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27년, 송환 기다린 21년.."내 고향으로 날 보내주시오"

 

김영식 1인시위...21년전 약속 '비전향장기수 송환하라'

  •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1.09.02 20:35

 

김영식 선생.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영식 선생.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1년 전 오늘 63명의 비전향장기수가 판문점을 넘어 신념의 고향으로 돌아갔다.

"남과 북은 올해 8·15에 즈음하여 흩어진 가족, 친척방문단을 교환하며 비전향장기수 문제를 조속히 풀어 나가기로 하였다"고 합의한 역사적인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 제3항에 따른 조치였다.

그리고 당시 1차 송환 대상으로 분류되었지만 미처 신청하지 못했거나, 잔혹한 고문에 강제전향당한 경우, 그리고 정전협정 이후 송환되었어야 할 전쟁포로이면서도 오히려 수십년 징역을 살았던 전쟁포로 출신 등 47명은 1차 송환에 함께 하지 못했다.

지난해 허찬형, 강담, 오기태 선생이 세상을 떠났고 올해들어서만 박종린 선생이 눈을 감은 것을 비롯해 2차송환 희망자 가운데 지금은 11명이 송환을 기다리고 있다.

21년이 지난 2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앞에 2차 송환희망자 중 한 명인 김영식 선생(89)이 '6.15공동선언 합의사항. 비전향장기수 송환하라!'는 구호가 적힌 띠를 두르고 1인시위를 진행했다.

당초 계획은 추석명절을 앞두고 더 이상 반문명적 야만에서 벗어나 인도주의와 동포애 정신으로 빠른 송환이 이뤄지길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려는 것이었으나 그것마저 허용되지 않았다.

2차 송환희망자인 양희철 선생(88)과 박희성 선생(87)은 인근 효자동 어귀에서 경찰의 저지에 막혀 들어오지 못했고 전병남 목사를 비롯한 관계자들도 진입하지 못해 결국 이날 기자회견은 무산됐다.

김 선생은 "1962년 고향을 떠나 남쪽으로 오면서 남겨뒀던 2살 난 딸 경자는 늘 생각나고 보고프다"며, "딸은 찾아서 한 가족처럼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편지도 보내고 카메라도 사서 보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건강은 어떤지 묻자 "아직은 괜찮은데 자주 비칠비칠하고 어지럽다. 늙은 영감들은 그저 가다가도 쓰러지면 끝이다"라며, 한두방울씩 비 내리는 흐린 하늘을 쳐다본다.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우리 조국을 잘 살릴 수 있도록 6.15도 잘 실행하고 4.27선언도 자기 주관대로 척척 실행해야 한다. 임기도 얼마 안남았으니까 남북간에 화해하는 길을 확 열어서 우리 민족이 멋지게 살 수 있도록 노력을 잘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새벽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집행한 뒤 충돌을 우려해 청와대 인근에 대한 경계수준을 높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통일뉴스(http://www.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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