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김덕용님의 편지

2014.05.23 08:09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1621

김덕용님의 편지



안녕하십니까.

권오헌 명예회장님, 김익 사무국장님.

얼굴 뵐 수가 있어서 정말 기뻣습니다.

김익 사무국장님을 4월초에 뵙고 오늘 두 번째로 뵈었습니다. 살을 빼시는 중이라고 하셨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달전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습니다.

제 처가 같이 면회하는 탓에 김익 사무국장님과 많은 이야기를 못 나눈 것이 계속 후회가 됩니다.

김익 사무국장님 부부를 총애하시는 정경학 선생님께로 김익 사무국장님 부인이 면회를 가셨다는 말을 듣고 혹시나 부인을 뵙게 되면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예전에 제가 일본에 갔을 때 도쿄 신쥬쿠역에서 치마저고리를 곱게 입고 수 많은 일본 사람들 사이를 당당하게 헤쳐가는 조선학교 여고생을 봤을 때의 충격입니다.

일본인들로 둘러쌓인 채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서 있던 모습은 예쁜 치마저고리와 함께 제 뇌리에 지금도 생생합니다.

저에게는 영화 ‘우리학교’보다 제가 봤던 그 장면으로 일본의 조선학교에 대하여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편지를 통해서나마 들려드리게 되어서 조금 아쉽지만 꼭 들려드리고 싶었던 기억이었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한 후 2~3일 후 독일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정치 편집자인 페터 스투엄이 쓴 칼럼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까지 위기를 잘 버텨냈지만 침몰한 배와 수많은 젊은이들의 죽음은 그녀에게 이젠 정말로 치명타를 줄 수 있다. 정부의 운명은 때로는 정치와 전혀 연관되지 않는 사건들에 의해 결정된다.”

멀리 독일에서 세월호 사고가 난 직후 쓰여진 이 글은 앞으로의 예언과 같아 보입니다.

항상 배려해주시는 후원회 모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2014. 5.20

대구교도소에서 김덕용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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