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시롱 감시롱

추운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나니 ---권선생님 고희연

2009.05.29 12:25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1861

추운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나니 ---권선생님 고희연
글쓴이 : 김혜순    
  어젠 온 산에 눈꽃이 피었습니다. 수업 40분 하고 20분은 눈싸움을 했지요. 도망다니느라 얼마나 긴장했는지 어깨가 뻐근하더라구요. 놀이가 끝나고 아이들에게 눈이 어떻게 왔어? 했더니
잘 왔어요.
어떻게 잘 왔어?
펑펑 왔어요.
아침에 지각해서 기분이 좋았어요.
아, 지각해서 기분이 좋을 만큼 왔구나.
몰래 왔어요, 하얗게, 외롭게(밤새 아무도 보아주지 않았다네요), 쌓일만큼요.
그때서야 아이들은 말문을 트기 시작합니다.
나도 아이들처럼 행복하게 놀았습니다. 다 끝나고 물어보았더니 내 웃음소리가 젤 컸다네요. ㅋㅋ

겨울에서 봄으로.......
며칠전 사진집 만드는데 사진 고르러 권선생님 댁에 간 적이 있습니다. 갔더니 97년 3월의 젊은 내 모습이 거기 있더라구요. 올망쫄망 자식 새끼들 앞세우고 그렇게 나란히 찍힌 사진이요. 그때 우리 모두는 참 파릇파릇했었지요. 그렇게 한 획을 그어 10여 년을 쏜살같이 달려왔네요.

그리고 그때 뱃속에 있던 성재와 다인이가, 건우가 이제 10살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아이를 낳아 이만큼 키워내는 긴 시간동안 선생님은 자신의 몸 돌보지 않고 사회 구석구석 인권이 억압받고 양심의 권리가 침해당하는 곳에 햇살처럼 다가가서 참 많은 일들을 해내셨습니다.
크게 보좌해주는 사람없이, 때로는 너무나 지쳐 전철에서 잠들어 종점까지 가기를 수십 차례, 그 많던 장기수 선생님들 이름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기억해내는 그 총기로 참 열심히도 뛰셨습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선생님이 얼마나 문학을 사랑하고 향기를 아시는 분이신가요. 그 재미도 제대로 못 보시고 그저 현장으로 달려가기를 수십 년, 이제 선생님도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자료집을 찾아 보아야 하는 할아버지 샘이 되셨습니다.

그 샘 곁에 함께 한 우리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그분께 모든 걸 미루었던 우리들이, 그 분의 자식이 되어 이 땅의 자유, 평등, 통일의 문제를 온몸으로 감내하셨던 그분께 조촐한 자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권오헌 선생님 고희연 및 출판기념회
날짜 ; 2006년 3월4일 오후 5시
장소 : 용산역 근처 철도웨딩홀

선생님의 생신 잔치는 김호현 선배가 준비를 총괄하고 출판쪽과 연락업무, 행사준비 팀으로 나눠서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출판쪽은 이득행을 팀장으로 저와 이승미, 이현근 등이 준비를 하고 있으며 연락은 송창학, 김은 차장을 중심으로, 행사준비는 김호와 이용준 회원 등이 중심이 돼서 진행중입니다. 포도송이처럼 줄줄이 달구요. 재정팀도 꾸려져 있구요. 또 거론되지 않은 많은 회원들이 물심양면으로 행사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우리 옴시롱 식구들은 신현부 으뜸일꾼을 중심으로 준비에 참여하고 있구요. 행사준비나 연락 작업 등 앞으로 많은 일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으뜸일꾼에게 연락주세요.

감사하구요. 소식 접하는 대로 자주 글 올리겠습니다

2006-02-08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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