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김덕용님의 편지

2014.09.03 15:04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1378

김덕용님의 편지


안녕하십니까.

강담 선생님, 박창숙 선생님, 백현국 선생님, 송우엽 선생님 감사합니다.

권오헌 명예회장님 등 다른 분들도 모두 감사합니다.

‘양심수 석방’ 조끼를 모두 입으시고 면회실을 누비시는 모습을 보는 순간 천군만마를 얻은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강담 선생님께서 대구교도소 상황에 대해 분노하시는 모습을 뵈니 대단한 기개를 가지셨구나 하는 게 느껴져서 나가면 조심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월에 압수수색을 당하셨다며 활짝 웃으시는 박창숙 선생님을 보니 여유를 느꼈습니다.

대구에서 진보연대를 이끄시는 백현국님을 뵈니 이 안에 잇는 제가 더 죄송스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이를 들고 “문제점이 있으면 전부 이야기해라. 오늘 전부 해결하겠다”는 송우엽님의 말씀에서 커다란 힘을 얻었습니다.

항상 그렇듯 면회시간은 너무 짧고 이야기를 제대로 못하고 끝나는 것에 돌아서 들어올 때마다 아쉬운 마음에 죄송스러운 생각이 듭니다.

오랜 시간을 멀리서 달려오신 분들에게 제가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는지도 걱정이 됩니다. 저는 오시는 분들을 뵐 때마다 머리 속이 맑아지고 든든한 힘을 얻습니다. 면회를 오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드립니다.

8월 16일 1박2일동안 미군용기가 극비리에 평양방문을 했다고 8월 29일 중앙일보는 보도했습니다. 미국방부 핵심인사의 말을 중앙일보 워싱턴 특파원발로 보도했고, 한국정부 고위관계자도 “한미간에는 신뢰가 두텁다, 누가 갔는지, 어떤 협의가 있었는지 외교관례상 공개할 수는 없지만 미군용기가 북한을 방문한 것은 사실이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8월 28일 미국방부 핵심인사가 중앙일보 기자에게 한 발언을 8월 29일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들은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8월 30일 조선일보는 한국정부관계자가 29일 미국정부의 방북이 “추진은 했으나 협의가 진전되지 않아 실행되지 않았다”고 발언을 했다고 보도합니다. 또 “북에 억류중인 미국인에 대한 협의이지 북핵이나 6자회담 문제 협의는 아니다”라고 부연설명까지 합니다.

위의 보도 등을 보면 종놈이 자기 주인이 어제밤 누구랑 술자리를 자졌는지 자기는 안다고 다른 종에게 자랑하는 느낌이 듭니다.

남북대화의 주도권도 없고 풀어갈 실마리도 없는 현정부의 처지가 그대로 보이는 서글픈 현실입니다.

6.15와 10.4선언만 제대로 이행했더라면 주인과 종의 위치는 바뀌었을 겁니다. 같은 민족끼리의 대화도 제대로 못하고 다른 민족인 미국이 북과 대화하는 것을 손가락을 빨며 지켜보는 모습이 처량합니다.

북은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끝난 8월 29일 “한미훈련의 중단없이 남북대화는 없다”라고 조평통이 발표합니다.

한반도에는 키리졸브,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의 한미훈련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년내내 한미연합훈련이 다양한 형태로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진행됩니다.

한국과 미국의 근본적 정책변경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북은 올해 1월 ‘중대제안’, 6월 ‘특별제안’, 7월 ‘공화국정부성명’을 통해 거듭 남북간의 대화제의를 합니다. 7월 21일 국방위 발표에서는 “최후의 선택”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끝나면 응원단도 오고 남북간의 대화가 저절로 되리라고 생각한 정부는 당황해하고 있다고 8월 30일 중앙일보는 보도합니다.

뻔한 것을 새삼 당황스럽게 여긴다는 것이 한심하기조차 합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한국의 외교통들이 ‘미성숙’하고 ‘유아적’이라는 SNS 뒷담화가 돈다고 합니다. 외교쪽만이 아닐 겁니다. 대북관계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미성숙하고 유아적’이라서 대형사고를 칠 가능성도 많지만 또 역으로 잘 풀릴 수 있을 수도 있다는 기대 아닌 기대를 해보기도 합니다.

감옥에 계신 모든 분들 지금은 건강한 몸을 유지하시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면회 오시느라 고생하신 모든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 인사드립니다.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2014. 8.31 대구교도소에서

김덕용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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