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각계, ‘애국지사 故 안경자 선생 민족통일장 추도식’ 엄숙 진행

 

  • 김래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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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9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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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jpg‘애국지사 故 안경자 선생 민족통일장 추도식’이  19일 오후 5시 서울대병원장례식장에서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애국지사 故 안경자 선생 민족통일장’ 장례위원회는 19일 오후 5시 서울대병원장례식장에서 범민련 남측본부, 양심수후원회, 남민전 동지회, 추모연대, 사월혁명회, 진보연대 등 각계 사회단체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애국지사 故 안경자 선생 민족통일장 추도식’을 엄숙히 진행하였다.

故 안경자(94세) 선생은 남조선민족해방전선(이하 남민전) 사건관계자였던 황금수 선생의 부인으로 남모르게 통일운동과 민족민주운동 지원사업에 큰 역할을 하셨던 분으로 알려졌다. 

2.jpg‘애국지사 故 안경자 선생 민족통일장 추도식’ 참가자들이 고인에 대한 묵념을 올리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은 추도사를 통하여 “선생께서는 스스로 노동을 통한 소득을 혼자서 가정만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지를 않았다.”라고 하면서 “황금수 선생님과 안 여사님의 똑같은 생각이, 우리 사회의 불의와 모순을 없애는 바로 사회민주화와 자주통일의 밑거름이 되는데 헌사하였다.”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제가 양심수후원회를 이끌어가면서 비전향장기수 석방과 후원사업 그리고 북녘 고향으로의 송환운동을 비롯하여 수많은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청년학생들이 감옥에 끌려가고 있을 때, 이들의 무죄석방운동을 하는 데는 두 분 선생님의 아낌없는 격려와 도움이 있었다.”라면서 그 고마움을 토로하였다. 

3.jpg투병 중임에도 추도식에 참석한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오른쪽)과 비전향장기수 양희철 선생.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또한 “두 분 선생님께서 제게 베풀어주신 그 이상의 헌신을 우리 사회 민주화와 우리 민족의 자주통일을 위해 아낌없이 쾌척하시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동족대결 사대매국 행패가 없는 자주통일, 평화번영만이 있는 천국에서 영면하시길 빌겠다.”면서 고인에게 다함 없는 존중을 담아 인사드렸다.

이날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원진욱 사무처장의 사회로 한찬욱 사월혁명회 사무처장의 약력보고, 이태형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김혜순 대표 대독)의 추도사가 있었다.

4.jpg김길숙 정림예술단 단장이 ‘살풀이’ 춤을 공연하고 있다.[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문화공연으로는 김길숙 정림예술단 단장의 ‘살풀이’ 공연이 진행되었다.

호상 인사는 이정태 민족자주평화통일중앙회의 사무국장이 하였으며, 유가족 인사로는 생질녀가 인사를 하였다.

고인은 20일 오전 8시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할 예정이며, 오전 10시 서울시립승화원(벽제) 화장을 거쳐 오후 2시 마석모란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다음은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의 추도사 전문이다.

 

故 안경자 여사님을 보내드리며

연세가 많으셨지만 언제나 건강하셨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함부로 드러내지 않으시면서도 사실은 거대한 역사창조의 한 부문을 맡아 말없이 실천해 오셨습니다.

그런 여사님께서 매우 어려운 투병을 하고 계신다는 소식을 듣게 된 때는 지난 3월쯤이었습니다. 황금수 선생님께서 직접 집에서 간병을 하고 계신데 질환이 너무 깊어 집에서 간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당시 제가 입원해 있던 요양병원에 입원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물어 오셨습니다.

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여기 저기 알아보고 뛰어 다녀야 할 처지임에도 겨우 보행보조기에 의존하여 병실 안을 걷는 처지였으니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그 뒤 여사님의 병세는 말기대장암이고 폐암으로 전이되었으며 뇌경색증 등으로 고통을 당하고 계시다는 황 선생님의 말씀이셨습니다.

저는 양심수후원회 김혜순 대표, 제 생질까지 동원, 성가병원·성모병원 등 호스피스 병동이 가동되는 곳을 알아보게 하여 마침내 강남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실 수 있었습니다.

그 뒤 여의도, 은평성모병원으로 옮겨 투병하시다가 어제 아침 여사님께서 끝내 별세하셨다는 슬픈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단 한번 문병도 못하고 부끄럽게도 슬픈 부고를 받는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안 여사님을 처음 뵙게 된 때는 1984~5년께였을 터였습니다. 박정희 유신체제가 응징당하고도 새로운 전·노 군부독재가 광주민중학살을 비롯한 유례없는 폭력통치를 하고 있을 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오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등산모임에 옛 민자통 지도부 인사들과 이른바 인혁당 재건위사건 관련자와 그 유족과 가족들이 있었습니다. 그전 어느 때부터인지 다부진 체력에 말씀이 많지 않으셨던 당시 이름으로는 안경자 여사님이 계셨습니다.

체력을 키우고, 인내심과 단결심을 모으는 그러면서 당시 애국가처럼 불렀던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했습니다. 우리들만의 천국, 해방구였습니다.

또한 당시는 아직도 감옥에 갇혀 있는 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사건 관련자들의 석방운동을 비롯한 군부독재 타도의 전 민중적 투쟁도 이어지고 있을 때였습니다.

