사 결과는 여전히 우리에게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세월호 이전과 이후가 달라야 한다’, ‘이전과는 다른 나라가 돼야 한다’는 국민들의 다짐과 염원은 우리에게 아직 미완성이고 치유되지 못하고 있는 큰 상처이기도 합니다.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저는 오랜 시간 눈물로 술로 가슴을 적시기도 했습니다. 
2014년 모든 국민들이 고통스러웠던 세월호 때도 가슴이 깎이고 슬픔에 가슴을 적셨지요.

제 마음 돌보는 법은 모르고 상처도 많이 내었는데, 세월의 흐름 따라 깨닫는 것은 세상의 변혁을 꿈꾸는 자, 혁명 일상이 난관에 부딪힌다 해도 자기 마음에 상처 내지 말고 치유의 삶이 일상이 되어야 끝까지 버틸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금강산에 다시 가는 것만이 일생의 목표가 되었지만, 현 시국이 아무리 비관적이라 해도 절망하지 않습니다.

웃으며 다시 갈 것이라서요. 하하하
세월호!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서요.
“미안해! 잊지 않을게!!“ 소리 높여 약속합니다. 
”기억할게!“ 진실은 끝내 밝혀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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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문화공간 오즈’에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간담회를 끝마치고서. [사진제공-정성혜]
 

 

세상의 가치

2박3일 짧은 일정이기도 했지만, 쉼과 배움, 깨달음, 다짐이 있는 기행이었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요? 아님 목표가 있으신가요?
백 세를 바라보고 계신 파란만장 인생 주인공 다섯 분은 여전히 삶을 충실하게 임무를 다 하며 살고 계십니다.

장기수 오형제 이들의 연세는 도합 460세, 수감생활은 155년입니다.

이분들과 저 숫자를 보면
아등바등 지금 우리의 삶
얼마나 보잘것없습니까?

37년을 감옥에 계셨던 비전향 장기수 양희철 선생님은 야수적이고 야만적인 폭력과 생지옥의 고문을 당했는데 그들을 용서하셨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미움과 분노는 버리고 오로지 조국 통일의 마음만을 담기 위해서라고 하셨지요.

하나 보잘것없는 우리는 어떤가요... 우리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담겨있나요. 
마지막 날 진도에서 올라오는 길에 김영승 선생님과 북이 민화협은 물론이고 6.15공동선언 북측위원회,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 등 대남기구들을 모두 정리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며 올라왔습니다.

왜? 정리하겠습니까. 문재인 정부를 이어 현 윤석열 정부까지 남쪽 사회는 물론이고 남쪽 통일운동 단체들 상황까지 다 파악된 것이지요. 북측 입장에서 인민을 위한 복리, 한반도에 대한 평화를 남쪽 정부나 통일운동조직, 시민단체에 기대할 부분이 있을까요. 문재인 정부에서 단순히 민족 합의가 이행되지 않은 것보다 더 큰 실망감이 북에 작용한 것입니다.

오로지 ‘조국의 통일’만을 가슴에 담고 있는 장기수 선생님들 속이 많이 타들어가 실 겁니다. 우리 모두 성찰 또 성찰합시다. ‘환골탈태, 분골쇄신’의 각오로 성찰하며 실천하겠습니다.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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