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뉴스] 민족시인 이기형 운명, 향년 96세

2013.06.13 10:53

anonymous 조회 수:2617

민족시인 이기형이 12일 오후 1시 30분경 운명했다. 향년 96세. 유족으로 부인과 아들이 있고 북쪽에도 아들과 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카돌릭성모병원 장례식장 23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일은 15일로 예정하고 있다.

고인은 1917년 함경남도 함주에서 태어나 도쿄 일본대학 예술부 창작과에서 2년간 수학한 후 1947년 <민주조선>지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재야 민주화 통일운동에 참여하며 현실참여적인 시를 꾸준히 발표했고 1989년에는 시집 『지리산』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지만, 고령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중요한 통일행사에 손수 자작시를 써와 낭송했다.

북에 어머니와 부인, 아들과 딸을 남겨두고 내려왔고, 2003년과 2005년 평양을 방문해 이미 할머니가 된 딸을 만나기도 했지만 두고 온 어머니와 아내는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고인의 10번째 시집 『절정의 노래』 중 ‘북쪽 아내에게’라는 시는 “조국 해방 싸움에 생이별 36년만에 / 슬픈 사연 많은 삶을 접고 / 차마 감아지지 않는 눈을 감았다고 / 망백 나이 허망한 세상 / 그대 높은 혼령 앞에 / 구만리 장천을 바라 터지는 가슴 / 내 뭔 말 하리오”라는 대목이 있다.

▲ 2007년 통일뉴스 창간 7주년 기념식에서 축시를 낭독했던 이기형 선생. (오른쪽에서 세 번째) [자료사진 - 통일뉴스]
80년대부터 고인과 함께 민족문학 활동을 해온 소설가 남정현 선생은 “우리 시대가 놓여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한 시인이시고, 가장 고령이시면서 현역 시인으로서 시를 발표하고 시집을 내신 정력이 대단하셨다”며 “북에도 자녀가 있고 여기에도 있는, 민족분열의 고통을 몸으로 체험하고 계신 분”이라고 말했다.

남정현 선생은 “평소 100살은 더 살 것 같다고 말씀하셨고, 며칠 전 만나 뵀을 때도 손을 꽉 잡는 아귀힘이 좋아 곧 일어나시겠다고 생각했는데 작은 병원에서 열흘쯤 계시다가 오늘 큰 병원으로 옮기시면서 돌아가셨다”며 “시상이 솟구치고 좋은 시를 쓰면 누구한테 읽어주고 싶어 새벽에 찾아오실 정도로 지금도 문학청년 같았다”고 회고했다.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은 “집회나 행사에 안 가시는 데가 없고 열사들이 돌아가실 때마다 시를 짓고 양심수후원회를 비롯한 민족민주운동 단체들의 총회나 송년모임에 시를 보내주곤 하셨다”며 “누구보다도 열정적이고 애국적인 민족시인”이라고 평했다.

* 출처 - 통일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2 [기고] 국정원의 대선 개입 대통령은 떳떳한가 - 권오헌(양심수후원회명예회장) file anonymous 2013.06.24 2929
131 [자주민보] (부고) 민족시인 이기형 선생 작고 anonymous 2013.06.13 3202
» [통일뉴스] 민족시인 이기형 운명, 향년 96세 anonymous 2013.06.13 2617
129 소수영회원에 대한 과잉수사 중단 촉구 기자회견 anonymous 2013.06.11 4183
128 [기고] 되살아나고 있는 유신망령 - 권오헌 file anonymous 2013.05.18 3158
127 [기고] 제정당·사회단체연석회의 65돌을 맞는 현재적 과제 - 권오헌 양심수후원회명예회장 file anonymous 2013.04.18 3011
126 [부고] 안희숙 선생 별세 anonymous 2013.04.08 3354
125 미국의 일방적인 핵공갈시대는 끝났다 anonymous 2013.03.26 3489
124 전쟁위기의 악순환, 부당한 대북제재 남발 anonymous 2013.02.21 4022
123 통일애국열사 문상봉 선생 작고 anonymous 2013.02.17 3215
122 민족·민주세력 앞에 나서는 2013년 주요 과제는? anonymous 2013.01.15 3714
121 ‘12월 19일을 아시나요?’ anonymous 2012.12.18 3349
120 양화(세계인권선언)로 악화(국가보안법)를 구축하자 anonymous 2012.12.18 4101
119 [뉴라이트는 어떻게 역사를 왜곡했나]<4> 대한민국 성립에 대한 역사관 anonymous 2012.12.10 3252
118 [뉴라이트는 어떻게 역사를 왜곡했나]<3> 항일 민족독립운동에 대한 서술 anonymous 2012.12.03 3843
117 [뉴라이트는 어떻게 역사를 왜곡했나] <2> 일제가 조선에 철도를 놓은 이유는? anonymous 2012.11.21 3041
116 [뉴라이트는 어떻게 역사를 왜곡했나]<1> 우리는 왜 뉴라이트를 수구세력이라 부르는가? anonymous 2012.11.15 3230
115 대선에서 올바른 주권행사로 국가보안법을 폐기시키자 anonymous 2012.11.13 3585
114 [한겨레왜냐면] 공덕을 쌓으려는 재물은 깨끗해야 한다 anonymous 2012.10.23 3125
113 동족 대결 5년 심판하여 10․4선언 되살리자 anonymous 2012.10.07 3788

CLOSE

회원가입 ID/PW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