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한준혜님의 편지

2017.03.22 16:21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349

김영식 선생님께

 

선생님!

선생님의 깜짝 편지에 너무 반갑고 뭉클했습니다. 새해부터 폭력적인 정치재판으로 많이 놀라셨을 거 같습니다. 저도 2심에서 법정구속될 거라고 사실 생각 못했거든요, 추가 기소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더 그런 거 같습니다.

황교안 공안검사 출신이 권한대행 맡고, 공안사건을 탄압할거라 생각했는데, 권한대행 맡아서도 이정도인데 만약 정권을 잡으면 어떨지 생각만으로도 끔찍합니다.

선생님이 써주신 솔솔한 사람 향기나는 이야기들이 건조한 이곳 생활을 촉촉하게 해주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입담도 있으시지만 사는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나게 진솔하게 글을 쓰시다니^^ 감탄했습니다. 멋지세요 선생님~^^

한 달이 벌써 지났습니다. 일교차는 심하지만 낮에는 따스합니다. 오늘은 일요일인데 맘잡고 대청소를 했습니다. 교도소에서 주는 치약으로 화장실 청소를 했더니 속이 다 후련하게 청소하게 돼서 소소하지만 뿌듯했습니다.

단조로운 생활이지만 그 사이에 이러저러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18번방에서 작년에 썼던 7번방으로 옮기고 벽지가 다 뜯어져서 바로 도배를 했습니다. 상고이유서 작성하라고 송달이 와서 상고이유서 작성도 했습니다. 국선변호사 선임되었는데 어제 남편이 면회 와서는 이광철변호사가 맡았다고 합니다. 아마도 상고 제대로 준비해서 법정투쟁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소식으로 근심을 덜어 드릴게요~

작년에 들어왔을 때보다 여유가 있어서 마음 편안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감옥에 있는 다른 동지들과 편지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같은 처지에 있다 보니 오히려 의지가 됩니다. 볼 수도 없고 목소리도 들을 수 없지만 편지에서 느껴지는 동지들의 온기가 큰 힘이 됩니다.

선생님께서 걱정해주신 덕분에 더 건강 잘 챙기려고 합니다. 요가도 하고 2L 생수통 들고 근육운동도 하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부족하지만 건강만큼은 늘 염두에 두고 살겠습니다.

밖에서 여러 가지 일로 복잡해 보입니다. 그래도 역사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힘차게 전진해 나가는 것 같습니다. 자주통일의 기운이 봄날 오듯이 곧 올 거라는 확신입니다. 자주통일의 대기운을 잘 받기위해 선생님 말씀처럼 이 곳에서 준비를 하는 시간을 준 것 같습니다.

아직 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내년 2월에 만기 출소를 합니다. 그 시간동안 준비를 잘 하겠습니다. 조기 대선이라는 정치일정에서 정권이 교체되면 특사도 있을 수 있지만, 마음 비우고 긴 호흡으로 살고 있습니다. 지식이 힘이라고 하니 지식을 열심히 쌓아 민족과 조국 민중을 위해 봉사하는 일꾼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께서 베풀어 주신 사랑만큼 열심히 살다가 곧 찾아뵙겠습니다.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세요.^^

 

2017. 2. 26

준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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