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환님의 편지

2022.08.31 22:24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307

통일조국에서 화목하게 삽시다!

그럼요. 그렇고 말고요. 하루빨리 그렇게 해야지요!

어르신 동지! 분단77년의 여름은 이렇게 왔다가나봅니다. 들여보내주신책(통일조국에서 화목하게 삽시다) 단숨에 읽어내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고는 한참을 철창밖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멍하니 앞사동 옥상위에 앉아 있는 비둘기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는 듯 했습니다. 일찍부터 더워지더니 비도 몸서리나게 쏟아지고 많은 생명과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 죽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죽어도 꼭 가난하고 힘겹게 산 사람들만 죽으니까 더 기가막힙니다. 건설현장공장에는 힘든일하고 임금도 조금밖에 못받는 노동자만 죽고 합니다. 세상 참 아이러니 왜 이러니 하지요.

어르신 동지! 동지께서 살아오시면서 겪은 일들을 글로 쓴 것을 읽어보면서 저도 욕심이 나더라고요. 저 역시 초등학교도 제대로 못다녀 온갖 멸시천대를 겪었지만 동지앞에 명함도 못내지요. 참으로 경이스럽습니다. 그러면서도 인간애의 따뜻한 애정이 남아 있는 것이 신비스럽습니다. 그것이 조국과 민족에 대한 뜨거운 사랑 때문이리라 생각합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활짝핀 통일세상을 기립시자고요. 아마 예수가 재림하는날보다는 통일이 먼저 올것이니까요. 노동자 민중이 주인되어 권력을 틀어쥐어야만 통일은 우리손으로 우리힘으로 자주평화통일을 이룰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이번 8.15에도 전국 노동자대회가 있었다 합니다. 지부장동지께서 보내온 편지를 같이 동봉합니다. 살아오면서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못한 일들,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못찾아 뵌 많은 이들, 이번 출소하면 열일를 제쳐두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조합활동한다는 핑계로 많은 일들을 미루어 왔습니다.

어르신동지께서 통일사업에 매진하는 힘든 일속에서도 순간순간 고맙고 기쁘게 해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통일반대 반동세력들의 폭려과 횡포에도 굳건하게 이겨내셨듯이 저희들 또한 더좋은 방법과 단결된 힘으로 투쟁해 갈것입니다. 불편하신 몸으로 대전까지 오시어 뵙게되어 얼마나 반갑고 고마웠는지요. 영치물 맛나게 잘먹고 책도 간직하면서 틈나는데로 일고 또 읽어야 겠습니다. 예전에(82년도쯤) 어느 청년노동자의 삶과 죽음(전태일평전)을 읽으면서 멏번을 울었는지, 읽다가 눈물이 솟아 닦고 또 읽고 또 울고 했습니다. 제가 살아온것하고 너무 흡사해서 꼭 저를 읽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또 어르신동지께서 저를 울리네요. 어르신동지들의 발자국따라 가야지요. 추석이 코앞입니다. 올추석은 우울할것같습니다. 또 편지하겠습니다.

분단통일염원 77828일 대전에서

김 봉 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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