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기-우리도 그들처럼 | ||||||
글쓴이 : 여혜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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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9 12:14
2009.05.29 12:14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
글쓴이 : 여혜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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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9 12:14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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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셨네요.
오늘은 일이 끝나고 집에 와보니 9시야.
그 사람이 차려준 밥상을 받았는데 도저히 밥이 먹히질 않는 거야. 그때까지 안 먹고 기다려준 성의를 봐서 반 공기를 먹고 막 드러눕고 싶은 심정을 누르며 슬쩍 쓰레길 들고 밖으로 나갔어.
'적멸보궁에 갈 땐 사진 찍는 일도 내려놓고 갈 일이다'이런 시가 떠올라. 그래 나도 아파트 담장 넘으면 펼쳐지는 또다른 세계로 가는 거야.
거기 강이 흘러.
잠도 자기 않고 흐르대.
그 저문 강에 슬픔도 기쁨도 떠나 보내고
쉼없이 흐르는 강물에 .
흐르는 불빛마냥 반짝여도 봐.
높다란 수초더미가 섬처럼 떠있어 훨씬 풍요로워 보이는 강에 발을 담글순 없지만 상념 한자락 묻기도 하고.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이지만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서 어떤 길을 선택하는지가 바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주는 것임을 나이들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언니가 들려준 기막힌 이야기가 가슴을 치네.
언니 이야기를 들으니 한 사람이 사무쳐.
난 참 기회주의적으로 산다고, 마음 속에 무슨 고민을 하던 그것을 표현하거나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그건 비겁한 거지.
느지막히 들어와 변화없는 집을 보며 소리로 아이들을 재우고 정희성 시인의 저문강에 삽을 씻고를 막 불렀어. 삶에서, 삶의 무게에서 분리된 나의 고민과 힘든 하루가 막 떠돌아. 그래 좀 위로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