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 출신으로 휴전 후 당연히 본적지로 송환되어야 했던 류기진 선생(향년 94세)이 꿈에도 그리던 고향으로 가지 못하고 요양중이던 백마효요양원에서 5.26. 타계했다. 양심수후원회, 통일광장, 민가협 어머님 등 평소 선생님의 활동이 많았던 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8일 저녁 7시 '통일애국열사 류기진 선생 추도식'이 열렸고, 29일 사모님이 계신 양주 하늘안추모공원에 안치되었다.

작년,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관계가 호전되자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을 받으시고 운동도 꾸준히 하시는 등 송환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셨는데 너무나 안타깝다. 선생님을 곁에서 돌보았던 둘째 며느님에 따르면 생전 송환이 불가능하다면, 유해라도 송환해 달라고 했다고 한다.

최고령자로 6.15산악회 산행에도 빠지지 않으셨던 선생님.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

 

<김재선 부회장의 추도사>

추도사

 

 

유기진 선생님! 갑자기 비보를 들으니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지난달 421일 정기산행 때도 수유리 4.19 묘소까지 나오셔서 같이 참배하고 뒤풀이까지 하면서 건배사까지 하셨는데 저희들 곁을 이렇게 떠나가시다니 정말 꿈만 같습니다. 그토록 가시고 싶어 하시던 신념의 고향을 두고서 어찌 발걸음이 떨어지셨습니까?

 

 

선생님께서는 인민군 군관으로 참전하여 전쟁 포로가 되셨습니다. 전쟁 포로에 관한 제네바 협정과 정전협정대로였다면 당연히 송환되셔서 고향과 가족을 70년 동안 이별하시지 않고 행복하게 사셨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남녘땅에 계시는 동안에도 평생 인민군 출신임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고 하시면서 어머니당의 대한 지극한 사랑과 자긍심을 늘 갖고 후회 없는 한생을 살아오셨다고 하셨습니다.

 

 

통일뉴스 모래내 일기에서 보면 “1세기 동안 우리는 단 한 번도 자주주권국가로 살아본 적이 없다. 나는 후손들을 위해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 그러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통일을 이루어 물려줘야겠다. 주권국가를 이뤄야겠다. 너무나 아름다워 놀랍기만 한 우리나라 강산을 그대로 전해주고 싶다.”라고 하실 만큼 우리 땅을 사랑하시며 자주 통일국가를 염원하셨습니다.

 

 

선생님은 양심수후원회, 민가협, 통일광장 등 여러 통일 운동 단체에서 묵묵히 통일 운동을 해 오셨습니다. 양심수 후원회 활동도 열심히 하셨고 민가협 목요집회도 거의 참석하셨습니다. 6.15산악회 산행도 빠지지 않으시고 늘 참석하셨습니다. 특히 산행 때마다 당신이 세운 최고령 완주 기록을 당신 스스로 매번 경신하기도 하셨습니다. 산행 중 쉼터에 운동기구라도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고 젊은 사람들도 하기 어려운 무거운 역기를 들어 올려 우리 젊은 사람들에게 부러움을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산행 때 자주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우리 동지들은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남 앞에 모범을 보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 앞에서야 물론이지만 특히 우리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한테는 더욱 모범을 보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하면 그 사람들도 자기들 하고는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하는 것을 느껴 감동을 받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그들도 옳은 방향으로 생각이 바뀌고 사회도 진보한다는 것입니다.

 

 

유기진 선생님! 저희도 선생님의 소중한 뜻을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며 조국 통일 사업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선생님 혹 내세가 있다면 신념의 고향 그곳으로 돌아가 헤어진 일가친척 분들과 상봉하셔서 70년 동안 쌓인 회포를 마음껏 푸시고 편히 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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