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사면은 MB 정부의 진정한 쇼!

2009.12.31 10:38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6806

 

[기고]  30일자  민중의소리 

 

                                                                                                                                   임미영(양심수후원회 사무국장)
이귀남 법무부장관은 29일 이건희 삼성그룹 전회장에 대한 단독 특별사면한다고 발표하면서 사면의 첫째 이유도, 둘째 이유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있다고 했다. 이것은 완전히 미국 헐리우드의 저급하기 짝이 없는 폭력영화의 한 줄거리이다.

국가의 위기적 상황을 연출해놓고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가장 흉악한 범죄자들을 감옥에서 탈출시켜 막다른 상황에서 위기를 해결하고, 그 대가로 엄청난 액수의 돈이나 형을 감해준다는 줄거리의 영화, 그래서 그 범죄자들은 검은 돈으로 다시 범죄자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는 막가파식 영화 말이다.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민주노총, 삼성일반노조, 용산범대위 등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40여명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부정비리 범죄자 이 전 삼성 회장을 사면하겠다는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민중의소리

이번 사면은 일찌감치 이명박 정권과 삼성재벌의 뒷거래를 통하여 진행되어온 만큼 새삼 놀랄 일은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수구보수 언론들은 사면을 며칠 앞두고 미리 여론조사를 해서 50%에 육박하는 국민이 사면에 찬성한다고 떠벌리면서 이명박 정권의 부도덕함에 부화뇌동했고, 정부와 한나라당은 집권의 가장 강력한 토대가 된 재벌권력과의 결탁으로 결국 대한민국이 '삼성재벌공화국'이라는 것을 노골적으로, 아니 법적 장치를 통하여 천명한 셈이 된 것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은 재벌이 저지를 수 있는 모든 불법을 저질렀을 뿐 아니라, 4조5천억에 달하는 차명자금을 조성하고 1천억이 넘는 세금을 포탈하여 지난 8월 법원으로부터 배임죄와 조세포탈죄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받았던 중 부정비리경제사범이었다. 가장 악랄하게는 재개발 비리사업으로 용산철거민들의 목숨과 거주지를 빼앗고도 권력에 힘입어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게 만들었고, 철거민들이 자신들의 아버지를 혹은 형제를 죽였다는 위선에 찬 판정을 받아 추운 겨울 감옥에 가둬놓았으며 그 유족들은 서러운 상복을 입은 채 뜨거운 여름을 지나 추운 겨울을 한 데서 지새우게 만들어 놓는 그야말로 인면수심의 야만적인 인간인 것이다.

이런 이건희에 대해 세계인의 축제라고 하는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대통령이 자신의 고유권한인 사면권을 그 발 아래 바친 것이다. 그러나 비록 유치를 이끌어낸다 해도 당장 눈 앞의 이익은 될지언정 그 축제는 검은 돈과 권력에 놀아나는 더럽고 추잡한 쇼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모르진 않을 터이다.

늘 그래왔듯이 제왕적 무소불위의 재벌들이 법적 면죄부를 획득하여 무노조경영, 임금삭감, 해고 등 갖은 불법적 노동자탄압 등을 통하여 노동자들의 목숨줄을 더욱 옥죄게 될 것은 자명하다.

자본권력은 한결같이, 준엄하고도 양심적이어야 할 사면권을 남용하여 비리재벌 정치가들의 대량 사면하고 양심수사면은 구색용으로 겨우 포함시키거나 아예 사면대상에서 제외시켜 이제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대한민국에서 당연한 국민 정서로 자리잡게 만들었다. 취임 초기부터 이명박 대통령이 입만 벙긋하면 부르짖었던 '법질서 확립'은 도대체 어느 집에서 짖어대는 개소리인지 모르게 되었다.

재벌들의 사기가 진작되는 만큼 땅바닥으로 곤두박질 치는 국민들의 사기는 누가 불러일으킬 것인가.

정의로운 대의에 몸바쳐 싸워온 모든 양심수를 제외한 사면은 결코 어떤 선진화도 가져올 수 없을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국가위상을 어느 곳에도 자리 잡을 수 없게 만드는 일이다.

지금이라도 이명박 대통령은 '짝퉁간첩사건'으로 장기구금되어 있는 이른바 일심회 관련 양심수, 용산4구역 철거민들, 대전운수노조 노조원들과 촛불관련 양심수와 전쟁을 반대하는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양심수 등 모든 양심수들에 대한 사면을 즉각 단행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비록 국민 30%에도 미치지 않는 표에 의해 당선된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법에 의한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는 조치일 것이다. 부정비리재벌들이 벌이는 악의 승계는 법치국가에서 당연히 법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우리는 친일파를 처단하지 못한 후과가 얼마나 비생산적이며 야만적이며 사회적 진보를 가로막고 있었는지 가까운 역사에서 생생히 보아왔다.

지금이라도 이건희 사면 결정은 즉시 중단되어야 하고, 모든 양심수들에 대한 사면 석방은 즉각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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