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온 편지] 정경학님의 편지

2015.08.21 14:21

양심수후원회 조회 수:900

정경학님의 편지

 

안녕하십니까?

연일 이어지는 여름철 날씨에 아프신 분은 안계시는지요? 찌는 듯한 폭염속에서도 방방곡곡의 투쟁현장을 찾으시는 권오헌 명예회장 선생님을 비롯한 연세 높으신 분들의 모습을 보니 참 걱정스럽습니다.

해방 70년의 기념일을 투쟁으로 맞으시는 모든 분들께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식민지 시절에 품었던 독립의 꿈이 이루어지고 해방된 민족의 미래가 푸른 하늘처럼 청청하게 그려지던 그때로부터 7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이땅에는 그때의 희망과는 너무나도 반대되는 비정상의 현실이 정통화, 정당화되는 반동의 시대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밤낮으로 계속되는 무더위를 보내느라니 지금보다 훨씬 혹독했던 시대에 30~40년을 감옥에서 고생하신 노투사들의 신념과 의지를 다시금 생각하군 합니다.

해방 70년의 뜻깊은 기념일을 가장 떳떳하게 맞으실 수 있는 그분들이야말로 진짜로 항일하시고 애국하신 민족의 수호자들이시고 우리들의 참된 스승들이십니다.

해방이 되었어도 미제와 친일역적들에 의해 또다시 폭압과 착취, 숭미·친일의 매국역사가 새로이 시작될 때 그분들은 일신의 향략을 뒤로 하고 해방전과 다름없는 민족의 적들과 계속되는 혈전을 이어오셨습니다.

김영식선생님과 박희성선생님을 비롯한 통일애국투사들이 축복의 꽃방석에 앉으셔서 오래도록 온 민족의 다함없는 존경과 사랑을 받으셔야 할 마땅한 이유입니다.

상해임정에서 쫓겨난 이승만이 순조롭게 권력욕을 채울 수 없게 되자 미국의 신식민지 정책에 민족의 장래를 팔아먹고 대통령 자리를 하사받지 않았더라면 김구, 여운형 선생님을 비롯한 신뢰받는 민족지도자들의 연북통일주장이 현실화되고 전쟁도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권력욕에 미치고 미국의 강대성에 혼을 빼앗긴 이승만은 진정한 민족의 지도자들을 살려둘 수 없었고 친일파의 세상을 재생시키지 않을 수 없었으며 미국의 식민지정책에 동조·충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이땅의 신식민지역사는 일본의 군대와 경찰, 파쇼교형리로 복무했던 자들과 그 후예들이 대를 이어 권력과 부를 장악하고 온 나라, 온 민족을 지배해온 것으로 오늘에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방정국에서 친일파들이 반일투사들을 공격하고 국가의 이름으로 일제때의 판·검사들이 애국자들을 재판하고 탄압하는 반동의 역사가 기록되었습니다.

해방직후 미제와 이승만 역도에 의해 빚어진 남쪽에서의 반동의 정국은 그야말로 반민족, 반통일, 반서민 행위자들의 노예적 숭미공미굴종의 극치를 보여주었습니다.

지난날 항일투쟁의 선봉에 섰던 많은 독립투사·우국지사들이 현시에서의 부귀를 위해 과거의 영광을 미래의 치욕으로 바꾸어 버렸습니다. 민족반역자들과 한통속에 되어 항일세력과의 싸움에 나서서 오늘에는 미제의 주구로 찬양받고 있습니다. 미제로부터 대통령 감투를 인정받으려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의 야욕이 없었더라면 동족상쟁과 유신독재 그리고 광주의 피비린내 나는 비극도 없었을 것입니다.

부시의 애견에게까지 간식과 베개를 선물하며 수치를 모르고 아양을 떤 것은 첫 임기때의 일본총리와 MB뿐이었습니다.

이승만의 앞잡이로 해방후 일본에서 통일애국투사들을 비롯한 동족탄압에 날뛰던 자의 아들이 오늘은 미국의 백골무덤에 절까지 하며 내일의 대통령감투를 위해 개 같이 구걸질하고 있습니다.

이런 매국노들이 만들어 놓은 오늘의 이 나라는 머릿속 영혼은 물론 언어와 예정, 문학과 예술, 지어는 머리색과 콧등까지도 식민지화·오가잡탕의 것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그들은 해방을 기념하고 위안부 사죄를 운운하며 연극을 벌입니다. 옛날에는 일본군에 충성을 맹세하고 항일투사토벌에 나서더니 오늘은 해외침략을 합법화하는 일본과 나라의 이름으로 새로운 군사협정까지 체결했습니다.

