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회 사건', 28년만에 무죄 판결

2009.05.21 16:36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5578

'아람회 사건', 28년만에 무죄 판결
"친목회를 반국가단체로 조작... 선배 법관 대신해 사과"
2009년 05월 21일 (목) 12:14:36 박현범 기자 cooldog893@tongilnews.com
   
▲ 21일 오전 서울고등법원 기자실 앞에서 '아람회 사건' 피해자들은 무죄판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전두환 신군부의 대표적 용공조작 사건으로 꼽히는 '아람회 사건' 피해자들이 28년만에 억울한 누명을 벗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재판장 이성호 부장판사)는 21일 '아람회 사건' 재심판결에서 1981년 계엄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중형을 선고받고 징역을 살았던 박해전(54) 씨 등 6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1979년말부터 정권의 안정을 기할 목적으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헌정질서를 파괴했다"며 "'아람회 사건'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피고인들에게 고문, 폭행, 협박 등 불법적 수단을 사용해 친목회를 반국가단체로 조작하고, 구성원들을 좌익용공세력으로 둔갑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고문과 협박 등 당시 수사기관의 불법적 수단에 의해 허위자백 했다고 인정하고, 영장 없이 취득한 압수물들은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신군부의 헌정질서 파괴행위에 맞서 헌법과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던 피고인들에게 유죄 판결한 원심을 파기한다"며, 계엄.반공.국가보안법 위반에 대해서 무죄를,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에 대해선 면소 판결했다.

   
▲'아람회 사건'으로 중형을 선고받았던 박해전(54) 씨.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특히 "당시 재판부는 혹독한 고문에 허위자백을 했다는 피고인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사법부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오늘의 법관들은 오욕의 역사를 되새기며 선배 법관들을 대신해 억울하게 고초를 당하고 힘든 여생을 살아온 피고인들에게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뜻을 밝힌다"고 재판부의 입장을 밝혔다.

박해전 씨를 비롯한 피해자들은 판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5공의 반인권적 국가범죄를 단죄하고 피해자들의 인권을 살리는 정의의 심판을 한 재심 재판부에 다시 한 번 감사 드린다"며 "우리 사회가 반인권적 과거사를 청산하고 인권이 보장되는 국민주권시대로 전진하도록 국민과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5공의 반인권 국가범죄에 대한 사과 및 피해자 원상회복 △반인권적 국가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배제 특별법 제정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활동시한 연장 △광주 전남도청 별관 원형보존 △국가보안법 폐지 및 6.15, 10.4선언 이행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고문 후유증으로 1998년 사망한 이재권의 부인 박천희 씨는 기자회견에서 고인이 떠오르는 듯 끝내 눈물을 흘렸다. 

'아람회 사건'은 충남 금산중학교 동창생들인 박씨 등이 1981년 5월17일 전직 군 장교인 김난수의 딸 아람의 백일잔치에서 반국가 단체 '아람회'(수사기관이 정한 명칭)를 결성해 북한을 찬양.고무한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징역 1년 6개월-10년 등 중형을 선고 박고 1988년 특별사면됐다.

그러다 지난 2006년 서울고법 형사 1부(부장 이인재)가 재심개시를 결정했고, '진실화해위원회'는 2007년 "국가는 경찰 수사과정에서의 불법감금 및 가혹행위, 임의성 없는 자백에 의존한 기소 및 유죄판결 등에 대해 피해자들과 그 유가족에게 총체적으로 사과하고 화해를 이루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아람회 사건 고문 후유증으로 인해 1998년 사망한 고 이재권씨의 부인 박천희씨가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박현범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30 "활력있는 젊은 단체 만들고 싶다" [인터뷰]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새 회장 김호현 관리자입니다 2009.05.04 6745
629 광복절 사면의 우선 대상은 양심수이어야 한다 file 양심수후원회 2009.08.12 6596
628 실천적 지식인 리영희교수 81세로 타계 양심수후원회 2010.12.05 6575
627 세계인권선언 짓밟는 국가보안법 anonymous 2011.12.14 6528
626 천안함사건 조사결과발표에 따른-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전문) 양심수후원회 2010.05.21 6490
625 실시간으로 도.감청 사찰당하고 있는 자주통일운동 양심수후원회 2009.11.20 6398
624 건대 총학생회장 등 3명, 집시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 양심수후원회 2009.07.07 6332
623 국가보안법 철폐하고 연행자를 즉각 석방하라. 양심수후원회 2010.07.01 6231
622 출소장기수 유병호 선생님 타계 양심수후원회 2010.12.17 6225
621 한국진보연대 간부 3명 연행 양심수후원회 2010.06.30 6224
620 9.19공동성명에 반하는 한.미.일의 대북고립압살정책, 6.15 10.4선언 역행하는 이명박정부의 반민족 외세공조책동 양심수후원회 2009.06.18 6207
619 성명서- 이명박 대통령의 8.15사면의 기만성을 규탄한다 양심수후원회 2010.08.13 6074
618 이제 한미는 대북 대결자세를 전환하라 양심수후원회 2009.10.14 5899
617 경남청, 인터넷 논객 '개굴이네집' 양현구씨 구속 양심수후원회 2009.05.15 5845
616 반북대결정책의 연장으로 기승부리는 국가보안법 anonymous 2011.06.14 5807
615 통일원로 강희남 목사 별세... 유서 남기고 자결 자작나무 2009.06.07 5779
» '아람회 사건', 28년만에 무죄 판결 양심수후원회 2009.05.21 5578
613 이규재 의장 등 6명 연행, 30여곳 압수수색... 시민사회 반발 통일뉴스 2009.05.08 5543
612 '친일독재 미화 저지' 역사정의실천연대 발족 file anonymous 2011.11.14 5464
611 훈련 마지막 날 해안포를 발사한 이유 양심수후원회 2010.08.10 5462

CLOSE

회원가입 ID/PW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