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시롱 감시롱

6.15 5돌 기념 마라톤 대회를 참가하고서

2009.05.29 12:12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1698

6.15 5돌 기념 마라톤 대회를 참가하고서
글쓴이 : hope    
  6.15 5돌 기념 마라톤 대회를 참가하고서
원고 청탁이 들어 왔을 때 무엇을 어떻게 써내려가야 할지 머리 속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
내가 참가한 일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도 없고 거시적인 차원에서의 평가하기에는 너무 역랑이 부족한 일이다. 그래도 써야 한다기에 내가 요즘 읽었던 책들과 관련해 쓰기로 한다
1.‘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도시국가들을 파괴하기 시작했을 때 고대 그리스에서도 분명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스토아 학파와 에피쿠로스 학파의 철학자들은 개인적 구원이라는 새로운 도덕을 설파하기 시작하였으며, 중요한 것은 정치도, 문명 생활도 아니고, 페리클레스와 데모스테네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세웠던 위대한 이상들도 모두 부질없으며, 개인적 구원이라는 긴급한 과제 앞에서는 아무 의미도 없다고 말했다.
이것은 매우 웅대한 형식의 <여우와 신 포도>우화다. 인간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세상으로부터 얻지 못하게 되면, 자신은 그것을 원하지 않았노라고 스스로 세뇌해야만 한다. 만일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면 얻을 수 있는 것을 원하도록 스스로를 길들여야 한다. 깊은 곳으로의 영적이 침잠, 세상의 모든 두려운 불행에 맞서 자신을 보호하려는 일종의 내적인 요새로의 은둔은 흔히 이런 방식으로 일어난다. 내가 속한 영지의 왕, 곧 제후가 내 땅을 몰수하면, 땅을 소유하고픈 마음이 사라진다. 제후가 높은 지위를 주려하지 않으면, 지위는 하찮은 것, 중요하지 않은 것이 된다. 왕이 재산을 강탈해 갈 때, 재산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이다. 아이들이 영양실조와 병으로 죽으면, 지상의 소유물은, 심지어 아이들에 대한 사랑까지도, 신에 대한 사랑 앞에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모든 것이 이런 식이었다. 인간은 점차 자신의 주위를 단단한 벽으로 둘러싸 연약한 표면을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 최대한 상처를 덜 받고 싶은 것이다. 갖은 상처들이 그 위에 겹겹이 쌓여 왔으므로, 그는 최소의 공간에 자신을 제한시켜 더는 상처에 노출되지 않기를 바란다. 『낭만주의의 뿌리』65-65쪽, 이제이북스 2005

2. 엘 이딜리오는 고향을 등지고 새롭게 정착한 이주민들, 그들 위에 군림하는 독재자 같은 읍장, 일확천금을 노리고 발을 들여놓은 노다지꾼들, 마치 전투라도 치를 듯 중무장을 한 채 나타나 닥치는 대로 동물들을 쏘아 죽이는 밀렵꾼들과 백인들이 찾아 드는 곳이다. 그러나 인디오들과 동물들이 삶의 터전을 외지인들에게 빼앗긴 채 더 깊은 오지를 찾아 떠나 버린 그곳은 원주민들에게도 문명인에게도 더 이상 약속의 땅이 될 수 없는 암담한 세계다.
한편 그곳에는 안토니오 호세 볼리바르라는 노인이 살고 있다. 그는 아마존의 원주민 수아르 족과 함께 생활하는 동안, 그들을 통해 밀림에서의 생존과 그곳의 원주민들과 동물들을 사랑하는 방법을 터득한 지혜로운 인물이다. 나날이 황폐해지는 아마존을 지켜보며 가슴 아파하던 노인은 자신이 늙어 간다는 것과 우연한 기회에 글을 쓸 줄은 몰라도 읽을 줄 안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부터 자신의 보금자리인 오두막에서 일년에 두 번씩 치과 의사 루비쿤도 로아차민이 가져다 주는 연애 소설- 적어도 그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의 책장이 닳도록 읽고 또 읽으면서 무료하고 적막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금발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한가롭기만 한 마을이 두려움으로 술렁거리고, 그로 인해 세상사를 멀리한 채 연애소설을 읽던 노인의 평화가 위협을 받는다. 밀렵꾼인 양키에게 새끼들과 수놈을 잃은 암살쾡이가 그 보복으로 인간 사냥에 나선 것이다. 이때부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 우기 -어떤 파국적인 종말을 예시하는 듯한 전조-와 함께 극적인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인간과 동물의 피할 수 없는 한판 싸움으로 진행되고, 마침내 그들의 처절한 혈투는 노인의 연애 소설만큼이나 고통스럽고 아름다운 사랑 뒤의 해피엔딩이 아닌, 이미 예고된 암시나 전조처럼 사뭇 비장하고 비극적인 결말로 끝난다.
『연애 소설 읽는 노인』 -열린책들186-188

3. 1의 내용을 읽고 나는 개인적 구원을 지나치게 내세우는 논리와 종교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개인적 구원도 중요하지만 자기가 살고 있는 세상과의 연대, 참여도 중요한 가치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2의 내용의 저자가 세풀베다인데 칠레태생으로, 독재치하에서 운동 활동을 하던 문인이다. 피노체트의 칠레를 떠나 독일로, 스페인으로 삶을 옮겨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강연에서 자기의 조국은 칠레가 아니라 스페인어라고 한다. 독일에 몇년간 살아 독일어도 하지만 자기가 느끼고 사랑하고, 사유할 때 , 정말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낄 때는 스페인어 속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조국은 스페인어라고 말을 한 것과 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고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즉, 정치에 사회에 참여하는 시민으로서의 책임과 의무가 필요해지는 시대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래서 마라톤에 참석해 뛰었다. 시민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한강을 옆에 끼고 걷는 듯 뛰는 듯 뛰어서 도달하니 물과 시원한 쭈쭈바 그리고 메달이 주어졌다. 난생 처음 목에 걸어보는 메달이었다. 물론 나만 받은 것은 아니고 참가해 돌아오는 사람 모두에게 주는 것이지만. 뿌듯한 기운이 가슴속에서 넘쳐 나오는 것을 느껴 보았다.

2005-07-0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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