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조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영화 ‘그림자꽃’을 보고

[기고] 송영애 미주양심수후원회 사무국장

'그림자꽃' 상영 후 줌으로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평양시민' 김련희 씨. [사진제공-미주양심수후원회]

'그림자꽃' 상영 후 줌으로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평양시민' 김련희 씨. [사진제공-미주양심수후원회]
 

 

남측에는 11년 째 고향인 북으로 돌아갈 날은 애타게 기다리는 ‘평양시민’ 김련희 씨와 35여년을 기다려 오신 11분 고령의 비전향장기수 선생님들이 계신다.

지난 12월 11일 영화 '그림자꽃' 공동체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져 이승준 감독과 강제로 남으로 끌려온 김련희 씨, 분단의 아픔을 온 생 겪고 계신 비전향장기수 선생님들과 미주동포들이 함께 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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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미주양심수후원회가 화상(줌)으로 연결한 그림자꽃 이승준감독, 평양시민 김련희, '만남의 집'의 비전향장기수선생님들과 권오헌 명예회장 왼쪽은 송영애 미주양심수후원회 사무국장의 모습. 


이승준 감독은 김련희 씨의 송환을 위한 남측 사람들의 공감이 넓어지기를, 분단 후 남과 북의 다름만이 강조된 결과 남측의 북측에 대한 이해가 단절된 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감독은 영화 속에서 평양에 있는 김련희 씨 가족이 밥상에 둘러앉은 모습, 일을 마치고 친구들과 기울이는 맥주 한잔에 비치는 북측 동포들의 일상에 놀라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한다.

피를 나눈 한민족, 우리의 형제자매가 살고 있는 곳이 북측임을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남측 사회는 북에 대해 모른다. 영화에는 북에 대해 왜곡된 이야기를 하는 남측 사람에게 “북에 가 봤어요? 가보지도 않고 왜 거짓말을 해요”라며 항변하는 김련희 씨의 외침도 나온다.

4.27 판문점선언 시 고향인 북으로 돌아가리라는 바람과 희망이 믿음으로 굳어졌지만 한미연합군사훈련 강행, 미국의 남북철도 연결사업 반대 등 남측의 판문점선언 불이행으로 김련희 씨와 비전향장기수 선생님들은 또다시 좌절해야 했다.

평양시민 김련희 씨는 2016년 평양으로 돌아가기 위해 사회주의 나라 베트남대사관에 망명을 신청하지만 쫓겨나게 되고, 한참 후인 2020년 국가보안법상의 잠입탈출죄가 씌워져 기소되었다.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호소가 탈출기도가 된 것이다.

올 1월의 재판을 취소하고 재판을 무기한 연장시킨 남측 당국의 처사를 김련희 씨는 출국금지를 연장하려는 구실로 여긴다. 북으로 갈 것이니 여권을 발급할 수 없다던 국정원이 여권을 발급하며 희망을 주고 출국금지로 또다시 절망을 던지는 남측 당국의 처사는 차라리 고문에 가깝다.

영화에는 집단으로 조직되고 운영되는 북의 조직생활이 힘들어 자유를 찾아 남에 왔다는 탈북자도 등장하지만, 김련희 씨는 “태어나 가족과 직장동무들이 있는 집단속에서 서로 위해주고 도와주고 아프면 기대며 사는 것이 인간생활이지 않은가, 부족하거나 잘못한 일에는 동무들이 챙기고 지적하고 도와주면서 사람이 성장하고 발전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남에 오니 누구도 자신에게 말해주는 사람도 없이 혼자 선택하고 책임지는 생활이 외롭고 힘들었다, 이남의 사람들이 자신만의 울타리 속 자유를 중시하고 상대보다는 자신이 위주인 생각들이 불편하고 힘들었다”고 심경을 밝힌다.

 

왼쪽부터 비전향장기수 김영식, 박희성, 양원진 선생과 권오헌 명예회장. [사진제공-미주양심수후원회 ]

왼쪽부터 비전향장기수 김영식, 박희성, 양원진 선생과 권오헌 명예회장. [사진제공-미주양심수후원회 ]
 

 

영화에는 세 분의 비전향장기수 선생님들도 나오신다.

“큰 바람은 없다. 다만 죽기 전에 정들고 사랑받은 조국 산하를 보고 싶고 고향의 땅 공기를 맞고 싶다”고 호소하시는 양원진 선생님은 93세의 고령이시다. 박희성 선생님은 “저세상 가기 전에 59년간 헤어진 가족과 다만 1시간 만이라고 같이 있고 싶다”고 간절히 말씀하신다. 북의 가족들이 확인불가능이라는 적십자사의 통보를 받으신 김영식 선생님은 “가족이 보고 싶다, 소원은 민족이 화목하게 사는 세상을 후대들에게 물려주는 것이다”고 하신다.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도와달라는 비전향장기수 선생님들의 간곡한 부탁.

권오헌 ‘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의 명예회장은 “강제로 끌려온 김련희 평양시민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야 하고, 비전향장기수 선생님들과 가족들이 살아생전에 만나시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온 세계 양심들에게 호소한다.

11년, 35년을 남측에 갇혀야 했던 이 분들에게 남측 사회는 커다란 감옥일 뿐이다. 전쟁포로도 고향으로 보내도록 하는데, 체제와 제도가 다르다고 해서 가족의 품으로,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을 막을 순 없는 일이다. 더구나 남과 북은 한 민족, 한 핏줄이지 않나.

영화의 한 장면, 북으로 돌아가라고 소리치는 남측 사람에게 김련희 씨가 외친다. “나는 탈북자 아니고 평양시민이에요, 빌테니 제발 돌려보내주세요”라고.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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