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도 사람도 몰아내고 미군을 위한 땅이 되고 있는 ‘새만금’

 

2023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 원정단 2일차 활동 : 군산미군기지

 

  • 군산=소명희 통신원 
  •  
  •  입력 2023.04.05 10:41

소명희 통신원 (2023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 원정단원)

 

새로운 만금평야를 만들어 쌀을 생산하겠다는 말도 사라지고, 땅도 사라지고 이제는 미군을 위한 땅이 되어버리고 있는 새만금.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은 첫날 대추리 마을을 떠나 군산으로 향했다. 전라북도는 ‘만석지기 터’가 있을 만큼 유명한 곡창지대로 유명하다. 일제시기에는 군산뿐만 아니라 인근 김제, 부안, 익산까지 쌀을 일제에게 수탈당하는 곳이었다. 

군산의 군사기지의 역사는 이 일제시기부터 시작된다. 1940년 일본군 다치아라이 육군비행학교 군산분교가 생겼고, 이 기지가 지금의 미군기지까지 이어져왔다. 

새만금, 처음에는 갯벌의 생태계를 파괴했고
지금은 미군에 의해 주민들의 삶이 파괴되고 있다

군산미군기지는 계속 확장되고 있다. 정부는 처음 새만금 개발사업을 진행할 때 농지로 만들어 이곳 주민들이 삶의 풍요롭게 하겠다고 했으나 지금 새만금에 농지는 없다. 오히려 군산 주민들이 아닌 미군들을 위한 땅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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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기지 안에 있는 전투기 격납고. 현재 20개가 있고 18개가 추가로 만들고 있다. 군산기지는 평택보다 더 많은 전투기가 배치되어 있다.  [사진-통일뉴스 소명희 통신원]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수행하면서 한국을 미국의 전초기지로 만들고 있다.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서해안을 중심으로 ‘서해안 미군기지 벨트’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 그 모습이다. 

군산 미공군기지에서 전투기가 운용되면 15분 만에 중국 청도에 닿는다. 평택 미군기지가 미군의 전략사령부의 역할을 한다면 이곳 군산은 그야말로 전쟁 돌격대가 있는 곳이다. 그만큼 전쟁이 발생할 시 가장 먼저 타격 대상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미군이 허가를 하지 않으면
착륙조차 할 수 없는 군산공항

지난 2022년 7월, 군산공항에 착륙하려던 제주발 항공편이 활주로 폐쇄로 인해 광주공항으로 회항했다가 뒤늦게 착륙한 일이 발생했다. 주한미군이 활주로 문제를 비행기 출발 40분 전에 발견했고, 미군 측은 일방적으로 공항폐쇄를 발표한 것이다. 다행히 큰 사고 없이 광주공항에 착륙한 뒤 다시 급유를 받고 이후 군산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2019년에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이유는 미군이 우리나라에 미리 공항폐쇄의 이유를 밝힐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1997년 군산미군기지 앞 투쟁이 시작된 것도 미공군의 활주로 이용료 인상 때문이었다. 지금도 미공군은 다른 곳에 비해 3배 이상 비싸게 활주로 이용료를 받고 있다,



▲갯벌 건너 군산미군기지가 보인다. 미군은 이 갯벌을 막아 유도로를 만들겠다고 한다. [사진-통일뉴스 소명희 통신원]
▲갯벌 건너 군산미군기지가 보인다. 미군은 이 갯벌을 막아 유도로를 만들겠다고 한다. [사진-통일뉴스 소명희 통신원]

 

▲청력손실경고가 계속 울렸다. 12분에 1회씩 이륙하는 전투기로 인한 소음은 고통이다. [사진-통일뉴스 소명희 통신원]
▲청력손실경고가 계속 울렸다. 12분에 1회씩 이륙하는 전투기로 인한 소음은 고통이다. [사진-통일뉴스 소명희 통신원]

 


활주로 이용료도 문제지만 미 공군기지로 인한 소음문제도 심각하다. 군산에서는 적으면 하루 130회, 많으면 160회 전투기가 이륙한다. 12분에 1회인 셈이다. 

주민들의 난청유발, 유아정서 불안, 학교수업과 학습 능률 저하, 가축의 유산 등 그 피해를 이루 말할 수 없다. 원정단이 도착한 날에도 이륙하는 비행기로 인해 스마트워치가 청력손실 경고가 계속 울렸다.

마을의 2/3가 미군의 땅
풍요로운 마을은 사라지고 
600살 팽나무만 남은 하제마을

군산 미공군기지 옆으로 새롭게 만든 도로를 따라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히제마을. 이곳은  전라북도의 보물이자 보호수인 600살짜리 팽나무가 있는 곳이었다. 하제마을은 시골 마을임에도 과거 유권자가 1000명가량 될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살았다. 

노랑조개가 많이 나왔는데 이 조개가 전량 수출을 하는 조개여서 마을은 작아도 주민들이 풍요롭게 살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군기지 확장을 하겠다는 이유로 644가구가 모두 쫓겨나갔다. 
 

▲ 하제마을을 지키는 팽나무. 이 팽나무 밑에서 매월 ‘팽팽문화제’를 열며 미군기지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소명희 통신원]
▲ 하제마을을 지키는 팽나무. 이 팽나무 밑에서 매월 ‘팽팽문화제’를 열며 미군기지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소명희 통신원]

 


그렇지만 이곳 분들은 팽나무가 있는 자리만큼은 더 이상 미군에게 내어주지 않겠다고 하는, 더 이상 한줌의 땅도 미군기지로 넘겨주지 않겠다는 의지로 매달 팽나무 아래에서 ‘팽팽문화제’를 진행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땅의 주인은 우리다! 
우리의 삶터, 우리가 지키자! 

내리는 빗줄기를 피해 잠시 들어간 비닐하우스는 원래초등학교가 있던 자리라고 한다. 초등학교가 없어진 자리를 지금은 비닐하우스가 대신하고 있었다. 그 안에 놓여있는 예전 사진 속 마을풍경은 그저 평화롭고 한적한 여느 어촌마을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펼쳐진 황무지 같은 땅에는 근본을 잃어버린 주민들의 슬픔을 달래기 위한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평생을 일궈온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고향을 그리워하며 상실감에 건강을 해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마지막으로 한 켠에 세워진 문정현 신부가 나무에 새긴 글귀를 곱씹어 본다.
"하제마을 빼앗아 미군에게 준다? 정부가 할 짓이냐?"

정말 누구를 위해 정부는 존재하는 것일까? 이 땅의 주인은 우리다! 대중국 견제전략의 중점으로 삼으려는 군산을 지켜내자!
 

▲ 2023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 공동대표인 문정현 신부와 함께. [사진-통일뉴스 소명희 통신원]
▲ 2023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 공동대표인 문정현 신부와 함께. [사진-통일뉴스 소명희 통신원]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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