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고향으로 보내주시오.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비전향장기수 송환 준비위, '추석전 2차 송환 성사' 촉구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 비전향장기수 송환 20주년 기념대회 준비위원회는 25일 정부서울청사앞에서 추석전 비전향장기수 13명에 대한 2차 송환을 촉구하고 이인영 통일부장관에게 이같은 요구를 담은 서한을 전달했다. [사진제공-비전향 장기수 송환 20주년 기념대회 준비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인권센터, 천주교정의평화사제단을 비롯한 4대종단 관련 단체들과 (사)양심수후원회, 한국진보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비전향 장기수 송환 20주년 기념대회 준비위원회'(송환 준비위)는 25일 오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추석 전 비전향장기수 2차 송환을 촉구했다.

송환 준비위는 이인영 통일부장관에게 전달한 서한에서 "올해 6.15선언 20주년과 비전향 장기수 송환 20주년을 맞아, 추석 전에 비전향 장기수 2차 송환을 성사시킨다면, 이러한 지극히 인도주의적이고 정당한 처사가 남과 북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마흔 여섯 분의 2차 송환 신청자들 중 서른 세 분이 돌아가시고, 이제 열 세 분만 간신히 생존해 계신다"며, 2차 송환 희망자들의 나이와 건강상태를 잘 살펴줄 것을 당부했다.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3항에 의거하여 그해 9월 2일 이루어졌던 63명의 1차 송환 이후, 2차 송환을 요구했던 46명의 송환은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만 김동섭·류기진·서옥렬 선생이 별세하고 올해 들어서도 허찬형·강담 선생이 고향땅을 밟지 못하고 눈을 감았으며, 이제 13명의 2차 송환 희망자가 힘겨운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13명의 2차 송환 희망자는 △문일승(1926.07, 국방경비법32조, 포로수용소/7년) △최일헌(1929.09, 국가보안법, 무기/ ) △오기태(1930.05, 국가보안법, 무기/21년) △박종린(1933.03, 국가보안법, 무기/35년) △김영식(1934.04, 국가보안법, 무기/27년) △박희성(1935.03, 국가보안법, 무기/27년) △이광근(1945.10, 국가보안법, 무기/22년) △이두화(1928. 8, 국방경비법·국가보안법, 1차 집유5년·2차 3년/7년) △박정덕(1930.01, 국가경비법 32조, 15년/7년)△박수분(1930.01, 국방경비법 32조, 15년/11년) △양원진(1929.09, 국가보안법, 무기/29년 6개월) △양희철(1935.09, 국가보안법, 무기/37년) △김교영(1927.11, 국방경비법 32조, 10년/10년) 등.(괄호안은 생년월일, 적용 법규, 형량/복역기간)

2차 송환 희망자 중 한명인 김영식 선생은 별도로 동봉한 편지에서 "이인영 장관님은 남북이 화합해 민족이 화목하게 살게끔 많이 노력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고 하면서 "그리고 나를 고향으로 보내주시오. 나는 정동영 통일부장관 때 고향으로 가게끔 약속이 다 되어 있었는데 민족반역자들이 반대해서 못 갔습니다. 빨리 꼭 보내주세요.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꼭 이루어지게 해줄 것을 바라고 기다리겠습니다"라고 간절한 마음을 표시했다.

비전향 장기수 2차 송환 촉구 서한(전문)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님,
 
민족의 명절 추석이 성큼 다가와 가을 기운이 완연한 중에 건강하시고, 맡은 바 국사에 알찬 결실을 맺으시길 빕니다.

“비전향 장기수 송환 20주년 기념대회준비위원회”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NCCK) 인권센터, 천주교정의평화사제단,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원불교 개벽교무단,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평화통일위원회, 예수살기, 고난받는 이들과함께하는모임, 생명선교연대회의 등의 4대 종단 관련 단체들과 양심수 후원회, 한국진보연대 등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비전향 장기수 송환 2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을 준비하고자 결성한 위원회입니다.

본 위원회는 결성 이후 거듭 된 논의를 통하여, 비전향 장기수 송환 20주년을 맞아 가장 시급한 사업이 2차 송환 신청 비전향 장기수 선생님들을 올 해 추석 전에 북측으로 송환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2차 송환 없는 20주년은 도저히 기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00년 남과 북의 정상은 6.15 선언 제3항을 통하여, “남과 북은 올해 8·15에 즈음하여 흩어진 가족, 친척방문단을 교환하며 비전향장기수 문제를 조속히 풀어 나가기로 하였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이 약속에 따라 2000년 9월 2일 비전향 장기수 1차 송환이 이루어졌으며, 2차 송환도 ‘조속한 시일 내에’ 이루어 질 것을 기대하였으나, 이러저러한 정치적 사정으로 20년째 미루어지고 있습니다.

