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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의 빈집의 약속

2009.05.29 12:59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2134

문태준의 빈집의 약속
글쓴이 : 혜수니    
  마음은 빈집 같아서 어떤 때는 독사가 살고 어떤 때는 청보리밭 너른 들이 살았다

볕이 보고 싶은 날에는 개심사 심검당 볕 내리는 고운 마루가 들어와 살기도 하였다

어느 날에는 늦눈보라가 몰아쳐 마음이 서럽기도 하였다

겨울 방이 방 한 켠에 묵은 메주를 매달아 두듯 마음에 봄가을 없이 풍경들이 들어와 살았다




그러나 하릴없이 전나무 숲이 들어와 머무르는 때가 나에게는 행복하였다

수십 년 혹은 백 년 전부터 살아온 나무들, 천둥처럼 하늘로 솟아오른 나무들

뭉긋이 앉은 그 나무들의 울울창창한 고요를 나는 미륵들의 미소라 불렀다

한 걸음의 말도 내놓지 않고 오롯하게 큰 침묵인 그 미륵들이 잔혹한 말들의 세월을 견디게 하였다

그러나 전나무 숲이 들어앉았다 나가면 그뿐, 마음은 늘 빈집이어서

마음 안의 그 둥그런 고요가 다른 것으로 메워졌다

대나무가 열매를 맺지 않듯 마음이란 그냥 풍경을 들어앉히는 착한 사진사 같은 것

그것이 빈집의 약속 같은 것이었다


문태준 시「빈집의 약속」전문

2006 제 20회 『소월시 문학상 작품집』에서, 문학사상, 2005


요샌 많이 웁니다.
울음이 긴장을 몰아내고 저항하며 나쁜 독소를 씻어내릴 때까지 엉엉 소리내서 웁니다. 우는 것도 자유롭지 못한 시대, 그래도 눈물 한가닥 있어 위로받고 있습니다.
다들 어찌 지내시는지요?

마음 속에 행복이 잠시라도 깃든 사람 손좀 들어보셔요.
늦눈보라 몰아쳐 서러운 사람들도 좀 나와보셔요.
다들 나와 보셔요.



2007-11-1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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