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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여행중이에요 2002-04-15 글쓴이 : 김혜순

2009.05.28 12:20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2084

아직도 여행중이에요
글쓴이 : 김혜순
  창밖 가득 푸르름입니다. 첫사랑 맛 같다던 라일락도 씁쓸한 향을 풍기며 정원 가득 피었습니다.
셋이나 출근시키고 이렇게 앉아 있는데도 아직도 여행의 여운이 남아 있는지 비몽사몽입니다.
먼저 기행을 가지 못한 회원들에게 기행 잘 다녀오도록 마음을 써주신 데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그리고 너무나 화려한 봄의 축제를 보고 왔기와 함께 하지 못함을 아쉬워합니다.
기행을 다녀온 회원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람이 많아서 불편이 많음에도 서로 양보하고 아껴주는 마음이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내려갈 적에 봉고차에 타서 아이들 챙겨주고 배고픔까지 겪어야 했던 정옥이와 연옥이도 고생이 참 많았습니다.
물론 다들 고생이 많았지만 제일 고생한 사람이 지희와 호현 오빠입니다. 매일 일정을 점검하고, 자료집을 만들고, 전화가 먹통이 될 정도로 전화통을 붙잡고, 자료를 저장해 메일을 주고 받는 것에 서툴러 신랑에게 구박을 받으며,어쩔 때는 일에 치여 아이들 먹이는 것도 포기하고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벨소리만 울려도 신경질이 막나고, 이름표 예쁘게 꾸미고 회원들 이름이 하나하나 새겨진 프랭카드를 만드느라 진땀을 빼고- 휴게소에서 다른 사람들이 쳐다보며 신기해 합디다- 하여튼 엄청 고생이 많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기행은 축제입니다. 우리 모두의 역량을 모아 만들어가는 잔치입니다. 회원들은 회원들대로 일정을 비워가며 참가를 결정하고 이웃을 데려오며 먹거리를 준비하고 자리가 부족하면 가지고 있는 봉고차를 내놓고 장기가 있으면 그 숨은 실력을 드러내며 사회를 멋지게 봐주고 멋진 아이디어로 예쁜 자료집을 만들어주고 일꾼들은 몸과 마음을 바쳐 벌이는 한판 흥겨운 잔치이지요.
그 잔치의 여운으로 여러 회원들의 일상이 탄력을 받고 보성의 꼬막들처럼 쫄깃쫄깃한 나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함께 갔던 이웃들에게도 고생 많았고 고마웠다고 전해주십시오.
나중에 또 소식 올리겠습니다.
2002-04-1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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