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향장기수 송환이 통일부 과장의 전결사항인가?<기고> 이종문 비전향장기수 송환 20주년행사 집행위원장                                                                                                           이종문  |  tongil@tongilnews.com 

올해는 6.15공동선언 발표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남북 정상이 만나 통일의 이정표라고 하는 공동선언을 하고, 그 해 9월2일 비전향 장기수 1차 송환이 이뤄졌다.

2000년 1차 송환 당시 종교계,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1차 송환추진위원회에서는 63명의 대상자 외에도 더 많은 분들이 있지만, 1차 송환에 이어 2차 송환을 준비하기로 하고 송환을 추진하였다. 그 이후 2차 송환을 준비하게 되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정동영 통일부 장관 재임 때, 2차 송환을 준비하면서 1차 송환 당시 남한의 남아있는 가족의 문제, 고문과 강제전향 등으로 인해 비전향 장기수이지만 당사자들이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못한 상황, 송환 상황을 알지 못하신 분들 등으로 1차 송환 명단에 제외되었던 46분의 2차 송환 대상자가 있었다.

송환대상자들은 80-90세 고령의 노인들로서 46분의 2차 송환 대상자 분들 중 33분이 생을 달리하시고, 이제 13분이 최종 남게 되었다.


<2차 송환 대상자 중 생존자 명단>


문재인 정부 이후 2018년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선언으로 인해 남북관계의 새로운 변화와 평화의 시대를 맞이하였다. 그 누구보다도 변환된 남북관계를 환영했던 분들이 이산가족들과 함께 분단으로 인해 70년 세월을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했던 비전향장기수 선생님들이셨다. 또한 사상과 양심의 자유에 따라 신념을 굽히지 않고 오랜 세월 감옥을 살면서 송환을 요구하는 비전향 장기수 선생님들이 생존 해 계시다.

지금 생존해 계신 비전향장기수 선생님들이 이제 고령의 연세가 되어 살아 계실 날이 오래지 않고, 많은 분들이 병사하시거나 요양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 너무나 절박하고 긴박한 상황이 되었다.

하기에 지금은 비록 남북관계가 잠시 소강상태에 있는 국면이지만, 생존해 계신 비전향장기수 선생님들의 건강상태도 심각한 상황이고,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푸는 중요한 열쇠는 무엇보다도 인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어서 종교계,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비전향장기수 송환 20주년 행사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기념행사를 준비하면서 2차 송환을 준비하기로 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2차 송환 대상자 분들 중에 한 분이신 김영식 선생님(1934년생, 국가보안법, 무기/27년)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에게 편지글을 보냈지만, 어처구니 없는 답신을 받게 되었다. 그것은 통일부 과장의 전결로 되어있는 답신 공문이었다.



▲ 통일부가 보내온 공문. 과장 전결 처리됐다.


추석을 바로 하루 앞둔 날 이 공문을 받은 김영식 선생님은 낙성대 ‘만남의 집’에서 망향의 노래를 부르시면서 억장 무너지는 마음을 달래고 계셨다.

‘비전향장기수 송환 20주년 기념 및 2차 송환 대회’를 추진하고 있는 대회 준비위에서 통일부 앞으로 보낸 공문을 통해 2차 송환 촉구한 것과 김영식 선생님의 이인영 통일부장관에 대한 편지의 답변이 고작 과장 전결의 공문이라는 데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더더군다나 추석 전 고향을 그리는 선생님 앞으로 보내온 통일부의 성의 없는 답변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꼭 그렇게 했어야 했는가? 좀 더 숙고하고 정동영 장관 시절 추진되었던 2차 송환의 내용도 깊이 검토하고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고민과 성의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도 송환이 이미 다 끝난 일인양 통일부는 그렇게 무책임한 답변을 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책임을 분명히 져야할 것이다. 그리고 진정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뜻이 그러한 지에 대해서도 되묻고 싶다.



▲ 2차 송환을 희망하고 있는 김영식 선생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에게 보낸 편지


김영식 선생님이 쓰신 편지의 글에는 당신을 고향으로 보내달라는 내용은 한 줄밖에 없다. 나머지 긴 편지의 내용을 이 나라가 잘되길 바라는 통일의 염원을 담은 내용들이다. 선생님은 자신의 요구보다는 더 먼저 통일부장관에 대한 믿음으로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당신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던 분이시다. 그런 분에게 추석을 하루 앞둔 날 보내온 통일부 과장 전결의 공문은 가슴을 도려내는 칼날이 되어 뼈아픈 상처를 주고 말았다.

비전향장기수 송환이 통일부 과장의 전결사항인가? 통일부에 다시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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