미국식 자본주의에 완전히 종속되고 그들의 식인종 같은 인간증오사상과 개인주의가 온 사회에 만연된 이땅은 그야말로 인간생지옥이 되었습니다. 민중의 정치권을 농락하여 대통령선거를 조작하고 돈을 위해 부모형제가 서로를 죽이며 공짜를 좋아하고 자살과 성폭력이 1위인 나라 - 정치 식민지, 군사 식민지 지어는 사상과 문화의 식민지, 인성의 식민지가 아니라고 부정할 수 있을까요!

그래도 철학적 사유가 결핍된 식민지적 두뇌진들은 자살의 동기가 되는 우울증을 원인으로 진단하고 약으로 치유하려하고 성범죄 예방한다며 철없는 어린이들에게까지 이성의 호기심을 퍼뜨려 대며 성교육 처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개 같은 인간불모지를 만들어 놓고도 그 무슨 인권나발을 불어대고 있습니다. 정치의 집행자들인 공무원들에게서 정치활동의 자유를 박탈하고 반동적 사상과 역사교육을 강제하며 생존권을 요구하는 노동자, 약자들을 공권력으로 공격·살인하고...

그러면서도 흑인사냥을 비호하는 미국처럼 인권장사 놀음을 합니다. 과연 평균적인 생활수준에 있는 사람들이지만 생각이나 정서가 잘못되어 자살할까요. 아니면 성교육 조기화가 안 되어 성범죄가 많을까요!

일터에서 부당하게 쫓겨나도 참아야 하고 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도 분신으로 항거할까요!

오늘도 민족의 자주권은 외국의 군대와 자본에 맡겨져 있고 민족의 자주와 통일을 주장하는 애국투사들을 해방전과 다름없는 세력들이 그때와 다름없는 본질의 보안법으로 처벌하고 있습니다. 용산과 세월호를 비롯한 현대판 살인자들은 국가의 비호와 배려로 승승장구의 낙원에 살지만 자주와 통일, 생존권과 자유,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표현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갑니다.

자주통일의 민족해방과 근로대중의 계급해방 문제를 분리하여 보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자주와 통일, 민족해방과 노동해방의 장애물은 오직 하나의 공통된 세력이기 때문입니다.

민족해방, 계급해방이 완성되고 노동계급의 지배가 실현되려면 계급의 무기 - 프롤레타리아 독재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계급의 무기가 부르주아적 자유, 부르주아적 민주주의에 오염된다면 설사 정치권력을 잡았다고 하더라도 언제든지 착취계급의 국가가 재생될 수 있습니다.

역사발전의 합법칙적 노종에 대한 과학적 진리도 이해하지 못하고 실천적 체험도 없는 서구식 학자들의 궤변적 논리에 따라 사민주의, ‘국가자본주의운운하는 멍청한 정신상태로는 민족해방, 계급해방의 첫 걸음도 제대로 뗄 수 없습니다. 올바른 강령과 원칙이 없고 그것으로 통일되지 않은 조직은 해방투쟁의 선도자-중추세력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 민족, 근로대중의 진짜 해방은 자주통일입니다. 친일과 종미굴종의 식민지적 통일이 아닌 민족자주의 통일이어야 노동계급이 정치하고 약자대중의 평등권이 보장되는 참인간의 세상이 열립니다.

무더운 여름이 물러가고 시원한 가을이 다가오는 것을 진리로 믿듯이 역사발전의 응당한 궤도를 이탈하지 말아야겠다는 신념이 있으면 미래는 우리의 것이 됩니다.

정의는 저절로 승리하지 않습니다.

정의는 구걸로, 양심의 호소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해방 70년 역사의 치욕을 끝장내고, 명실공한 해방을 기념하게 될 그날은 시련과 희생적 투쟁의 저 너머에 있습니다. 외국의 자본과 요람속에서 부귀를 누리는 민족반역자들은 죽음의 해방길을 스스로 내주지 않습니다. 제주의 강정과 론스타 그리고 대재벌의 외국계 지분 비중 때문에 자연을 잃고, 직업을 잃고, 생명을 잃는 비극이 저절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에 동원되는 공권력의 공무집행이 양심적으로 중단되지 않습니다. 해방 70년의 가슴 아픈 시대적 성찰을 새로운 해방투쟁의 시작으로 이어갈 것입니다. 후원회 동지들과 다정한 일꾼들의 시원한 가능하늘을 기다리면서...

 

대구에서 경학 올립니다.

201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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