지연된 정의는 선이 아니며, 이행되지 않은 약속은 신뢰를 낳을 수 없습니다.

정의가 실현되지 아니하고, 선이 이루어지지 않은 가운데, 본 위원회는 종교인의 양심과 시민의 도덕으로 도저히 2000년 9월의 1차 송환을 흔쾌하게 기념할 수 없습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님,

지금 남북 관계는 경색될 대로 경색되어 출로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운명을 미국 대선 결과나 북미 대화 재개에만 맡겨둘 수 없습니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하여야 합니다!

올해 6.15선언 20주년과 비전향 장기수 송환 20주년을 맞아, 추석 전에 비전향 장기수 2차 송환을 성사시킨다면, 이러한 지극히 인도주의적이고 정당한 처사가 남과 북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낼 것이라 확신합니다.

20년 전의 약속을 지켜 인도주의적 조치를 취하는 것에 대해 세계 어느 나라나 기구도 시비할 수 없을 것이며, 전 세계의 양심세력으로부터 커다란 지지와 공감을 얻게 될 것입니다. 본 위원회에 소속된 제 종교인들과 시민들이 모두 나서서 이번 조치의 정당성에 대해 국제사회와 국내여론의 이해와 동의를 구할 것입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님,

동봉하여 보내드리는 2차 송환 신청 비전향 장기수 선생님들의 연세와 건강상태에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마흔 여섯 분의 2차 송환 신청자들 중 서른 세 분이 돌아가시고, 이제 열 세 분만 간신히 생존해 계십니다.

이 선생님들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부디 얕은 바람에 드놀지 않는 진중한 정무적 판단과, 자그마한 유불리에 매이지 않는 담대한 정치적 결단으로, 우리 민족의 청사에 옳고도 바른 족적을 남겨 후세의 귀감이 되실 것을 바라는 바입니다.

2000년 6.15 선언의 감격과 9.2 비전향 장기수 1차 송환의 감동을 담아,
 
2020년 추석 일주일 전.(2020.9.25.)
비전향 장기수 송환 20주년 기념대회 준비위원회 공동대표단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3 “우리 운명은 우리가 결정! 한미국방워킹그룹 반대!” 양심수후원회 2021.11.05 118
512 "남정현 문학은 우리 모두를 일깨우는 처절한 목소리" 『분지』 작가 남정현 선생 1주기 추모제 열려 file 양심수후원회 2021.12.20 118
511 ‘미국은 손떼라 7차 서울행동’, 작은문화제 진행 file 양심수후원회 2021.12.29 118
510 [권오헌 송년대담] 평화번영, 통일의 길 2018년 양심수후원회 2019.06.01 119
509 청와대 앞에서 이석기 전 의원 석방 촉구 법회 열려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8.04 119
508 “대결과 전쟁위기 조장하는 한미동맹 해체하라!” file 양심수후원회 2021.12.14 120
507 통일의 붉은 꽃, 박정숙 선생을 보내며 file 양심수후원회 2020.10.07 121
506 그립고 사랑하는 류종인 선생님 ! 통일조국에서 부활하소서!! file 양심수후원회 2021.07.25 121
505 양심수후원회 등 ‘국가보안법 위헌 결정 촉구 의견서’ 제출 file 양심수후원회 2022.10.24 122
504 통일애국에 한생을 다하신 노길남 대표님 -삼가 명복을 빕니다-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5.02 123
503 바이러스 공격에 무너지는 오만과 편견 file 양심수후원회 2020.06.16 123
502 미국의 신냉전 결탁, 평화와 민족이익 내팽개치는 윤석열 정부 규탄! file 양심수후원회 2022.06.06 123
501 김련희 ‘평양시민’이 갈 곳은 감옥이 아니라 그의 ‘조국’이고 가족품이다 file 양심수후원회 2021.01.19 123
500 [추모의 글] 30년 간 곁에서 본 민가협 임기란 회장님의 투쟁 양심수후원회 2020.07.02 123
499 통일의 꽃 이두화 선생을 떠나보내며 file 양심수후원회 2022.07.28 124
» 비전향장기수 송환 준비위, '추석전 2차 송환 성사' 촉구 양심수후원회 2020.09.26 126
497 국가보안법 위헌 결정 다루는 헌법재판소 첫 공개변론 진행 file 양심수후원회 2022.09.20 126
496 시민사회 원로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석방하라" 양심수후원회 2021.09.10 126
495 16차 반미월례집회 file 양심수후원회 2019.07.15 127
494 박창균선생10주기 이희영선생8주기 추모집회(11일) file 양심수후원회 2022.06.15 127

CLOSE

회원가입 ID/PW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