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독립을 했는데도 왜 우리의 땅을 빼앗기고 있는가

2023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 4일차 : 소성리, 경남 진해

 

신현경 통신원 (2023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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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0차 소성리 평화행동에 참가한 자주평화원정단원들. [사진-통일뉴스 신현경 통신원]

 


새들은 지저귀고 고양이는 몸단장을 하며 지나다니고 새싹이 돋아나는 평화로운 소성리의 아침. 우리 자주평화원정단은 4일차 첫 일정으로 소성리 평화행동에 참여했다.

너무나 익숙하게 집회 자리를 만드는 사람들, 폴리스 라인을 치는 경찰들. 이런 풍경이 낯설어야 할 것 같은데 이곳 소성리는 너무나 자연스럽다. 벌써 310차, 어느덧 7년째 소성리는 평화행동을 진행 중이다.
 

▲ 매일 평화행동이 진행되고, 매일 비인권적으로 사람들이 끌려 나오는 소성리에서 이 땅의 주인이 누구인가 생각을 한다. [사진-통일뉴스 신현경 통신원]
▲ 매일 평화행동이 진행되고, 매일 비인권적으로 사람들이 끌려 나오는 소성리에서 이 땅의 주인이 누구인가 생각을 한다. [사진-통일뉴스 신현경 통신원]

 


약 40명의 참여자들을 막기 위해 경찰버스 7대가 와있었다. 대표들의 발언과 청년들의 공연까지 순조롭게 진행되던 평화행동은 순식간에 경찰들의 만행으로 저지되어버렸다.

사드배치 초반의 집회처럼 전투적이지는 않지만 한명, 두명 들려나오는 사람들의 모습은 볼 때마다 가슴을 아프게 하는 광경이었다. 마지막, 연세 지긋하신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 서로를 의지하듯 손을 잡은 채 경찰병력에 의해 끌려 나왔다.

평화행동이 진행되던 곳은 순식간에 사드배치를 위한 협력업체들의 이동통로가 되어버렸다.

폴리스라인 밖에서 "협력업체 나가라, 사드빼고 평화심자, 불법사드 철거하라, 경찰병력 철거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협력업체들이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현실에 눈물이 왈칵 날 것만 같았다. 우리 민중들을 지켜야 할 경찰들이 어째서 주한미군만을 지키고 있는가.
 

▲ 끌려나온 뒤에도 계속 구호를 외쳤다. “불법사드 철거하라” “사드빼고 평화심자” [사진-통일뉴스 신현경 통신원]

▲ 끌려나온 뒤에도 계속 구호를 외쳤다. “불법사드 철거하라” “사드빼고 평화심자” [사진-통일뉴스 신현경 통신원]

 


평화행동을 마무리 한 후 7년 째 소성리 마을 분들과 사드철거 투쟁을 하고 계신 활동가 분과 함께 지난 7년 간 소성리에서의 투쟁의 기록, 사드기지 변화를 살폈다.

최근 사드기지 안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었다. 미군 패트리어트 배치와 미군들의 움직임도 평소와 다른 것으로 보였다. 사드를 정식으로 배치하기 위한 과정이 빠르게 진행 중인 것으로 보였다.

사드기지 안으로 들어가 사드 발사대 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차단기와 철조망을 지나야한다. 이미 많은 보안을 거쳐 또 다시 차단기와 철조망이 있는 이유는 바로 사드는 미군들만이 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한국군대'도 사드 주변으로는 갈 수 없다는 뜻이다.

한국 안에 있는 국방시설에 한국인은 관여할 수 없다는 것이 웃기지 않는가. 우리나라 군인이 사드기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외곽 경비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것에 대한 심각성을 한국 군인들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사드배치의 불법성은 너무나 많지만 그 중 하나, 주한미군은 사드기지에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고 사드를 설치했으며 자기들 마음대로 땅을 파고 건물을 올렸다. 그러다 7년이 지난 이제야 합법적인 정식배치를 위해 환경영향평가를 한다고 한다.