마침내 6월 민중항쟁으로 전·노 군부독재가 체육관 선거를 포기하고 항복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1990년 11월 4일에 있습니다. 남민전 전사로 1988년 12월 21일 대사면으로 출소하신 황금수 선생님과 앞에서 말씀드린 안경자 여사님이 북한산 자락, 이글거리는 단풍계절에 무정형, 무형식의 우리만의 형식으로 한 가정 이룸 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양심수후원회 주관으로 문한영 선생님의 주례사, 김남주 시인의 축시, 아니 무엇보다. 안경자· 황금수 선생님의 스스로 밝힌 “우리는 여러 동지들 앞에 부끄럽지 않는 공동체로서 한 가정 이룸을 선언합니다”고 당당하고 힘차게 알렸습니다.

한성대 풍물패, 민가협 어머니들이 축가를 하셨습니다. 그날의 가장 눈에 띄는 일은 민가협 간사들이 가을꽃과 나뭇잎 등으로 생 면류관을 만들어 두 분께 씌워드린 발상이었습니다.

생 면류관을 쓰신 두분 모습은 영원히 영상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안경자 여사님!

제가 오늘 꼭 말씀을 드리려는 사연은 따로 있습니다. 여사님께서는 이제까지 지내오신 것처럼, 인간노동에 대한 신성함과 그 가치의 절대성을 믿고 계셨습니다.

경락의 맥을 통한 건강한 삶을 많은 사람에게 베풀고 이론화하면서 책을 내시기도 했습니다.

매우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효험 때문에 많은 사람이 따라 배우며 건강세계의 뚜렷한 한 자국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선생께서는 스스로 노동을 통한 소득을 혼자서 가정만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지를 않으셨습니다. 황금수 선생님과 안 여사님의 똑같은 생각이 우리 사회의 불의와 모순을 없애는 바로 사회민주화와 자주통일의 밑거름이 되는데 헌사하셨습니다.

저 자신에 대한 말씀을 하늘나라에 가신 고인과 황금수 선생님 호령을 감내하면서 오늘 이 자리를 빌려 밝히겠습니다.

제가 양심수후원회를 이끌어가면서 비전향장기수 석방과 후원사업 그리고 북녘고향으로의 송환운동을 비롯하여 수많은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청년학생들이 감옥에 끌려가고 있을 때 이들의 무죄석방운동을 하는 데는 두 분 선생님의 아낌없는 격려와 도움이 있었습니다.

두 분 선생님께서 제게 베풀어주신 그 이상의 헌신을 우리 사회 민주화와 우리 민족의 자주통일을 위해 아낌없이 쾌척하셨음도 알고 있습니다.

여사님께선 신성한 자신의 육체적 노동의 대가로 얻은 귀한 가치를 이렇게 당대사회가 요청하는 부분에 아주 기쁜 마음으로 기여하셨습니다.

이제 여사님께서는 모든 것 활활 털어내고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동족대결 사대매국 행패가 없는 자주통일 평화번영만이 있는 천국에서 영면하시길 빌겠습니다.

2023년 9월 19일

남민전 동지,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올림

 

                               안경자 선생의 살아오신 길 


1.jpg고인의 영전. [사진-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1930년
8월 14일 평양 출생. 평양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님. 해방직후 서울로 내려와 미용사 자격을 취득. 강원도에서 미용사 생활을 하다가 한국전쟁이 나자 부산으로 이동함.

1957~60년 
부산에서 미용사로 미장원과 미용학원 운영, 대한노동조합총연합회 미용노조 건설 주도적 참가, 부산 성민학회(김한덕, 김재봉등) 성원과 교류, 부산지역 김규철, 도강호, 이상배, 조평래 등과 교류 · 후원하며 본인도 노동운동에 참여.

1960년
4·19혁명 후 민주민족청년동맹(민민청) 성원과 교류하며 자주민주통일운동에 매진.

1970년
상경하여 경락마사지 시술 창시.

1987년
(연도 정확하지 않음) 가톨릭 평화신문에 황금수 선생 3차 신경통 옥중 병마 투쟁 기사를 보고 출소하면 동지로 함께 해야겠다고 결심함.

1990년
11월 4일 황금수 선생과 산상 결혼, 결혼 후 부군과 함께 양심수후원회, 범민련 남측본부, 남민전 동지회, 진보연대, 추모연대, 사월혁명회 등 민족민주운동단체와 병마로 고통 받는 동지들을 위해 스스로 노동하여 번 돈으로 후원.

2007~17년 
이명박근혜정권 10년을 거치며, 한미FTA 투쟁 · 광우병 촛불 · 총체적 관건 부정선거 촛불 · 박근혜 탄핵 촛불 등의 투쟁에 부군 황금수 선생과 거리에 나서 민중과 함께함.

2023년
9월 17일 숙환으로 운명.

※ 위 안경자 선생의 이력은 부군 황금수 선생, 권오헌 선생(양심수 후원회), 이낙호 여사(민민청) 활동)의 증언과 박영수 여사(도강호 선생 부인), 이영자 여사(범민련 김규철 선생 부인), 이정숙 여사(4.9통일열사 이수병 선생 부인) 등의 보충증언을 토대로 작성한 것입니다.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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