7년 간 기지감시 활동을 하는 활동가 분은 끈질기게 오랜 시간 동안 기지감시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원래 한국군이 해야 할 일을 안 하니까 우리가 힘들어도 한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우리가 가서 하면 한국군이 군사시설이라 촬영하면 안 된다고 하며 쫓아낸다. 나라를 지켜야 하는 군인들이 지금은 미군을 지키기 위해 국민들을 못 살게 구는 집단이다." 라고 말했다. 우리 민중들을 지켜야 할 군인들이 어째서 주한미군만을 지키고 있는가.
 

▲ 진해 미 해군기지를 향해 행진하는 자주평화원정단과 경남지역 활동가들의 모습. [사진-통일뉴스 신현경 통신원]
▲ 진해 미 해군기지를 향해 행진하는 자주평화원정단과 경남지역 활동가들의 모습. [사진-통일뉴스 신현경 통신원]

 


소성리 주민들의 인사를 받으며 자주평화원정단은 다음 일정에 나섰다. 다음 일정은 나의 주거지인 창원시의 진해 미군기지였다. 집에서 고작 30분 거리에 전쟁 위협이 있다는 것이 새삼 소름 돋았다.

경남지역 간담회를 진행한 뒤 자주평화 진해미군기지 집회•행진을 위해 진해로 향했다. 진해 미군기지에서는 2020년 세균실험에 대한 인력을 채용하면서 세균실험을 하는 정황이 발각되었다. 그 이후 많은 집회와 반박이 있었지만 여전히 세균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행진은 진해문화센터에서부터 30분 정도 걸어 미군기지 앞까지 진행되었다. 미군기지에 가까워질수록 충격적인 것은 바로 앞에 중학교가 있고 미군기지 바로 옆은 시민들이 사는 아파트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 세균실험을 자행하고 있는 진해 미 해군기지 앞에서 집회를 하는 자주평화원정단과 경남지역 활동가들. [사진-통일뉴스 신현경 통신원]
▲ 세균실험을 자행하고 있는 진해 미 해군기지 앞에서 집회를 하는 자주평화원정단과 경남지역 활동가들. [사진-통일뉴스 신현경 통신원]

 


그래서 행진 도중 많은 시민들과 학생들을 마주쳤지만 응원의 목소리는 듣지 못했다. 아마 본인들의 주거지 바로 옆에서 세균실험을 할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을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우리는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계속해서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주민안전 무시하는 세균실험 웬 말이냐", "세균실험 중단하고 주한미군 철수하라", "이 땅에 미군기지는 필요없다." 우리의 외침이 진해 시민들에게 닿았다면 좋겠다.

오늘 집회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은 노래 공연 순서에 한 단원이 한 말이었다. "도대체 미군이 뭐길래! 미국이 뭐길래! 내가 이 앞에 와서 노래를 부르냐" 라는 말이었다. 도대체 미국이 뭐길래. 우리는 매일같이 집회를 하고, 국가는 우리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것일까.
 

▲ 'U.S. GOVERNMENT PROPERTY(미국정부소유물)'라고 적혀 있는 모습. [사진-통일뉴스 신현경 통신원]
▲ 'U.S. GOVERNMENT PROPERTY(미국정부소유물)'라고 적혀 있는 모습. [사진-통일뉴스 신현경 통신원]

 


끝으로 한 단원이 집회 이후 보낸 사진에는 진해 미군기지 정문 바닥에 'U.S. GOVERNMENT PROPERTY(미국정부소유물)'가 적혀있었다. 우리 한국 땅에 당당하게 그곳은 자기네 땅이라고 박아놓은 것을 보며 미국이 일본과 무엇이 다른가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독립했으면서도 아직까지 땅을 빼앗기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과연 이것을 해방했다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겠다.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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